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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원식 남양유업 회장[금주의 CEO]

60년 오너 경영 끝낸 비운의 경영인

불확실성의 시대입니다. 기업의 생존은 선택과 집중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겁니다.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CEO(최고경영자)의 역량이 기업의 희비와 직결되는 이유입니다. CEO의 결정은 기업을 살리는 약이 될 수도 기업을 죽이는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한 주간 국내 CEO들의 선택을 들여다보고, 이목이 집중된 CEO를 소개합니다. 매주 일요일 오전 연재합니다. [편집자주]

2021년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 당시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모습.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창훈 기자] 60년 오너 경영에 마침표를 찍은 경영인이 있습니다. 창업자의 아들로 경영권을 물려받아 회장에 오른 지 약 30년 만에 경영권을 잃게 된 겁니다. 회장에 선임된 이후 10년 정도는 무난하게 회사를 운영했는데요. 대리점 상대 갑질 논란, 창업자 외손녀 마약 투약 사건 등에 휘말리며 회사 이미지가 크게 훼손됐습니다. 특정 제품에 코로나19 감염 억제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사의를 표명한 인물이죠. 이 사건이 도화선이 돼 결국 경영권을 국내 사모펀드에 넘겨주게 됐습니다.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이 주인공입니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이달 4일 국내 사모펀드 한앤컴퍼니(이하 한앤코)가 홍원식 회장과 가족을 상대로 낸 주식 양도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 승소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한앤코 측은 지난 2021년 8월 홍 회장 등을 상대로 주식 양도 소송을 제기했는데요. 한앤코는 2021년 5월 홍 회장 측과 남양유업 지분 53%를 3107억원에 넘겨받는 계약을 체결했는데, 홍 회장이 이 계약을 이행하지 않자, 소송에 나섰습니다. 홍 회장은 같은 해 9월 계약 해지를 통보했습니다. 이와 관련 2년 넘게 소송이 진행됐는데, 1‧2심에 이어 대법원도 한앤코 손을 들어준 것이죠. 

남양유업의 60년 오너 경영에 마침표를 찍게 된 비운의 경영인인 홍 회장은 고(故) 홍두영 남양유업 창업자의 장남입니다. 고 홍두영 창업자는 1964년 남양 홍 씨의 본관을 따 남양유업을 설립했는데요. 남양유업은 국내 기술로 만든 남양분유를 비롯해 맛있는 우유 GT, 불가리스, 프렌치카페 등의 인기 상품을 선보이며 국내 우유 시장의 강자로 자리를 잡았습니다. 서울우유의 뒤를 잇는 2위 우유 회사로 명맥을 유지해 왔습니다. 

문제는 홍 회장이 회장에 오른 지 10년 만인 2013년부터 시작됐습니다. 2013년 남양유업이 지역 대리점에 물품을 강매하는 등 갑질한 사건이 드러나며 전국적으로 불매 운동이 벌어진 겁니다. 2019년엔 창업자 외손녀 황하나 씨의 마약 투약 사건이 알려졌고, 2021년엔 홍 회장이 경쟁사 매일유업에 대한 허위 비방글을 쓰도록 지시한 혐의로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급기야 2021년엔 불가리스에 코로나19 감염 억제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다가 보건당국이 고발하는 일까지 벌어졌죠. 이른바 ‘불가리스 사태’가 진화되지 않자, 홍원식 회장은 대국민 사과와 함께 한앤코와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후 계약 해지 등을 통해 경영권을 되찾으려고 했지만, 법원의 판단으로 결국 남양유업 오너 경영도 끝나게 됐습니다. 유통업계에선 “각종 논란 때마다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홍원식 회장이 제 손으로 경영권을 잃게 된 셈”이란 말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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