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이익은 불법 아냐”…정치권發 ‘횡재세’ 도입 추진에 논란 확산
이재명 민주당 대표 “횡재세 도입해야” 입장
전문가들 “벌금처럼 부과하려는 것” vs “고통분담 대안 될 것”
은행권 “최대 실적도 은행 천차만별…일률적 세금 적용 부당”

야당은 “횡재세 도입” 주장, 대통령은 “이자장사” 비판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유가 상승, 고금리 때문에 정유사와 은행들이 사상 최고의 수익을 거두고 있다”며 “횡재세 도입을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은행권의 기여금 조성 또는 횡재세 도입으로 만들어지는 세원으로 고금리 고통받는 국민의 삶을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논란이 커진 것은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의 이자 장사를 지적하며 ‘종노릇’, ‘갑질’ 질타가 나온 후 언급됐기 때문이다. 여야 가리지 않고 은행 실적에 비판적 시각을 보였다는 점에서 횡재세 도입이 언급에서만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는 중이다.
은행권에 대한 비판이 심해진 이유는 고금리 상황에서 은행들이 이자를 통해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익을 바탕으로 성과급 지급과 ‘억대 퇴직금’을 지급하면서 국민 정서에 ‘이자 잔치를 한다’는 식으로 비판을 받았다.
정치권에서 제기된 횡재세 도입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횡재세는 일시적 소득 증가에 세금을 부과하는 것인데 이를 통해 초과 이윤을 없애는 것”이라며 “일시적 이익이 불법으로 발생한 것도 아닌 상황에서 벌금처럼 부과하겠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강 교수는 “반대로 일시적으로 손해를 보면 정부가 세금을 줄 것인가”라며 “ESG경영처럼 자발적으로 저소득층과 자영업자에 대해 (상생금융을) 하도록 유도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은행들이 상생금융을 확대한다 해도 여전히 예대금리차에 따른 초과이익이 발생하고 있어 이를 방지할 대안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은행의 평균 예대마진율은 1.5%지만 가산금리를 더하면 7~8%에 달해 은행 누적 이익은 올해만 30조원이 넘었다”라며 “(은행 이익은) 국민들이 부담한 결과기 때문에 상생금융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때는 횡재세를 부과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이중과세’가 된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법인세는 경비, 급여 등 비용을 제한 뒤 26%를 부과하는 것이기 때문에 높은 수준이 아니다”라고 말했고, ‘손실이 나면 보상할 것이냐’라는 점에 대해서도 “은행에서 적자가 난 적이 없고 날 수도 없는 구조인 데다 외환위기 때 국민 세금으로 은행을 살려준 적도 있다”고 강조했다.
“횡재세보다 은행 과점이 근본 문제”

윤 대통령도 ‘은행의 갑질’ 원인에 대해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그만큼 과점 상태인데 이것도 일종의 독과점”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기업 이익이 특별한 시점에 좋다고 세금을 더 내라는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다만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 예대금리차를 지나치게 벌이는 부분을 제어하거나 관리하는 것이 근본적 이슈”라고 말했다.
은행권은 이익이 은행마다 다른 상황에서 횡재세를 도입하면 부작용이 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수익성 지표는 악화하고 있는 만큼 은행 사정을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당기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 증가한 6조8500억원을 기록했다. 증가율에선 차이가 있었다. 4대 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하나은행 23.3% ▲KB국민은행 12% ▲신한은행 0.3% ▲우리은행 -3.5%를 기록했다.
수익성 지표는 나빠졌다. 4대 시중은행 자기자본이익률(ROE) 평균은 올 상반기 10.79%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1%p나 떨어졌다. 대출 자산이 늘었지만 대출 부실에 대비한 대손충당금 적립이나 관리비 증가가 영향을 줬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횡재세가 일률적으로 도입되면 은행 입장에서는 ‘열심히 하면 안 된다’는 입장을 가지게 돼 장기적으로 고객이 피해를 볼 것”이라며 “시장 논리보다는 표퓰리즘적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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