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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파선 속 보물부터 부동산까지…‘무궁무진’ STO 세계

[글로벌 STO 써밋]③
몰입형 경험 선사…몰입형 경험 투자활동과 연계
유망 부동산 분산 투자…안전성·수익성 ‘두 마리 토끼’
K-콘텐츠 토큰증권 등 투자자 기호 따라 다양해질 것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송재민 기자] 깊은 바다 속에 잠들어 있던 난파선에서 다양한 보물과 역사 유물들을 찾는다. 다이버들이 유물을 찾는 과정은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생중계되고 찾아낸 유물들은 토큰이 되어 소유하고 거래된다. 게임과도 같은 이야기지만 실제 현재 토큰증권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부동산은 물론 미술품이나 자동차, 한우까지 실물 자산을 토큰화하는 토큰증권(ST·Security Token)의 특성상 다양한 투자가 가능하다. 실물 자산은 물론 지식재산권이나 로열티 같은 무형의 자산도 토큰증권화가 가능하다. 토큰증권발행(STO)의 영역이 넓어지면 기존보다 다양하고 많은 부분에서 자금을 유치할 수 있게 된다. 

“투자자=소비자?”…인슈머의 시대 온다

지난 9~11일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열린 ‘이데일리 글로벌 STO(Security Token Offering) 써밋’ 둘째날 트레저 익스피리언스(Treasure Experience)는 난파선과 함께 바다에 가라앉은 유물을 발굴해 토큰증권화하는 사업모델을 소개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트레저 익스피리언스 시큐리티 토큰(TRZX)을 발행하고 투자자들은 이 토큰을 통해 배당금을 받을 수도 있고 2차 시장에서 판매할 수도 있다. 

트레저 익스피리언스의 토큰증권 상품의 특징은 투자자들에게 ‘몰입형 경험’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잠재적 투자자들이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유도해 투자활동과 연계시킨다. 또한 멤버십을 판매해 다이버들이 어떤 식으로 유물 발굴 활동을 하는지 투자자들과 공유하고, 난파선 탐험 과정을 메타버스로도 경험할 수 있게끔 파트너십을 구축한다. 이 과정에서 생겨난 팬들을 위한 기념품 등 상품도 판매한다. 이러한 방식으로 창출된 금액은 안정적인 수익원이 되어 투자자들에게 돌아간다. 

트레저 익스프리언스는 이렇게 투자자가 소비자가 되고 반대로 소비자도 투자자가 될 수 잇는 ‘인슈머’(insumer)의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인슈머는 투자자(investor)와 소비자(consumer)를 합친 단어로, 투자자인 것과 동시에 소비자라는 의미다. 

마르 제린 트레져 익스피리언스 대표는 “인슈머가 투자한 토큰이 시장에서 활발히 거래된다면 더 많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토큰증권은 보물 같은 시장이기 때문에 중요한 기회”라고 말했다. 

마르 제린 트레져 익스피리언스 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중구 KG타워에서 열린 ‘2023 STO 써밋’에서 '초기 및 스타트업 기업의 자본조달 방안'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사진 이데일리 이영훈 기자]


부동산도 투자 대상…글로벌 소액 투자 가능해져

상업용 부동산도 토큰증권을 통해 투자할 수 있는 대상이다. 토큰증권은 전통적인 부동산 투자 방식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투자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여러 전문가들은 한국에서 토큰증권 시장이 성장하고 정착하기 위해선 부동산이 그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예측한다. 

하나금융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국내 토큰증권 시장은 주식, 부동산을 포함해 금융업 관련 시장이 70%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국의 토큰증권 시장은 2024년 34조원을 시작으로 2030년에는 367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14.5%에 해당하는 규모다. 

지난 2017년 설립된 세계 최대 부동산 토큰증권 마켓플레이스 레드스완(RedSwan)은 50억 달러가 넘는 토큰화 된 부동산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그간 거래를 수행한 금액도 70억달러를 넘어선다. 레드스완은 토큰스튜디오를 통해 토큰증권을 발행하고 투자자에게 양도하는 자체 수탁 과정을 이행한다. 투자자는 해당 토큰증권을 토큰화 플랫폼을 통해 레드스완이 실사를 마친 다양한 국가의 부동산 자산에 투자할 수 있다. 

누구나 우량 부동산 자산에 투자할 수 있고 자산보유자의 경우 전 세계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 기회를 얻게 되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리츠(REITs) 방식으로 분산투자가 이뤄지고 있지만 극적인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고 위험에 취약하다. 그러나 STO로 증권화한 부동산은 기본적으로 투자금 유입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자산가치 향상을 위한 관리를 함께 받게 된다. 

에드 눠케디 레드스완 대표는 “부동산 STO는 개별 유망 부동산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누리면서도 투자금을 전략적으로 나누면 위험 분산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에드 눠케디 레드스완 대표가 11일 서울 중구 KG하모니홀에서 열린 '이데일리 글로벌 STO(Security Token Offering) 써밋'에서 '부동산, 그리고 딜 거래에 용이한 토큰화 플랫폼'이란 주제로 발표를 하고 있다. [사진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토큰화된 부동산은 거래소에 상장돼 글로벌 시장에서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된다는 점도 큰 메리트다. 

눠케디 대표는 “부동산이 급격하게 성장하고 있는 아프리카 등 신흥 시장에서도 공격적으로 소싱해오고 있다”며 “이런 시장에서는 8%대 이상의 고수익을 누릴 기회가 많다. 향후 아시아권으로도 확대해 나갈 예정이고 한국에도 적극적으로 투자기회를 열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도 토큰증권이 금융투자업계의 미래 신산업으로 떠오르면서 업계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투자자 보호 장치가 마련되고 토큰의 가치 평가, 투명성 등의 문제점이 관련 법제화로 해소되고 나면 앞으로 미술품·한우·지식재산권(IP)·시계 등 다양한 형태의 자산이 토큰증권 형태로 발행 및 유통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기호나 취미와 밀접하게 연관된 투자상품들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K-콘텐츠를 토큰증권화하는 시대가 올 것이란 예측이 나온 것도 이 때문이다. K-콘텐츠가 토큰증권이 되면 글로벌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에도 좋고 덩달아 투자가 재밌어지는 효과도 발생할 거란 설명이다. 

이용재 미래에셋증권 선임매니저는 “K-컨텐츠를 토큰증권화할 경우 팬덤경제학이 이뤄지는 시대가 된다”며 “K-콘텐츠와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한 토큰증권도 나올 수 있고, 기업 입장에서도 사업자금 펀딩(자금조달)까지 가능해지는 구조”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에드 눠케디 레드스완 대표와 돈 오파라 레드스완 CTO, 윤환진 신영증권 본부장이 11일 서울 중구 KG하모니홀에서 열린 '이데일리 글로벌 STO(Security Token Offering) 써밋'에서 '한국 부동산의 글로벌 토큰증권화, 가능성은'이란 주제로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 이데일리 방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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