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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로보틱스 상장 후 두산 급락...에코프로는 어떨까

[계열사 상장 그 이후]②
지주사 비상장회사 상장 전 고공행진…상장 이후엔 모멘텀 상실
자회사 상장에 따른 ‘더블 카운팅’ 우려 나와
에코프로 자회사 상장…최근 2차전지 주가 부진 영향도

두산로보틱스가 최근 코스피 시장에 상장했다. [사진 두산로보틱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올해 하반기 최대어로 꼽힌 두산로보틱스가 기업공개(IPO) 이후 단숨에 로봇 대장주로 올라섰지만 지주사인 두산의 주가는 힘을 잃고 있다. 차기 주자로 꼽히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상장 절차에 나서면서 지주사인 에코프로의 향후 주가 흐름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두산은 지난 주말인 20일 전 거래일 대비 3.17% 하락한 7민6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자회사 두산로보틱스 상장 기대감에 지난달 12일 장 중 16만6600원까지 올랐을 때와 비교해 50% 이상 하락한 수치다. 연초(1월 2일) 두산의 주가인 7만6800원마저도 밑돌고 있다. 

두산의 주가는 기대감을 모았던 두산로보틱스 상장 첫날 오히려 급락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상장 첫날인 지난 5일 두산은 19.40%까지 급락했다. 두산로보틱스의 상장 이벤트가 주가에 선 반영된 후 재료가 소진되자 상승 동력을 잃은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한 두산로보틱스의 주가도 상장 이후에는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상장 첫날인 지난 5일에는 공모가(2만6000원)대비 97.69% 상승한 5만14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5일 기준 시가총액 3조3317억원을 기록하며 로봇 대장주에 단숨에 올라섰다.

하지만 지난 주말 두산로보틱스의 주가는 7.19% 내린 3만5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종가 기준 두산로보틱스의 2조3011억원으로 레인보우로보틱스 시가총액(2조 5084억원)도 밑돌았다. 

이제 시장의 관심은 상장 고삐를 죄고 있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와 지주사인 에코프로로 향하고 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달 25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11월 중순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본격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오는 30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다음 달 8일부터 9일까지 이틀간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을 진행한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2017년 에코프로그룹이 에코프로비엠에 전구체를 안정적으로 공급할 목적으로 설립했다. 상장 후 예상 기업가치가 3조원에 달해 상장시 두산로보틱스, SGI서울보증보험에 이어 올해 세 번째 조 단위 대어급 신규 상장사로 꼽힌다. 지난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6652억원, 390억원으로 전년 대비 94%, 140% 증가했다. 

앞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지난 4월 27일 코스피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이후 에코프로그룹 주가에 기대감을 불어넣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두산로보틱스 상장 기대감에 올랐던 두산의 주가가 하락하자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 이후 지주사인 에코프로의 주가도 장담할 수 없다. 

두산에 이어 에코프로 역시 자회사 상장에 따른 ‘더블카운팅’(지주사 할인)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지주사 할인은 지주사가 일반적으로 사업회사보다 투자자들로부터 저평가 받는다는 뜻으로 국내 주식시장에서 주로 발생한다. 더블카운팅은 실질적으로 영업능력을 갖춘 곳은 한 곳뿐인데 모회사와 자회사가 동시에 상장하게 되면 기업가치가 이중으로 평가되는 만큼 지주사에서 이를 할인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과거 LG화학과 일명 ‘쪼개기 상장’한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도 비슷한 문제가 발생한 바 있다. 지난 2020년 LG화학은 배터리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LG에너지솔루션을 신설하고 지난해 1월 유가증권에 상장시켰는데, 이후 모회사인 LG화학의 주가가 크게 하락했다. 한 때 100만원을 넘으며 ‘황제주’에 등극했던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물적분할을 거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일 하루 동안 8.13%나 떨어졌다. 이후에도 두 달간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주가가 40만원 대까지 내려갔고, 현재 주가는 50만원 대에 머물러 있다. LG화학 외에도 많은 기업이 물적분할 및 상장 절차를 밟았다가 기업 가치 훼손 논란이 일었다.


다만 지주사 할인으로 보려면 자회사 의존도가 어느 정도인지 또는 다양한 요인이 주가에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지를 봐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한 IPO 담당 임원은 “자회사가 여러 개 있는 회사는 그 중 하나의 자회사 상장으로 지주사와 자회사의 더블카운팅 이슈가 좀 덜하긴 하다”며 “지주사와 자회사 간의 의존성, 중요도, 숫자 등에 따라 다 천차만별 이다. 결국은 회사가 좋냐 안 좋냐 이런 거에 따라 다 달라져서 획일적으로 접근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11개 계열사를 보유한 에코프로그룹은 지주사인 에코프로를 비롯해 계열사인 에코프로비엠, 에코프로에이치엔 등이 코스닥에 상장해 있다. 이번에 에코프로머티리얼즈가 에코프로그룹의 계열사 중 첫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에 나선 셈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매출이 대부분 핵심 계열사 에코프로비엠에 원료로 납품하는 내부 매출이라는 점은 우려 사항이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주요 실적이 이미 지주사 에코프로와 계열사 에코프로비엠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기 때문에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상장 자체가 계열사 내 중복상장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이에 더해 리튬 등 광물 가격 하락으로 실적 우려가 커지면서 최근 2차 전지 주들이 힘을 잃는 모습을 보였다. 실제 이러한 요인으로 에코프로비엠이 시장 예상치에 크게 못 미치는 어닝쇼크급의 3분기 실적을 내놓자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에코프로비엠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45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67.6%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940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또한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고평가 논란에 최근 공모가를 하향조정했다. 희망 공모가 범위 상단도 기존 4만6000원에서 4만4000원으로 내려 잡았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희망 공모가액 산출을 위해 적용한 올해 반기 연 환산 기준 EV/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대비 기업가치) 거래배수를 기존 76배에서 67.5배로 낮췄다. 이에 따라 에코프로머티리얼즈의 주당 평가가액은 5만3477원에서 4만9360원으로 8% 줄었다. 이는 비교 기업으로 제시한 포스코퓨처엠과 엘앤에프의 주가가 최근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충북 청주시에 위치한 에코프로비엠 오창공장. [사진 에코프로비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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