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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 토스는 되고 시중은행은 안 되는 ‘이것’ [김윤주의 금은동]

토스, 자체 캐릭터 ‘캐치 인형’ 완판
기존은행, 은행법에 캐릭터 상품화 제한

금융‧은행 산업이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변화에는 디지털 전환·글로벌 확장 등 내부 목표는 물론, 주요국 금리인상 등 외부 요인도 영향을 끼칩니다. 업계 내에선 횡령, 채용 비리와 같은 다양한 사건들도 발생합니다. 다방면의 취재 중 알게 된 흥미로운 ‘금융 은행 동향’을 ‘김윤주의 금은동’ 코너를 통해 전달합니다. [편집자주]

토스가 판매한 자체 캐릭터 ‘캐치’인형. [사진 토스앱 캡처]

[이코노미스트 마켓in 김윤주 기자] ‘기성 금융사’가 핀테크를 기반으로 금융업 영역을 확장하는 ‘신세대 금융사’를 따라하기 어려운 것이 있다. 바로 ‘캐릭터 사업’이다. 토스는 최근 애플리케이션의 새소식을 알려주는 캐릭터 인형인 ‘캐치’ 판매에 나섰다. 반면 기존 은행들은 자체 캐릭터로 상품을 만들어도 은행법에 규제돼 캐릭터 상품을 판매할 수 없는 실정이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최근 토스는 자체 캐릭터인 ‘캐치’ 인형의 한정수량 판매를 모두 마감했다. 인형은 지난 10월18일 첫 판매 개시 후 완판됐다. 이후 토스는 10월25일 추가 판매에 나섰고 이 또한 판매가 종료됐다. 토스는 이번 캐릭터 인형 판매를 위해 금감원에 겸영업무 신청도 완료했다.

인형의 가격은 크기별로 ‘학교 가는 캐치’가 2만3000원, ‘미니 캐치(키링형)’는 1만3000원이다. 특히 ‘미니 캐치(키링형)’는 휴대하기 편한 형태로 제작돼 어디서든 소지가 가능하다. 최근 Z세대(1990년대 후반에서 2010년대 초반 출생자)를 중심으로 키링 형태의 인형이 인기를 끌고 있어 젊은세대 트렌드에도 부합한다. 

캐치는 병아리 모양의 캐릭터로 토스 앱 내에서 새로 나온 기능 및 혜택과 신규상품, 이벤트 등을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 소식을 전하는 ‘새’ 역할에 착안해 병아리를 모티브로 기획됐으며, 새소식의 정보를 잡을 수 있다는 의미로 ‘캐치’라고 이름 붙여졌다.

토스는 지난해 병아리 캐릭터를 처음 선보였고 이후 캐릭터 자체가 주는 친근하고 귀여운 이미지 덕에 고객들의 인기를 끌었다. 같은 해 9월에는 약 2주간 캐릭터 ‘이름 짓기 대회’를 진행했으며, ‘캐치’라는 이름도 고객의 아이디어를 통해 완성됐다.

고객과 함께 만든 캐릭터 ‘캐치’를 실제 인형으로 보고 싶다는 요청이 이어졌고 토스는 이에 응답했다. 인형 판매 개시 후 소비자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토스 앱 포인트를 통해 인형을 구매했다는 고객, 조카들에게 선물하려고 구매했다는 고객 등의 후기글이 눈에 띈다. 

연예인 모델을 기용하지 않은 토스는 캐릭터를 통해 브랜드 마케팅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카카오의 자체 캐릭터 ‘카카오프렌즈’를 활용해 금융시장에 초기에 안착할 수 있었던 것처럼, 잘 만든 캐릭터는 고객 유인에 효과적이다. 캐릭터 마케팅의 경우 연예인과 달리 ‘사생활 리스크’가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특히 토스와 토스뱅크는 ‘원 앱’으로 운영되는 만큼, 토스뱅크 또한 브랜드 친밀도를 높이는 등의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반면 자체 캐릭터를 만들어도 활발히 마케팅하기 어려운 사례도 있다. KB‧우리 등 기존 시중은행 또한 자체 캐릭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이모티콘이나 캐릭터 굿즈(기획상품·Goods) 등을 만들어 판매하기는 어렵다. 은행법상 은행업 본질이 아닌 업무는 당국의 부수 업무 허가가 필요한데, 이 과정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이례적으로 신한은행의 경우 직접 운영하는 카페에서 ‘신한프렌즈’ 캐릭터 굿즈를 판매하는데, 이는 카페의 매출액을 전부 기부하기 때문에 가능하다.

고객들은 직접 회사의 자체 캐릭터 상품을 구매하면서 해당 브랜드에 충성도가 높아진다. 금융사의 입장에서도 상업화가 가능하다면 캐릭터 상품 개발에 적극 나설 수 있다. 하지만 규제를 적용 받는 전통 금융사들은 핀테크 기업 토스의 캐릭터 마케팅 성공사례를 보면서, 규제 제약에 대한 아쉬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윤주의 금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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