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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칠성, 밀린 외상값에 현금흐름 둔화…미수금 3.4배↑ [이코노 리포트]

"필리핀펩시 연결 편입효과…회수 시점 4Q 이월"
3Q 매출채권 3842억…9개월 새 64.8% 급증
현금흐름 둔화 뚜렷…전년 동기 대비 32%↓
재고자산도 덩달아 증가해 불안감 고조

롯데칠성음료가 판매하고 있는 주류 ‘새로’. [사진 롯데칠성음료]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건엄 기자] 롯데칠성(005300)음료(이하 롯데칠성)가 3분기 호실적을 거뒀지만, 외상값인 매출채권과 미수금이 대폭 늘며 현금흐름은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칠성에 필리핀펩시가 편입되면서 매출채권과 미수금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외상값마저 제때 매출로 전환하지 못하면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칠성의 3분기 말 기준 매출채권은 3842억원으로 지난해 말 2332억원 대비 64.8% 증가했다. 3개월 전인 직전 분기(2846억원)와 비교하더라도 34.9% 늘어난 수치다. 즉 1년도 안되는 짧은 기간 동안 롯데칠성의 매출채권이 1500억원 가까이 불어난 셈이다.

매출채권은 외상매출과 받을 어음 등 ‘외상 판매대금’을 뜻한다. 통상적으로 매출이 늘어날수록 매출채권 역시 함게 증가하지만 롯데칠성의 전년 대비 매출 증가폭(5.8%)을 고려하면 다소 과하다는 평가다. 

롯데칠성의 미수금 규모도 같은 기간 60억원에서 204억원으로 3.4배 급증했다. 미수금은 매출채권과 마찬가지로 앞으로 받아야 될 돈이라는 점에서는 같지만 재화나 용역 등 상품이 아닌 이외의 자산을 판매하고 발생한 채권이라는 점에서 차이를 보인다. 

롯데칠성의 매출채권과 미수금이 증가한 것은 지난 3분기 말 인수한 필리핀펩시 영향이 컸다. 필리핀펩시의 매출채권과 미수금이 인수합병과 함께 롯데칠성의 자산에 편입됐다는 설명이다. 앞서 지난 9월 29일 롯데칠성음료는 필리핀 증권거래위원회를 통해 필리핀펩시의 경영권 취득을 위한 최종 절차를 마무리했다. 롯데칠성은 지난 2010년 필리핀펩시의 지분 34.4%를 취득한 것을 시작으로 73.6%까지 확대했다. 그동안 ‘펩시코(PEPSICO)’와 공동 경영 및 추가 지분 확보를 이어오다 13년만에 독자적으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됐다.

이처럼 매출채권과 미수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면서 롯데칠성의 현금흐름도 크게 둔화됐다. 롯데칠성의 3분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1943억원으로 전년 동기 2874억원 대비 32.4% 감소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제품 생산과 판매 과정에서 발생한 현금흐름을 뜻한다. 즉 롯데칠성은 영업활동을 통해 매출을 일으켰음에도 오히려 외상값이 늘며 현금 회수에 어려움을 겪은 것이다.

더욱 문제는 창고에 쌓인 재고자산 역시 증가 추세에 있다는 점이다. 과도한 재고자산이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롯데칠성의 부담을 가중 시킬 수 있는 요소다. 롯데칠성의 3분기 말 기준 재고자산은 5035억원으로 지난해 말 3434억원 대비 46.6% 늘었다. 직전 분기(3951억원)과 비교하면 27.4% 증가한 수치다. 재고자산은 일상적인 영업활동 과정에서 판매를 목적으로 보유하는 상품과 제품, 재공품, 원재료, 저장품으로 구성된다.

이와 관련 롯데칠성 관계자는 “매출채권과 미수금이 증가한 것은 필리핀펩시 연결 편입 영향”이라며 “여기에 9월 말 추석연휴로 매출채권 회수시점이 4분기로 이월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롯데칠성의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84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3% 증가했다. 매출은 8304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5.9%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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