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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휴도 글로벌로’…신한카드의 남다른 PLCC 전략[이코노 인터뷰]

[PLCC의 앞면과 뒷면] ③
이상후 신한카드 상품R&D팀 상품개발파트 파트장
국내 유일 해외 제휴 PLCC 운영…글로벌 리딩 업체 주목
“‘장롱카드’ 막으려면 제휴사 설득이 관건…범용성도 있어야”

이상후 신한카드 상품R&D팀 상품개발파트 파트장.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카드업계 1위 신한카드가 상업자 표시 신용카드(Private Label Credit Card·PLCC) 시장 정복에 본격적으로 나설 분위기다. 지난 7월 말 기준 신한카드 PLCC 누적 발급 수는 78만3885장으로 80만장 돌파를 앞뒀다. 아직 PLCC 분야 선두주자인 현대카드(575만3975장 발급)에는 크게 뒤져있지만, 점유율 10%를 돌파하며 조금씩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이다.

이상후 신한카드 상품R&D팀 상품개발파트 파트장은 PLCC 서비스 확대와 관련해 고객에게 더 큰 가치를 제공하고 제휴사와 상생하기 위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고객 가치 제고를 위해 신한카드는 국내를 넘어 해외 업체와의 제휴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며 “제휴사와도 카드 상품 출시 이후 공동 마케팅 등 동반 성장할 방법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카드가 점령하고 있는 PLCC시장에서 신한카드는 어떤 경쟁력을 선보일 수 있을까. 다음은 이 파트장과의 일문일답.

Q. 신한카드 PLCC의 그간 성적표는 어떤가.

A. ‘신세계 신한카드’, ‘11번가 신한카드’, ‘마이 홈플러스 신한카드’ 등 유통업계와 관련된 카드들이 가장 많이 발급되고 있다. 아무래도 유통 쪽은 고객들의 구매 빈도가 높고 전국적으로 소비자 접근성이 좋은 점포들도 많아서다. 특히 호텔과 제휴한 ‘메리어트 본보이 더 베스트 신한카드’의 경우 출시된 지 2년 7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인기가 높다. 엔데믹(감염병의 풍토병화) 이후 해외여행이 본격화되면서 현재 신한카드 프리미엄 카드 라인 중 가장 많은 발급 수를 자랑한다.

Q, ‘PLCC’ 용어 사용을 지양한다고 하는데.

A. PLCC라는 용어 자체가 사실 현실과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국내에서 PLCC의 뜻과 의미를 정확하게 소비자들이 받아들였다기보다는 제휴카드의 또 다른 표현으로 시작된 측면이 크다. PLCC보다는 ‘코브랜드(Co-Brand·공동 브랜딩) 카드’라고 지금이라도 바꿔 부르는 게 옳다고 본다. 어찌 됐건 PLCC도 카드사가 고객 모집을 일부 담당하고, 관리·상담 비용도 모두 지불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브랜드 또한 국내에선 개념이 생소하므로 과거처럼 신한카드는 ‘제휴카드’로 통칭하고 있다.

이상후 신한카드 상품R&D팀 상품개발파트 파트장이 서울 중구 신한카드 본사 2층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신인섭 기자]
Q. 신한카드 제휴카드가 다른 카드사와 차별되는 점은 뭘까.

A. 현재 신한카드는 카드사들 중 유일하게 글로벌 제휴카드를 운영하고 있다. 앞서 말한 메리어트 본보이 카드와 지난 9월 출시한 ‘싱가포르항공 크리스플라이어 더 베스트 신한카드’가 대표적이다. 생각해보면 한국 소비자들은 국내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해외여행은 기본이고, 유학이나 해외에 직접 거주하는 경우도 많다. 그동안 글로벌 제휴카드가 나오지 않았던 것이 오히려 이상한 점이다. 현재도 여행과 쇼핑 관련 업체와 접촉하고 있으며, 향후 새로운 제휴카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Q. 글로벌 제휴사 선택 기준은.

A. 글로벌 리딩 업체여야 한다. 제휴카드는 단순 프로모션 차원이 아니라 ‘상품’이기 때문에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서비스 운영이 필요하다. 또 글로벌 리딩 업체들은 그 회사의 모국뿐 아니라 일본·싱가포르·말레이시아·캐나다·영국 등 여러 국가에서 이미 제휴카드를 운영하고 있다. 때문에 이들은 카드사·핀테크 등 금융회사들과 파트너십 등 상품 운용 노하우가 풍부하다. 신한카드도 해외에서 전산이나 매뉴얼 등을 어떻게 운영해야 하는지 이들로부터 많이 배울 수 있었다.

Q. 요새는 카드 디자인도 중요하다. 제휴카드 디자인은 어떻게 만들어지나.

A. 신한카드와 제휴사간 브랜드화 기준이 서로 달라 디자인 제작에 꽤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특히 글로벌 업체와의 제휴 때 우리와 그들과 디자인 시각차가 커 협의에 장기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많은 제휴사가 신한카드의 의견을 존중해주는 편이다.

‘싱가포르항공 크리스플라이어 더 베스트 신한카드’(위)와 ‘메리어트 본보이 더 베스트 신한카드’. [사진 신인섭 기자]

 

예컨대 싱가포르항공 크리스플라이어 카드는 제작 초기 채도 높은 총천연색의 바틱(인도네시아 전통 염색 기술) 문양이 삽입됐지만, 국내 소비자들 기호에 맞춰 깔끔한 음각식으로 변경됐다. 또한 항공사이기 때문에 프로펠러가 돌아가는 듯한 표현도 디자인에 넣었다. 결국엔 신한카드와 제휴사가 가진 브랜드 이미지와 콘셉트를 적절하게 섞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Q. PLCC 발급이 늘면서 ‘장롱카드’가 늘어난다는 비판도 많은데.

A. 모든 제휴사는 PLCC 카드를 만들 때 자신들의 서비스 부분에 고객들이 더 집중하길 원한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어느 정도의 범용성을 원하다보니 우리 입장에서는 제휴사를 설득할 수밖에 없다. 이에 제휴사와 미팅 때 '제휴사 서비스로만 100% 혜택이 집중되면 결제 카드로써의 기능이 오래 갈 수 없고 오히려 이용률이 떨어질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신한카드도 방대한 카드 데이터를 활용해 제휴사의 고객군이 어떤지, 또 그들의 소비 패턴은 어떤지 철저하게 분석하고 있다.

Q. 신한카드 제휴카드 부문 사업의 미래는.

A. 글로벌 제휴를 더 확대하면서 장기적으로는 제휴사들과 같이 공동 성장할 수 있는 복합 마케팅을 계획하려 한다. 또 업종별 다양한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 고객들이 더 많은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방법을 구상 중이다. 글로벌 제휴를 계속 언급했지만 국내 업체와의 협력도 중요하다. 국내 제휴처도 지금보다 더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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