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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CJ·네이버·카카오·SM·JTBC 당했다…유명 제작사 ‘사칭 사기’ 확산

대기업 콘텐츠 계열사 사칭해 피해자 현혹…위조 자료 제시
설문조사·섭외 빌미로 개인정보 요구…NFT 거래 유도 사례도
피해 제보받은 기업들 공지 띄우고 주의 당부…모니터링 진행

국내 유명 콘텐츠 제작사를 사칭한 사기 사례가 급증하면서 관련 기업들이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왼쪽부터) SLL·스튜디오N·키이스트 홈페이지 공지 내용. [사진 각 사 홈페이지 캡처]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국내 유명 콘텐츠 제작사를 사칭해 금전을 요구하는 식의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 콘텐츠 제작 기업을 운영하는 대기업 직원이라고 속여 ‘가짜 이벤트’나 ‘설문조사’ 등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이메일·사회관계망서비스(SNS)·카카오톡·문자 등을 이용해 피해자에게 접근, 계좌번호를 포함한 개인정보를 요구하거나 특정 사이트 링크 접속을 유도하는 식의 사례도 다수다. 사칭한 기업은 사례별로 다르지만, 접근법·진행 방식과 피해 발생 시점 등이 유사해 특정 집단에서 전방위로 사기 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22일 ‘이코노미스트’ 취재 결과 국내 주요 콘텐츠 제작사들은 최근 사칭 사기 피해 사례가 다수 접수돼 이용자들에게 주의를 당부하고 나섰다. CJ그룹·네이버·카카오·중앙그룹·SM엔터테인먼트 등 대기업 콘텐츠 계열사에 다양한 피해 사례 접수가 이뤄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기업은 피해 사실을 인지한 직후 홈페이지나 공식 SNS 계정 등에 주의를 당부하는 공지를 올렸다.

본지가 확인한 사칭 사기 사례 접수 기업은 구체적으로 ▲CJ ENM ▲스튜디오드래곤 ▲티빙 ▲CJ ENM 스튜디오스 등 CJ그룹 콘텐츠 계열사를 비롯해 ▲스튜디오N(네이버웹툰 자회사) ▲크로스픽쳐스(카카오엔터테인먼트 자회사) ▲SLL(옛 JTBC스튜디오·중앙그룹 계열사) ▲키이스트(SM엔터테인먼트 계열사) 등이다. 이들 기업에 첫 피해 사례가 접수된 시점은 지난해 12월 20일 전후인 것으로 파악됐다. 콘텐츠 제작사를 사칭한 피싱 사기 행위가 비슷한 시기에 이뤄졌단 방증이다.
국내 주요 콘텐츠 기업 사칭 사기 시도 내용. [제공 제보자]

관련 기업의 한 직원은 “콘텐츠에 대한 설문조사 후 보상이 없어 공식 채널로 문의가 와 피해 사실을 최초로 인지했다”며 “이후로도 진행 방식이 미숙하다는 점에 수상함을 느껴 제보가 이뤄지는 식의 다양한 사례가 접수됐다”고 설명했다.

각 기업에 접수된 피해 사례를 종합하면 사기 행위는 제작진이나 임직원으로 위장해 진행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 과정에서 위조한 사원증·회사소개 자료·사업자등록증 등을 제시해 피해자를 현혹하는 사례도 다수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작진·임직원임을 믿게 만든 뒤 ‘설문조사에 참여하면 보상금을 준다’, ‘프로그램에 섭외를 요청한다’는 식으로 피해자를 속여 개인정보를 빼내거나 금전을 요구하는 방식이다. 일부에선 대체불가토큰(NFT) 거래를 유도하기도 했다.

사칭 사기 사례를 제보받은 기업들은 이를 두고 “사전 공지 없이 이벤트를 진행하지 않으며 금전을 대가로 한 설문조사나 방송 섭외도 진행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기업의 유명세를 이용한 매우 악질적인 수법”이라며 “조금이라도 이상한 지점이 발견되면 즉시 수사 당국이나 해당 기업에 신고를 진행해야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주요 계열사 모두에서 사칭 피해 사례가 접수된 CJ ENM은 현재 사전 모니터링을 강화해 도메인 사칭·피싱 사이트 개설 등을 수시 점검하고 있다. CJ ENM은 해당 사실을 선제적으로 언론 등 대외에 알리는 등 피해 방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진행 중이다. 회사 관계자는 “정부 기관과 공조해 대응 방안도 적극 강구하고 있다”며 “피싱 사이트나 회사를 사칭한 유해사이트를 발견하면 적극적으로 차단을 요청하고 있고, 관련 사례도 지속 공유해 선제 대응을 위해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스튜디오N에 사기 행위가 접수된 직후 홈페이지 등에 공지를 올리고 주의를 당부했다”며 “필요할 경우 수사 기관과 적극 협조해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CJ ENM 홈페이지 공지문. [제공 CJ EN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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