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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게이머 출신 창업가가 아버지에게 배운 것…”결정하면 실행하는 게 중요” [C-스위트]

[CXO의 방] 서경종 라우드코퍼레이션 대표의 함성(喊聲), 소리 함(喊) 소리 성(聲)
대규모 구조조정 하면서 기업 성장 중요성 깨달아
“힘들 때마다 아버지의 수첩 보고 기업가의 역할 생각”

CXO(Chief X Officer). 기업의 최고경영자인 CEO를 비롯해 CMO(마케팅), CTO(기술), CFO(재무), COO(운영) 등 각 기업의 분야별 최고책임자를 아울러 일컫는 말입니다. C레벨은 성공의 상징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이코노미스트’는 실력과 역량을 인정받아 C레벨의 자리에 오른 이들과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노력하는 예비 리더들과 함께합니다. ‘C-스위트(SUITE)’는 ‘CXO의 방’이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CXO가 머무는 공간을 글과 사진으로 보여주는 콘텐츠입니다. 기업을 이끄는 리더의 비전과 전략이 탄생하는 공간, ‘C-스위트’에서 새로운 영감을 얻고 성공의 꿈을 키워나가시길 바랍니다. [편집자주]

서경종 라우드코퍼레이션(LOUD Corporation) CEO(대표)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최영진 기자] 그가 일하는 책상에 있는 24인치 모니터와 독특하게 생긴 마우스가 눈길을 끈다. 모니터는 100만원 이상이고, 마우스도 10만원이 넘는다고 한다. 바로 게이머들이 좋아하는 모니터와 마우스다. 이유가 있다. 이 책상의 주인은 프로게이머 출신의 창업가, 서경종 라우드코퍼레이션 대표.
 
그는 중학생 때인 2002년부터 10년 정도를 ‘샤크’(Shark)라는 아이디를 쓰는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로 활동했다. 군 제대 후 게임업계로 돌아가고 싶었지만, 스타크래프트의 시대는 갔다. 게임 대신 창업을 선택했다. 

014년 3월 친한 형 두 명(프로게이머 출신 홍진호와 이두희 멋쟁이사자처럼 대표)과 함께 재미있는 일을 해보자고 의기투합해 라우드의 전신인 프로게이머 전문 멀티채널네트워크(MCN) ‘콩두 컴퍼니’를 창업했다. 자본금 10만원, 당시 그의 지분율은 10%였다. 1년 후 두 명의 형은 자신이 하고 싶은 게 있다고 회사를 그만뒀다. 게임만 알았던 20대 청년 혼자 남았다. 이후 10년, 연 매출 수백억원의 기업으로 키워냈다. 프로게이머로 10년, 창업가로 10년을 살았는데 이제 그의 나이는 30대 후반에 불과하다. 

프로게이머 출신 창업가답게 그의 사무실 곳곳에서 게임 관련 비품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그는 아버지의 수첩을 보면서 기업가의 역할을 다시 생각한다고 한다. [사진 신인섭 기자]


라우드의 성장에는 말 못 할 고통이 숨어 있다. 그가 한때 운영한 유명 프로게임단에서 문제가 발생해 그가 모든 책임을 지고 자리에서 물러나 1년 동안 낭인이 되기도 했다. 사업이 어려워 100명의 구성원을 15명으로 줄이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이때 정말 힘들었다. 구성원들과 웃으면서 말도 잘했는데, 당시에는 구성원을 아는 체도 못했다”고 회고했다. 이때의 경험으로 기업은 성장해야 하고, 기업가는 성장을 이끌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여전히 기업가로 사는 것은 어렵다. 힘들 때마다 보는 게 있다면서 책상 한편에서 꺼내 온 게 있다. 고인이 된 아버지가 남긴 유품 중 하나인 닳고 닳은 수첩이다. “아버지도 잘나가던 기업가였다. 전국에 프랜차이즈 매장 150여 개를 열었고 강연도 했지만 위기를 극복하지 못했다”면서 “아버지는 능력 있는 기업가였는데, 충격이 컸던 탓인지 다시 일어서지 못하셨다. 기업가에게는 그만큼 막중한 책임감이 따른다는 사실을 배웠다”라고 그는 말했다. 그 수첩에는 아버지가 고민했던 여러 사업 기획과 아이디어 그리고 사람들 연락처가 적혀 있다. 

아버지의 수첩을 볼 때마다 그는 다짐한다. 회사 이름처럼 목표가 정해지면 한껏 소리 지르며 그곳을 향해 달려간다는 것이다. 

서경종 라우드코퍼레이션 대표. [사진 신인섭 기자]

서경종 대표는_ 2002년 중학생 때 프로게이머로 데뷔해 10년간 '샤크'(Shark)라는 아이디를 사용하는 프로게이머로 활동했다. 이후 2년 동안 게임해설가로 활동했고, 군 제대 후 프로게이머 출신 홍진호와 현재 멋쟁이사자처럼을 운영하는 이두희 대표와 함께 라우드코퍼레이션의 전신인 콩두를 창업했다. 현재 라우드코퍼레이션은 e스포츠 리그 운영 및 관련 콘텐츠 제작, 프로게이머 매니지먼트 및 뮤지컬 제작 등을 하는 콘텐츠 기업으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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