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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새 주인’된 하림, 9부능선은 넘었지만…남은 과제 산적

하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6조4000억원에 인수
인수금융 조달로 1년 이자비용 최대 3000억원
초대형 컨테이너선 운영 경험無·노조 파업 등 문제

올해 인수합병(M&A)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HMM(옛 현대상선) 인수전이 하림의 승리로 끝이 났다. 사진은 하림지주 익산 본사 신사옥.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송재민 기자] 올해 인수합병(M&A) 시장 최대어로 꼽혔던 HMM(옛 현대상선) 인수전이 하림(136480)의 승리로 끝이 났다. 국내 최대 해운사인 HMM(011200)이 7년만에 ‘새 주인’을 맞이하면서 하림그룹은 재계 순위 13위권에 오르게 됐다. 하지만 무리한 자금조달로 인한 부담과 앞으로 남은 기업결합 심사 등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하림은 HMM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하림그룹의 지주사인 하림지주(003380)는 입장문을 내고 “팬오션(028670)-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은 18일 밤 HMM 경영권 매도인 측으로부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당초 예상보다 발표가 지체되면서 일각에서는 유찰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본입찰에서 6조4000억원의 입찰금액을 써낸 하림이 HMM의 새 주인으로 최종 낙점됐다. 본계약을 체결하면 자사 벌크 전문 해운사 팬오션과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하림이 기업 규모가 더 큰 회사를 인수하면서 앞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관측에도 무게가 실린다. 인수전이 한창일 때부터 하림의 자금력 문제는 불거졌다. 하림이 HMM 인수에 성공하게 되면 ‘새우가 고래를 삼킨 셈’이라는 평가가 나온 까닭도 여기에 있다. HMM은 올해 4월 기준 자산 총액 25조8000억원에 달하는 대기업이지만 하림은 1조6000억원에 불과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인수를 위해선 JKL파트너스에 자금력을 기대야 한다.

부족한 대금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하기 때문에 향후 하림이 감당해야 할 금융비용도 적지 않은 부담이다. 하림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와 함께 유가증권 매각과 영구채 발행, 선박 매각 등으로 2조~3조원대 자금을 조달할 전망이다. 금리를 8%대로 가정했을 때 하림이 1년에 갚아야 할 이자만 2000억~3000억원에 달한다. 

하림이 HMM을 연내 인수한다 해도 직접적인 시너지를 내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된다. 해운업은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으로, 10~20년 주기로 호황과 불황을 오간다는 특징이 있다. 침체기에 접어든 해운 경기를 넘어서야 하는데 이를 버티려면 재정건전성도 바탕이 되어야 한다. HMM도 지난 2011~2019년까지 약 10년간 적자 상태를 면치못했으며 결손금도 4조원에 달할 정도였다. 

당초 HMM 매각을 두고 ‘졸속 매각’이라고 비판해온 HMM 노조의 반발이 거세 협상 과정에서의 난관도 예상된다. HMM해원연합노조는 사측과 진행 중인 단체협약 협상 결렬을 통보하고 파업에 나설 방침이다. 노조는 매각 절차를 중단시키기 위해 투쟁하겠다는 입장이다. 

초대형 컨테이너선 운영 경험이 없다는 점도 극복해야 할 문제다. HMM은 글로벌 컨테이너선사 중 초대형선 보유 비율이 가장 높다. 하림은 정성 평가에서 해운업 운영 경험 등에서도 점수를 얻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림이 지난 2015년 인수한 종합해운기업 팬오션을 운영해온 것은 맞지만 인수 이후에도 경쟁력을 유지 및 확대하려면 지속적인 투자와 운영 능력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된다.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맺고 내년 초 인수 작업을 마무리 지을 예정인 하림에겐 기업결합 심사라는 관문도 남았다. 팬오션과 HMM의 합병으로 경쟁당국이 독점 우려를 제기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림지주는 “하림그룹은 앞으로 우선협상대상자의 지위를 갖고 매각측과의 성실한 협상을 통해 남은 절차를 마무리하고 본계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협상을 잘 마무리하고 본계약을 체결하게 되면 벌크 전문 해운사인 팬오션과의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을 높여 안정감있고 신뢰받는 국적선사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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