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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 후 50년 더 사는 데, 잘 살려면 미리 준비해야죠” [이코노 인터뷰]

이제경 100세경영연구원 원장
행복 노후 위해 ‘100세 시대 디자인’ 필요
‘마음-커리어-금융’ 3대 근력 키워둬야

이제경 100세경영연구원 원장.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보건복지부 통계 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인의 평균 기대수명은 약 10년 전인 2012년(80.9세)과 비교해 수명이 약 3세 증가했다. 의학 기술의 발전으로 인간의 평균 수명은 나날이 늘어나는 추세다. 조사 수치가 평균치임을 감안하면 실제 100세까지 사는 사람도 과거보다는 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미 100세 시대가 열렸다고 봐도 무방한 셈이다.

하지만 100세 시대가 마냥 좋은 것일까. 오래 살고 싶다는 욕구 측면에서 수명이 길어진다는 것은 반길 일이지만 ‘행복한 삶’에 초점을 맞춰보면 마냥 반기기도 어렵다. 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 따르면 중장년 구직자들의 평균 퇴직 연령은 50.5세였다. 퇴직 후 남은 50년은 안정적인 근로 수입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다. 은퇴 후 남은 50년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가 100세 시대 행복의 기본 조건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행복한 노후를 위해 지금부터 어떤 준비를 해야할까. 무조건 은퇴 자금을 많이 마련해두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일까. 이제경 100세시대경영연구원 원장은 은퇴 전까지 ‘3대 근력’(마음-60세 커리어-금융)을 충분히 쌓아놔야 한다고 강조한다. 연금에서 3층 연금(개인연금-퇴직연금-국민연금)을 쌓듯 100세 시대를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3대 근력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3대 근력 강조...“사회적 건강 중요”

미국 하버드대 로버트 월딩어 교수와 마크 슐츠 박사가 펴낸 ‘더 굿 라이프’(The Good Life)에서는 행복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로 ‘사회적 건강’(Social Fitness)을 꼽는다. 하버드대가 수십 년간 사람들을 관찰하고 연구한 결과, 어떤 사람이 가장 행복하고 성공했냐를 봤더니 1순위가 사회적으로 건강한 사람이었다는 얘기다. 이런 측면에서 이제경 원장은 ‘소셜 피트’(Social Fit)를 강조했다. 피트는 ‘맞추다’란 뜻으로 원활한 사회적 소통을 위해 사회적 관계를 ‘피트’할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이제경 원장은 “사회적으로 건강한 사람은 원만한 인간관계를 유지하며 이는 직장과 가정에서 성공할 가능성을 높여준다”며 “결국 소셜 피트를 유지하는 것이 나의 성공을 이끌고 결국 행복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 원장은 3대 근력 중 하나인 ‘마음 근력’(Mental Fitness)에 대해 감사할 줄 아는 마음, 회복탄력성, 용기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위험이 없는 곳에서는 기대수익이 있을 수 없는 만큼 부자가 되고 싶다면 안락지대를 벗어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주식 투자에서도 마음 근력이 약한 사람은 주가가 조금만 하락해도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손절매에 나서고 결국 손해를 본다”며 “돈을 관리하고 운용할 때는 이성을 잃지 말아야 하고 투자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금융지식 못지않게 ‘마음 근력’이 튼튼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는 그는 '60년 커리어 근력'(60-year Career Fitness)을 강조했다. 앞으로는 일하는 기간(25~85세)이 60년이기에 커리어 근력을 튼튼하게 키워놔야 노후에 밥벌이를 위해 노력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얘기다. 이 원장은 "우리가 일을 하는 목적은 '밥벌이-경력개발-성취감-소명의식' 등 대략 4가지"라며 "60년 동안 일할 수 있는 나의 커리어를 잘 다져놔 재정적으로 안정된 상태를 만들고 난 뒤 노후엔 성취감과 소명의식으로 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 원장은 재교육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우리는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약 20년간 배운 교육을 바탕으로 남은 인생을 살아간다. 하지만 은퇴 후 삶을 위해서는 또 한 번의 교육이 필요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그는 현재의 생산 가능인구 기준을 85세까지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도 재교육을 통해서 경제활동 인구가 될 수 있고 그러면 자연스럽게 잠재성장률도 상승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이 원장은 “린다 그랜트(Linda Grant)는 자신이 쓴 ‘100세 시대 어떻게 살 것인가’에서 ‘그동안은 교육-취업-퇴직의 3단계 삶이었다면 앞으로의 인생은 또 교육을 받고 취업하는 것을 반복하는 다단계 인생이 될 것’이라고 했다”며 “정부와 기업이 국내 은퇴자들을 위한 재교육 시스템을 더 확대하고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제경 100세경영연구원 원장.[사진 신인섭 기자]

돈, ‘벌고 모으고 쓰는’ 능력 키워라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은퇴자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가장 후회하는 일로 ‘젊었을 때 은퇴자금을 충분히 마련하지 못한 것’을 꼽았다. 재무적인 준비가 돼있지 않다면 은퇴 후 삶은 재앙이 될 수 있다. 

이에 이 원장은 ‘금융 근력’(Financial Fitness)을 강조한다. 그는 “금융 근력은 ‘돈을 벌고, 모으고, 지키고 쓰는 능력’을 말한다”며 “돈을 벌기 위해선 근로소득에 만족하지 않고 사업소득과 자산소득 창출을 위해 노력해야 하고 장기투자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투자 측면에서는 ‘위험-수익 비대칭’ 투자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직장인들의 평균 퇴직연령대는 50대다. 안정적인 노후 준비를 해두지 않은 은퇴자들은 막막할 수밖에 없다. 5060들이 은퇴 후 서둘러 재취업에 나서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다만 이 원장은 재취업에 나서는 은퇴자들에게 자기 성찰 기회를 가지라고 조언한다. 이 원장은 “대부분의 은퇴자들은 취업부터 결혼, 육아까지 정신없이 인생을 살아오다 보니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원하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100세 시대는 긴 여정인 만큼 무조건 돈만 보고 재취업하기보다는 건강을 해치지 않고 할 수 있는 일인지, 잘할 수 있는 일인지, 좋아하는 일인지 등을 곰곰이 따진 뒤 결정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제경 원장은☞
전 매일경제 기자 출신으로 매경이코노미 편집장을 거쳐 라이나생명 전무이사를 역임했다. 현재는 100세경영연구원 원장, 에코마케팅 감사직을 맡고 있다. 라이나생명 전무이사 재직 시절, 개인의 사회책임(ISR)지수를 만들어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인생을 바꾸는 100세 달력’, ‘All Ready? 행복한 은퇴를 위한 모든 것’(대표 저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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