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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나온 재야의 명저, 2023년 대한민국 강타…우리 시대 왜 세이노인가

[세이노 열풍 진단]①
전자책 무료 배포에도 종이책 8개월 만에 73만부 판매
1000억원대 자산가의 통찰…“노(No)라고 말하라”
‘따뜻한 위로’보다 ‘따끔한 충고’…‘세이노의 가르침’과 ‘실패한 취재기’

서울 강남에 위치한 펜슬프리즘 사무실에 배치된 책 ‘세이노의 가르침’과 자전거 모형. 자전거 모형은 저자 세이노가 수집한 것을 차보현 펜슬프리즘 대표에게 선물로 줬다고 한다. [사진 정두용 기자]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취재 노트
누가 ‘세이노’(Say No·현재까지 믿고 있는 것들에 대해 No라고 말하라)란 필명을 쓰는 1955년생 1000억원대 자산가
언제 2023년 3월 2일
어디서 한국 출판 시장
무엇을 ‘세이노의 가르침’이란 제목의 종이책과 전자책
어떻게 펜슬프리즘이 운영하는 일반서적 출판 브랜드 ‘데이원’을 통해 출간된 책의 인기
………

그런 글이 있다. 형태·현상 따위는 보이지만 이를 담아내기엔 버거운 순간을 마주하곤 한다. 매일 문장을 써내려 가는 업종에 종사하는 이들이라면 간혹 겪는 고충이기도 하다. 여러 이유로 ‘잡힐 듯 잡히지 않는’ 무엇을 기술할 때마다 부족한 역량을 실감하곤 한다.

2023년 3월 2일 데이원이 펴낸 책 ‘세이노의 가르침’이 대한민국을 강타했다. 한 문장으로 정리가 가능한 이 현상을 온전히 설명하는 일이 내게 꼭 그랬다. 이 글은 그래서 기사보단 고백에 가깝다. 사건·현상 등의 사실을 알리는 ‘기사’의 필수조건인 육하원칙을 모두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취재를 거듭하고, 많은 이들의 얘기를 들어도 결국 ‘왜’란 질문에 답변을 써내지 못했다. 취재를 마친 지금에도 여전히 세이노의 목소리에 ‘왜’ 세상이 귀를 기울였는지 나는 정의 내릴 수 없다.

엄밀히 말하자면 실패한 취재다. 현장이나 현실에서 보고 듣고 느낀 바를 알기 쉽게 전달하는 기자 본연의 업무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감춰진 사안을 들춰내거나 세상을 바꿀 대단한 사실이 아니더라도, 현상을 명확히 분석해 전달한다는 점은 어느 기사라도 같다. 이 글은 기사의 기본에 충실치 못했다.

그럼에도 이 글을 적는 나름의 이유는 있다. ‘왜’에 대한 명확한 정답을 찾진 못했으나, 취재 과정에서 접한 다양한 의미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현상을 정확하게 담는 기사보단 실패한 취재기를 쓰기로 했다. 정답에 이르진 못했으나, 그 과정에서 느낀 몇 가지 가치를 소개하는 것만으로도 기록해 둘 쓸모는 있으리라고 봤다.

‘한국판 부자 아빠’ 세이노

세이노란 필명을 쓰는 저자는 본인을 특정할 수 있는 정보를 공개하진 않았다. 다만 그가 어떠한 시간을 보내왔는지는 독자가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책에 비교적 자세히 풀어뒀다. 1955년에 태어나 의사 아버지 밑에서 비교적 유복한 유년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그러나 아버지는 사기로 재산을 날린 뒤 돌아가셨고, 친부모를 모두 여읜 후인 고등학교 시절부턴 생활고를 겪었다. 그런 그가 현재는 순자산만 최소 1000억원대인 자산가로 불린다. 2023년 기준 그의 자산을 조선일보·데이원 편집부가 검증하면서 이 얘기에 신뢰도를 더했다.

자수성가. 세이노의 삶을 관통하는 단어다. 저자도 “학연·혈연·지연·정치적 배경 없이 홀로 현재의 자산을 이룩했다”고 소회했다. 1000억원대 자산은 세이노의 삶을 짐작게 하는 주요 요소이긴 하지만, 그의 ‘가르침’은 단순히 돈을 버는 방법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치열하게 투쟁하며 얻은 지혜가 되레 700쪽이 넘는 책 분량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좀처럼 대외에 나서지 않는 ‘세이노’가 모자와 검은색 마스크를 쓴 채 지난 4월13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했다. [사진 CBS 유튜브 캡처]

저자는 이 지혜를 다소 거칠게 전달하고 있다. 직설적이면서 강한 어조가 자주 등장한다. 그러나 이는 비난·경시 따위를 목적으로 한 단어가 아니다. 과거 자신처럼 삶의 무게에 짓눌린 이들이 그 고된 시기를 극복했으면 하는 진정성이 묻어난다. 실제로 그의 거친 말에서 위안을 얻었다는 독자의 평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세이노가 자신의 목소리를 대외에 전달하기 시작한 건 2000년부터다. 거래 증권사에서 적지 않은 자금을 운용하던 시기다. 세이노가 책에 쓴 말마따나 이런 ‘큰손’들은 지금도 경제부 기자들의 좋은 취재원이 되곤 한다. 20여 년 전 세이노 역시 마찬가지였을 터다. 그렇게 맺은 인연은 동아일보에 글을 쓰는 계기가 됐고, 그즈음 ‘이코노미스트’에도 그의 생각이 실렸다. 본지 외에도 다수의 매체가 그의 글을 위해 지면을 비워두곤 했다.

2003년 출간된 책 ‘부자아빠의 진실게임’(미래의창)도 이런 인연을 바탕에 둔다. 1997년 처음 출간돼 한국에서도 선풍적 인기를 끈 세계적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Rich Dad Poor Dad)에 대한 세이노의 삐딱한 시선이 담겨있다.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를 쓴 로버트 기요사키를 ‘책을 팔아 부자가 된 사람’이라고 지적한다. 또 ‘허황된 부자에 대한 환상을 심어준다’고도 비판했다.

‘부자아빠의 진실게임’의 저자는 1991년 동아일보에 입사한 이진 기자다. 취재를 통해 파악한 정보로 기요사키의 민낯을 고발함과 동시에 진짜 부자의 덕목을 책으로 전달했다. 이 과정에서 세이노는 ‘한국판 부자 아빠’로 소개된다. 세이노의 관점을 빌어 기요사키의 어떤 점이 문제가 되는지를 풀어낸 셈이다. 세이노는 이진 기자와의 연으로 책 출간 이전부터 동아일보에 글을 연재하기도 했다.

22년 만에 엮어낸 ‘재야의 명저’

차보현 펜슬프리즘 대표는 세이노를 “콘텐츠가 확실한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펜슬프리즘은 연필(웹소설)·데이원(일반서적)이란 브랜드를 운영하는 출판업체로, 책 ‘세이노의 가르침’을 펴낸 곳이다. 차 대표의 비유처럼 세이노가 지닌 매력은 언론·출판업계에서 그를 찾는 요인으로 일찍부터 작용했고, 확실한 콘텐츠를 증명하듯 팬덤도 자연스럽게 생겨났다. 책 ‘세이노의 가르침’이 베스트셀러로 등극하기 이전부터 세이노는 ‘알 사람은 아는’ 유명 인사였단 의미다.

실제로 2000년대 초반 온라인 다음 카페 ‘세이노의 가르침’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세이노가 의도하지 않았고, 인지하지도 못한 채 개설된 카페다. 세이노가 언론 등에 쓴 글을 모아 쉽게 읽기 위해 만들어진 이 공간에서 회원들은 자발적으로 활동했다. 뒤늦게 카페의 존재를 인지한 세이노는 2003년부터 이따금 회원들을 위해 글을 올리곤 했다. 2023년 11월 기준 이 카페의 회원 수는 10만6000명을 넘어섰다.

책 ‘세이노의 가르침’ 이전에도 이 카페를 통해 그의 글이 종이에 담긴 바 있다. 카페 회원들이 정리한 글을 기반으로 ‘공동 제본집’ PDF 파일이 만들어 무상으로 배포했고, 이를 저마다 인쇄해 읽는 일이 빈번했다. 차 대표는 이 과정을 “알음알음 읽힌 재야의 명저와 같다”고 비유했다.
세이노의 글은 다양한 버전의 제본서로 제작됐다. 사진은 온라인 다음 카페 ‘세이노의 가르침’ 회원들이 제작한 공동 제본집 표지. [사진 제본서 PDF 파일 캡처]

이를 달리 말하면 세이노의 글은 카페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제본서를 만들어 읽을 정도로 매력이 있단 뜻이다. 출판사의 출간 제안이 쏟아진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기도 했다. 세이노가 책 서문에 적었듯, 그는 50개가 넘는 출판사의 제안을 모두 거절했다고 한다. “가르치는 데 돈을 받지 않는 게 철칙”이라는 확고한 신념 때문이다. ‘부자가 되는 법’을 빌미로 돈을 받는 기요사키와 같은 행태는 그가 다양한 글에서 여러 차례 밝힌 ‘혐오하는 일’ 중 하나이기도 하다. 세이노는 기요사키를 두고 “저자의 수입 대부분이 그 책을 팔아서 받은 인세 혹은 강의료에 의존하는 것”이라며 “체험을 통한 영혼이 없기에 쓰레기라는 뜻”이라고 신랄하게 적어낸 바 있다.

50개가 넘는 출판사 중 데이원은 수익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세이노에게 출간을 제안한 유일한 곳(차 대표가 이 같은 제안을 한 배경은 이번 기획 3번째 인터뷰 기사를 통해 자세히 다뤘다)이다. 단가분석표를 보내 ‘제본서 가격 수준으로 출간이 가능하다’는 점을 입증한 차 대표는 세이노의 마음을 돌리는 데 성공한다. 책 ‘세이노의 가르침’은 그렇게 2년 정도의 기획 과정을 거쳐 2023년 3월 2일 세상에 나왔다. 세이노가 대외에 글을 쓰기 시작한 시점부터 꼬박 22년 만에 이뤄진 정식 출간이다. 736쪽 분량의 책엔 7200원이란 가격표가 붙었고, PDF 파일은 제본서와 마찬가지로 다양한 채널에서 무상으로 내려받을 수 있다. 세이노의 신념이 고스란히 나타난 판매 방식이다.

세이노는 차 대표와의 작업을 시작한 점을 두고 “펜슬프리즘이 어떤 종류의 글을 다루는지 찾아보질 않아 전혀 몰랐고, 내가 쓴 글을 상업적으로 팔지 않는 원칙에 부합한다는 점만 고려해 출간 제안을 수락했다. 웹소설이 주력인 점을 미리 알았다면 멈칫했을 것 같다”고 설명하며 웃었다. 세이노는 앞서 판타지·무협지를 읽는 건 “세상을 살아가는 데 별 도움을 주지 않는다”(458쪽)고 쓰기도 했다. 세이노에게도, 차 대표에게도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은 ‘즐거운 경험’이 됐다고 한다.
책 ‘세이노의 가르침’의 표지는 검은색-흰색-빨간색 순으로 제작됐다. 처음엔 검은색 표지로 기획됐으나 ‘잉크 마를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수요가 몰려, 명암을 반전한 흰색으로 다시 인쇄했다고 한다. 붉은색 표지는 70만부 판매 기념으로 제작됐다. [제공 데이원]

대한민국을 강타한 ‘세이노’

‘재야의 명저’는 이제 ‘명저’로 불린다. 정식 출간된 책은 제본서와 ▲세이노가 직접 편집 과정에 참여했다는 점 ▲과거에 쓴 글을 주로 엮긴 했지만, 저자의 최근 생각을 덧붙였다는 점 ▲전반적인 구성과 글의 배치 등이 다르다. ‘피보다 진하게 살아라’란 부제도 추가됐다. 비급서에 가까웠던 글은 그렇게 공식 단행본으로 새롭게 묶여 각종 서점과 도서관에 꽂히게 된다.

책 ‘세이노의 가르침’은 그간의 명성을 증명하듯 초판(1쇄)부터 불티나게 팔렸다. 대중적 인기를 구가하자 ‘범람하는 디지털 콘텐츠에 발길이 끊겼던 서점을 다시 찾게 만든 책’이란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아는 사람들의 스타’였던 세이노가 ‘대중이 찾는 작가’로 부상하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세이노의 치열한 삶이 담긴 자기계발서에 독자들은 울고 웃고 화내고 위로받았다.
책 ‘세이노의 가르침’ 초판(1쇄)을 인쇄소에서 제작하고 있는 모습. [사진 차보현 펜슬프리즘 대표]

책 ‘세이노의 가르침’의 인기는 다양한 수치로도 확인된다. 출판된 지 약 8개월 만에 33쇄가 찍혔고 약 73만부가 팔렸다. 11월 28일엔 35쇄 75만부가 출판됐다. 지금도 다양한 서점에서 베스트셀러 톱10에 이름을 올리고 있어 출판 1년 안에 100만부 판매를 달성할 수도 있단 분석도 나온다.

책 ‘세이노의 가르침’이 국내 최대 서점인 교보문고에서 종합 베스트셀러 선두를 차지한 기간은 총 23주다. 17주 연속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르기도 했다. 2023년 상반기 종합 베스트에 선정되는 영예도 누렸다. ‘교보문고 17주 연속 1위’는 2000년대 이후 네 번째로 긴 기록이기도 하다.

출판업계에서 ‘엄청난 성과’란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전자책이 무료로 풀렸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런 종이책의 판매 성과는 더욱 두드러진다. 전자책은 11월 중순 기준 주요 서점·도서관 온라인 채널에서 약 66만회 내려받아졌다. 차 대표는 “넉넉하게 생각해 1쇄를 12만부 정도로 잡았는데, 눈 깜짝할 새 동이 났다”며 “책 표지는 애초 검은색 바탕에 흰 글씨로 잡았는데, 잉크 마를 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수요가 몰려 명암을 반전한 흰색 바탕에 검은 글씨로 제작을 선회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독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11월 중순 기준 네이버 도서몰엔 1796건이, 교보문고 사이트엔 2993건의 리뷰가 달렸다. 평균 평점은 각각 4.8점(5점 만점)과 9.3점(10점 만점)을 기록하고 있다. 데이원이 책 출간 후 팬들을 위해 발행 중인 뉴스레터 ‘세이노의 깜짝 편지’의 구독자는 9000명을 넘어섰다. 출판사에 8개월간 독자가 보낸 메일은 550통에 달한다. 차 대표는 “출간 직후 감사 인사를 전하기 위한 전화도 쏟아져 업무에 지장이 있기도 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읽혀야 완성되는 글

여기까지가 기자가 취재해 정리한 책 ‘세이노의 가르침’ 열풍에 관한 내용이다. 육하원칙 중 ‘왜’를 제외한 내용만으로도 ‘올해 한국을 강타한 책’이란 점은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 그러나 인기의 원인을 풀어내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느꼈다. 고작 736쪽 분량의 책을 읽었다고 ‘세이노의 삶을 이해했다’고 쓸 수 없을뿐더러, 이 안에 담긴 다양한 내용 중 한 요인을 꼽아 인기의 원인으로 내세울 수도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의 글을 접한 독자마다 감동한 지점과 거부감을 느낀 이유가 다를 터다.

물론 그럴싸한 내용으로 인기의 이유를 포장할 수도 있었다. 다음 두 문단과 같은 식이다.

미국 유명 사전 출판사 메리엄웹스터가 최근 2023년 ‘올해의 단어’로 참된·진짜·진품·진정한 등 뜻하는 ‘어센틱’(Authentic)을 선정했다. 배경으론 ‘진실성의 위기’(Crisis Of Authenticity)를 꼽았다. 생성형 인공지능(AI) 등 신기술의 등장으로 논문·발언의 진위 판별이 어려워진 시대상이 반영된 선정이란 설명이다. 정보통신기술(ICT)의 발전으로 세계 문화가 동시성·즉시성을 나타내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역시 진실에 대한 갈망이 적지 않을 터다. 지난해 선정된 단어는 국내에서도 자주 쓰인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Gaslighting)였다.

어센틱엔 ‘자신의 인격·정신·성격 등에 충실한’이란 뜻도 포함된다. 세이노가 강조한 지점 중 하나다. 삶의 태도가 묻어난 책값 책정이나, 다른 저자는 흔히 진행하지 않는 자산 검증을 흔쾌히 받았다는 점 등은 진실을 갈망하는 시대에 모처럼 나온 ‘진위’여서 인기의 배경이 되지 않았을까.

다양한 전문가가 분석한 글이나 독자들의 평에서 ‘왜에 대한 답’을 따올 수도 있다. 교보문고 경제·경영 부문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책 ‘트렌드 코리아 2024’(미래의창)에 나온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와 세이노의 글을 연결해 ‘인기 비결’을 설명하는 방향으로 초고를 쓰기도 했다. 그러나 취재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책을 더 자주 펼쳐볼수록 이런 이유를 써내지 않는 게 되레 정답에 가까울 수 있단 생각이 들었다.

그런 글도 있다. 읽혀야 완성이 되는. 책 ‘세이노의 가르침’의 열풍을 분석하는 이 글이 당신에게 꼭 그랬으면 좋겠다. 육하원칙 중 비워둔 요인 ‘왜’가 읽힘으로써 ‘저마다의 이유’로 채워진다면, 이 실패한 취재기가 달리 기록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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