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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보 상태 컬리·무신사 상장은 언제쯤

[유니콘 상장에 쏠린눈]②
컬리·무신사 추가 투자 유치 불구 상장 시기 묘연
수익성 개선 통한 몸값 높여야 상장 성공 가능할 듯

김슬아 마켓컬리 대표. [사진 마켓컬리]

[이코노미스트 마켓in 이승훈 기자] 최근 국내 유니콘(기업 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사) 기업인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야놀자 등의 기업공개(IPO) 기대감이 커지면서 컬리, 무신사 등 이커머스 업계 대어들의 상장 여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대기업 이커머스 계열사들과 달리 컬리나 무신사는 스타 스타트업으로 성장한 대표 기업들이기 때문에 시장의 관심이 높다. 우선 신선식품 배송플랫폼 컬리는 ‘이커머스 샛별’이라 불리며 한 때 몸값 4조원에 달했다. 지난 2021년 쿠팡이 미국 뉴욕 증시 입성에 성공하며 컬리도 나스닥행을 택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으나 현재는 국내 IPO도 묘연한 상태다. 외형 성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익개선에 성공하지 못하며 밸류(기업가치) 역시 흔들리고 있어서다. 

지난 2014년 설립된 컬리는 2015년 ‘샛별배송’(새벽배송)을 선보였다. 컬리는 이에 더해 차별화된 컨텐츠, 매력적인 보라색 패키징 등으로 2030 여심을 사로잡으며 빠르게 성장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간 비대면 문화가 확대되면서 컬리의 신선식품 새벽 배송은 더욱 빛을 발했다. 컬리는 2016년 매출 173억원이었지만 코로나19 기간인 2021년에는 연매출이 1조5614억원으로 급성장 했고, 2022년에는 연매출 2조372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문제는 창사 이래 적자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영업손실이 2016년 88억원에서 2018년 336억원으로 확대됐으며, 2021년 2177억원, 2022년 2334억원으로 계속 증가했다. 이에 컬리는 수익성 개선을 위해 신사업으로 화장품 영역인 뷰티컬리를 런칭했다. 또 물류센터를 전국 단위로 확장하며 샛별배송 서비스 지역 확대 효과도 노렸다. 판매관리비를 줄이며 비용절감을 위해서도 노력했다. 이에 컬리는 2023년 상반기 영업손실은 전년보다 크게 줄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1% 감소한 1조174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실은 778억원으로 절반가량 줄었다. 하지만 연내 흑자 전환이 힘들어 보이면서 IPO를 위한 탄탄한 체력을 아직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컬리의 기업가치를 높이는데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컬리는 지난해 5월 홍콩계 사모펀드(PEF)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 아스펙스캐피털로부터 총 2500억원의 투자를 받았다. 컬리가 흑자전환하지 못할 경우, 전환우선주 전환비율은 1대 1에서 1대 1.8462343로 조정하는 조건이 달렸다. 업계에서는 전환비율을 조정할 경우 기업가치 하락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투자에서 컬리는 기업가치 2조9000억원 수준을 인정받았지만 현재의 몸값을 유지하기 힘들 수 있다. 

수익성 개선 과제…밸류 높여 상장시기 노려 

패션플랫폼 무신사는 2024년에는 IPO에 나설 것이란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IPO시장 한파가 아직 완전히 풀리지 않으면서 무신사는 숨 고르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한문일 무신사 대표는 2023년 11월 공개 석상에서 “2025년까지 IPO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IPO를 하는 이유는 자금을 조달하고 기존 주주들이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함인데 이미 주주들의 투자금 회수가 잘 이루어지고 있다”며 “기존 주주들과 커뮤니케이션이 잘 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무신사는 적격 IPO 기준에 대해 공모가 기준 상장 후 시가총액 3조2000억원, 공모자금 규모 1100억원 이상일 경우로 합의했다. 적격 IPO 요건을 구체적인 수치로 정하며 신규 투자자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신규 투자유치에도 성공했다. 무신사는 최근 PEF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자산운용사 웰링턴매니지먼트로부터 2000억원 규모의 시리즈C를 유치했다. 이번 투자유치로 3조원 중반 가량의 기업가치로 평가받았는데, 그 이상으로 몸값을 높였을 때 상장시기를 다시 구체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지금 추진하고 있는 게 성과를 내기까지 시간이 있다 보니 좀 더 몸집을 키워 나중에 상장을 노릴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무신사는 2019년 미국 세콰이어캐피털로부터 1900억원대 투자를 받았을 당시, 5년 내 상장을 내세웠다. 하지만 무신사는 IPO를 서두르기 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무신사는 투자유치로 확보한 자금을 발판 삼아 미국, 일본 등 글로벌 시장을 확대하고 온라인을 넘어 오프라인 시장으로 접점을 넓히고 있다. 무신사 뷰티 등으로 기존 남성 고객에서 여성 고객으로 타깃층도 확대했다. 

또한 무신사는 자산유동화, 회사채 발행 등으로 운영자금 확보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성수동에 있는 무신사 캠퍼스 E1을 세일즈 앤 리스백(Sale & Lease Back, 매각 후 임대) 방식으로 마스턴투자운용에 매각했다. 본사로 활용 중인 무신사 캠퍼스 N1도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같은 곳에 매각했다. 


무신사 스탠다드 홍대. [사진 무신사]

이러한 행보는 무신사가 인수합병(M&A)을 단행하며 외형성장에는 성공했지만 수익성 개선 과제가 남았기 때문이다. 무신사는 첫 감사보고서를 공시한 2016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472억원, 217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무신사는 2022년 연결기준 매출 7083억원으로 전년 대비 53.5% 성장했다. 몸집은 커졌지만 수익성은 후퇴했다. 2022년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2억원으로 전년 585억원 대비 95%나 감소했다. 당기순손실 558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투자자들이 들어왔을 때 밸류랑 그런 것들이 IPO 시점에서 원하는 밸류와 맞아야 하지 않겠냐”며 “지금 시장 상황이 안 좋은데다 컬리나 무신사가 추진 중인 사업들이 수익성 개선 증명 등을 아직 완전히 이룬 것은 아니다. 금리 등 시장 상황에 따라 IPO 시기나 성공 여부는 또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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