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마치 신기루?”...기아는 왜 미완성 기술을 팔았을까[백카(CAR)사전]
고속도로 부분 자율주행 HDP 연내 상용화 불가
100% 신뢰 확보 필요...실도로 테스트 지속 계획
기아 “불투명한 출시 일정 등 사전 동의 구했다”
자동차 산업은 무서울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쉴 새 없이 신차가 쏟아지고, 하루가 다르게 기술 수준이 발전합니다. 이 과정에서 각종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자동차 관련 정보는 정말 방대합니다. 그래서 나에게 꼭 필요한 정보를 얻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지식을 모아서 정리한 책인 백과사전처럼 ‘백카(CAR)사전’ 코너를 통해 자동차와 연관된 유용한 정보를 전달하고자 합니다. [편집자주]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마치 신기루 같다” “이거 안 들어가면 살 생각 없다” “개발도 되지 않은 옵션을 가격까지 책정해서 대기하게 한 이유가 뭐냐”
기아의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 계약자들 입에서 나온 말이다. 이들은 기아가 상용화하겠다고 밝힌 ‘고속도로 부분 자율주행’(HDP, Highway Driving Pilot) 옵션이 포함된 EV9 GT-Line을 계약한 상태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에 따르면 자율주행은 레벨 0부터 5까지 총 6단계로 나뉜다. 레벨 0~2까지는 운전자 개입이 무조건적으로 요구된다. 레벨 3부터는 점진적으로 운전자 개입이 최소화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완전 자율주행(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고, 주행 환경의 제한도 없는 상태)은 레벨 5 수준이라고 본다.
기아가 상용화하겠다고 밝힌 HDP는 고속도로 및 자동차 전용도로 본선 주행 시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운전대)을 잡지 않아도 차간거리 및 차로를 유지하는 조건부 자율주행 기술이다. 2개의 라이다(Lidar)를 포함해 총 15개의 센서와 정밀지도 및 통합 제어기 등이 주행 안전성을 극대화한다.
HDP는 현재 상용화된 고속도로 주행 보조(레벨 2)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레벨 3 기술이다. 레벨 3는 운전자가 필요 시에만 개입한다. 운전자가 항상 개입해야 하는 레벨 2와의 차이다.
당초 기아는 올해 안으로 제한 속도 80km/h까지 구현 가능한 HDP를 상용화하고자 했다. 이 기술을 처음 적용할 차로 EV9 GT-Line을 낙점하고, 742만원이라는 가격까지 책정해 소비자들이 선택하도록 했다.
문제는 HDP 기술 개발이 기아의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연내 상용화는 불가능해 보인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 12일 ‘2023 기아 EV 데이’에서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실도로 주행 상황에서 다양한 변수를 마주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찾고 개선해서 개발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운전자의 안전이 가장 중요한 이슈이기 때문에 100% 확신을 가질 때까지 실도로 테스트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장기간의 실도로 테스트가 필요해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출시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아는 당분간 고속도로 테스트를 지속할 계획이다. 최근 국내 고속도로에서 볼 수 있는데, ‘자율주행 자동차 시험운행’이라는 스티커가 부착된 EV9이 HDP 테스트 차량이다.
기아 측은 고객들에게 사전 동의를 충분히 구했다는 입장이다. 기아 관계자는 “출시 및 인도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 등 알리고 고객들로부터 이와 관련된 사전 동의도 받았다”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코노미스트 이지완 기자] “마치 신기루 같다” “이거 안 들어가면 살 생각 없다” “개발도 되지 않은 옵션을 가격까지 책정해서 대기하게 한 이유가 뭐냐”
기아의 플래그십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EV9 계약자들 입에서 나온 말이다. 이들은 기아가 상용화하겠다고 밝힌 ‘고속도로 부분 자율주행’(HDP, Highway Driving Pilot) 옵션이 포함된 EV9 GT-Line을 계약한 상태다.
미국자동차공학회(SAE)에 따르면 자율주행은 레벨 0부터 5까지 총 6단계로 나뉜다. 레벨 0~2까지는 운전자 개입이 무조건적으로 요구된다. 레벨 3부터는 점진적으로 운전자 개입이 최소화된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완전 자율주행(운전자 개입이 필요 없고, 주행 환경의 제한도 없는 상태)은 레벨 5 수준이라고 본다.
기아가 상용화하겠다고 밝힌 HDP는 고속도로 및 자동차 전용도로 본선 주행 시 운전자가 스티어링 휠(운전대)을 잡지 않아도 차간거리 및 차로를 유지하는 조건부 자율주행 기술이다. 2개의 라이다(Lidar)를 포함해 총 15개의 센서와 정밀지도 및 통합 제어기 등이 주행 안전성을 극대화한다.
HDP는 현재 상용화된 고속도로 주행 보조(레벨 2)에서 한 단계 더 진화한 레벨 3 기술이다. 레벨 3는 운전자가 필요 시에만 개입한다. 운전자가 항상 개입해야 하는 레벨 2와의 차이다.
당초 기아는 올해 안으로 제한 속도 80km/h까지 구현 가능한 HDP를 상용화하고자 했다. 이 기술을 처음 적용할 차로 EV9 GT-Line을 낙점하고, 742만원이라는 가격까지 책정해 소비자들이 선택하도록 했다.
문제는 HDP 기술 개발이 기아의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연내 상용화는 불가능해 보인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지난 12일 ‘2023 기아 EV 데이’에서 “당초 예상했던 것보다 실도로 주행 상황에서 다양한 변수를 마주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찾고 개선해서 개발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운전자의 안전이 가장 중요한 이슈이기 때문에 100% 확신을 가질 때까지 실도로 테스트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장기간의 실도로 테스트가 필요해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출시까지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기아는 당분간 고속도로 테스트를 지속할 계획이다. 최근 국내 고속도로에서 볼 수 있는데, ‘자율주행 자동차 시험운행’이라는 스티커가 부착된 EV9이 HDP 테스트 차량이다.
기아 측은 고객들에게 사전 동의를 충분히 구했다는 입장이다. 기아 관계자는 “출시 및 인도 시점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 등 알리고 고객들로부터 이와 관련된 사전 동의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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