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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지배구조 개선 기대감에 황제株 영광 되찾나 [이코노 株인공]

지난 9일, 59만7000원 마감…열흘 새 약 30% ↑
지난 5일 장중 64만5000원…52주 신고가 기록
경영권 불확실성 해소에 기업가치 개선 기대감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송현주 기자] 남양유업(003920)이 긴 터널을 지나고 다시 ‘황제주’(주당 100만원 이상인 주식)에 등극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지난 2년간 이어진 경영권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기업가치 개선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다만 법정 분쟁과 지분 정리 과정이 남아있는 만큼, 경영 정상화까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남양유업 주가는 최근 들어 가파른 우상향 패턴을 보이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남양유업은 지난 9일 기준 전날 보다 1000원(0.17%) 오른 59만7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약 열흘 새 주가는 29% 가까이 뛰었다. 해당 기간 개인 투자자들이 남양유업 주가를 3162억원어치 순매수하며 주가 상승을 이끌었다.

지난해 12월 21일 45만7500원에 머물던 주가는 다음날 장 초반부터 강세를 나타냈다. 한앤컴퍼니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간 주식양도소송에 대한 판결 선고가 이달 4일로 확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남양유업은 12월 22일 오전 10시경 전 거래일 대비 22.4% 오른 56만원에 거래됐다. 이후 주가는 지난 1월 5일 장중 64만5000원까지 상승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남양유업 주가 추이. [사진 구글 파이낸스]

주가 상승은 경영권 분쟁 마무리로 기업가치 제고에 대한 기대감 때문으로 보인다. 한앤컴퍼니는 지난 2021년 주식매매계약 체결 당시 “남양유업에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해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화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집행임원제도는 의사결정과 감독 기능을 수행하는 이사회와 업무를 처리하는 집행임원을 분리해 운영하는 제도다. 이사회의 감독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집행임원의 책임경영을 높이는 장점이 있다.

아울러 한앤컴퍼니는 기존 남양유업 직원들의 고용을 승계하겠다고 밝혀온 만큼 경영권 인수 후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여기에 행동주의 펀드 차파트너스 측이 제안한 공개매수 요구를 받아들일지 여부도 관전거리다. 남양유업 지분 3%를 보유한 차파트너스는 지난해 2월 주주제안을 하면서 “소액주주들에게도 한앤코 경영권 인수가(주당 82만원)와 동일하게 공개매수 기회를 달라”고 요구한 바 있다. 이에 “새로운 지배주주가 된 한앤코를 환영한다”면서 재차 공개매수 제안을 내놨다. 

증권가에선 투자금 회수가 최종 목적인 사모펀드의 특성상, 앞으로 한앤코 측이 수익 창출을 위해 적극적인 주가 부양 및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남양유업은 분유 업계에서의 압도적 지위를 기반으로 지난 1978년 6월 유업계 최초로 IPO(기업공개)를 진행,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했다. 지난 2013년엔 4월에는 117만원을 넘기며 황제주에 진입했다. 하지만 그해 5월 이른바 대리점 갑질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남양유업에 대한 불매운동이 발생했고 남양유업 주가는 열흘만인 5월 13일 100만원이 무너지면서 장을 마쳤다. 그렇게 8개월 동안의 황제주 시대를 끝낸 바 있다.

한앤코는 홍 회장을 상대로 2021년 8월 주식양도 이행 소송을 제기해 최근까지 2년 넘게 분쟁을 이어왔다. 그러다 1·2심 재판부에 이어 지난 4일 대법원까지 한앤코 측 손을 들어주면서 남양유업의 60년 경영은 막을 내렸다.

증권가에선 투자금 회수가 최종 목적인 사모펀드의 특성상, 앞으로 한앤코 측이 수익 창출을 위해 적극적인 주가 부양 및 공격적인 경영에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엄수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대법원 선고일자가 정해진 당일 남양유업 주가가 급등했다”며 “남양유업의 새 주인이 된 한앤컴퍼니는 집행임원제도 도입, 직원들의 고용 승계, 훼손된 기업 이미지 제고, 실적 개선 등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변수도 존재한다. 남양유업은 이번 판결로 경영권 분쟁은 마무리됐지만 홍 회장과 한앤코 간 손해배상청구소송 등 법정 분쟁과 지분 정리 과정이 남아 아직 경영 정상화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엄 연구원은 “여러 논란으로 훼손된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고 경영실적을 개선하는 것 또한 시급한 과제”라며 “남양유업의 연 매출은 지난 2020년 1조원 아래로 떨어졌고 2022년까지 3년 연속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23년의 경우 1~3분기에 28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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