사업 실패 후 배웠다…‘혼자’가 아닌 ‘함께’해야 성공한다는 것을[C-스위트]
윤병훈 퀘스트소프트웨어코리아 지사장…같은 동 ‘同’, 다닐 ‘行’
90년대 초반 혈혈단신 유학길…수석 졸업 후 한국으로 유턴
사업 실패에서 ‘동행 리더십’ 깨달아…사무실 꾸미기보다 소통에 집중
CXO(Chief X Officer). 기업의 최고경영자인 CEO를 비롯해 CMO(마케팅), CTO(기술), CFO(재무), COO(운영) 등 각 기업의 분야별 최고책임자를 아울러 일컫는 말입니다. C레벨은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실력과 역량을 인정받아 C레벨의 자리에 오른 이들과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는 예비 리더들과 함께합니다. 'C-스위트(SUITE)'는 'CXO의 방'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CXO가 머무는 공간을 글과 사진으로 보여주는 콘텐츠입니다. 기업을 이끄는 리더의 비전과 전략이 탄생하는 공간, ‘C-스위트’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고 성공의 꿈을 키워나가시길 바랍니다. [편집자]
[이코노미스트 최영진 기자] 1990년대 초반 그는 혈혈단신으로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한국에서 별 특성 없이 대학에 가는 것보다 영어 하나라도 원어민처럼 할 수 있다면 더 크게 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한 어머니의 권유에 따랐다. 한국 학생이 10여 명도 안 되는 미 미주리주 파크빌에 있는 파크대 경제학과에 입학했다. 이곳에서 살아남을 방법은 혹독한 공부밖에 없었다. “내가 한국에서 그렇게 공부했다면 서울대도 들어갔을 것”이라고 회고할 정도다. 노력의 결과는 수석 졸업이었다
미국에서 터를 잡기 위해 택하려 했던 게 경영학석사(MBA)였다. MBA에 도전하기 위해서는 성적뿐만 아니라 경력도 중요했다. “사촌형의 조언으로 당시 공기업이던 KT에 입사해 경력을 쌓은 후 다시 MBA에 도전을 하려고 했다. 한국에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가 터지면서 도저히 유학 갈 형편이 안 돼서 MBA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회고했다. MBA 도전을 위해 임시로 시작한 IT가 그의 업이 됐다. 윤병훈 퀘스트소프트웨어코리아 지사장의 이야기다.
윤 지사장은 대학 졸업 후 한국에 돌아와 KT를 시작으로 오라클·마이크로소프트·세일즈포스닷컴·시스코·델 등 대표적인 글로벌 IT 기업에서 경력을 쌓았다. 마케팅과 컨설팅 등 여러 분야에서 비즈니스 전문가로 인정받는 샐러리맨으로 인정받았다. 성공 가도만 달렸다면 그가 추구하는 ‘동행’의 리더십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자신감 가득했던 샐러리맨은 2009년 사업에 도전했다. “당시에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은 이미 다 배웠다고 착각했다”고 떠올렸다.
딱 3년이다. 흔히 말하는 ‘쫄딱 망하는데’ 걸린 시간이다. “내가 되게 잘난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사업이 내 생각만큼 안 되고 빚이 쌓이는 것을 보면서 처절하게 나를 되돌아봤다”고 말했다.
사업 실패로 그는 인생관과 삶의 가치관이 변했다. 일을 할 때 ‘혼자’보다 ‘함께’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그의 사무실은 너무 단순하다. 일하는 데 필요한 집기가 사무실 인테리어의 전부다. 대신 그의 사무실 문은 항상 임직원에게 열려 있다. 윤 지사장은 임직원들과 이야기를 나누기 위해 지사장 방보다 임직원들이 일하는 공간에 더 많이 머무르고 있다. 그들과 소통하기 위해서, 자신의 생각을 그들과 공유하기 위해서다. 빈 공간이 많은 사무실을 그는 구성원들과의 대화로 가득 채우고 있다.
실패한 사업가가 글로벌 IT 기업의 한국 지사장으로 성공 스토리를 쓸 수 있던 것은 혹독한 실패와 그 과정에서 배운 ‘동행 리더십’이 있기 때문이다.
윤병훈 지사장은_美 미주리주 파크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KT를 시작으로 세일즈포스닷컴 및 시스코 등 글로벌 IT 기업에서 마켓팅과 컨설팅 등 다양한 분야의 비즈니스 전문가로 경력을 쌓았다. 2009년 시스코의 리셀러로 개인 사업에 도전했지만 3년 만에 실패를 맛보고 다시 IT 업계로 복귀했다. 이후 오라클, 마이크로소프트, 델 등 다양한 글로벌 IT 기업에서 능력을 인정받는 전문가로 일하다 지난 2월 글로벌 시스템 관리 및 데이터 보호 및 보안 소프트웨어 기업인 퀘스트소프트웨어 한국 지사장으로 합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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