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편의점이 오프라인 유통 최강자 자리를 노린다. 1인 가구 증가 등 인구 구조 변화와 맞물려 편의점과 백화점과의 매출 격차는 1%포인트(p) 이내로 좁혀졌다. 이미 대형마트를 제친 편의점은 백화점과 매출 박빙을 보인다. 이르면 올해 편의점이 매출 1위를 탈환해 오프라인 유통을 주도하는 채널로 자리매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지난해 주요 유통업계 매출 동향에 따르면 전체 유통업계 매출 중 편의점 매출 비중은 16.7%로 백화점(17.4%)을 0.7%p 차로 바짝 추격했다. 2022년 포인트 차이는 1.7%p였다. 편의점과 대형마트(12.7%) 간 격차는 4%p로 2022년(3%p)보다 더 벌어졌다.

편의점은 지난해 고물가와 경기 불황 등 악조건 속에서도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편의점 매출은 8.1% 늘어 같은 기간 백화점(2.2%), 대형마트(0.5%)에 비해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코로나19 이후 ‘보복 소비’가 기승을 부린 2022년 매출 증가율은 10.8%로 백화점(15.8%)에 이어 2위였다.

편의점을 제외한 백화점·대형마트·SSM(기업형 슈퍼마켓) 등은 부진했다. 백화점의 경우 매출 비중이 0.6%p 줄었으며 대형마트와 SSM은 각각 0.7%p, 0.1%p 감소했다. 대형마트는 매출이 0.5% 오르는데 그치며 유일하게 0%대 성장을 기록했다.

편의점 업계, ‘MZ’ 1인 가구 공략 통했다

대형 유통 채널에 치여 오프라인 만년 3위에 머물러 있던 편의점은 2021년 매출 비중이 15.9%로 처음으로 대형마트(15.7%)를 제치며 업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편의점 성장을 뒷받침한 건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근거리에서 필요한 상품을 소량으로 구매하는 소비 패턴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편의점들도 이같은 흐름에 맞춰 근거리 장보기와 식료품 채널로 변신을 꾀했다. 대형마트에서 구하기 어려운 차별화 먹거리 상품군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가성비’와 ‘차별화’를 내세운 전략도 주효했다. 고물가로 인해 소비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초저가 상품과 함께 특정 편의점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PB제품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을 유인하는 데 성공했다. 

실적도 좋다. 편의점 업계는 흑자를 달성하며 성장세를 기록 중이다. 

GS리테일 편의점 사업의 지난해 3분기 매출은 2조220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78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 늘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의 지난해 3분기 연결기준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2199억원, 9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9%, 0.11%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성장세가 지속될 경우 이르면 올해 편의점이 백화점을 넘어 오프라인 유통 채널 매출 1위에 오르는 역전 현상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가 지속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돼 백화점에서 파는 고단가 상품을 사기엔 소비자의 심리적 장벽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며 “그에 반해 편의점은 저단가·저관여 상품을 판매하고 있고, 각 사에서 차별화 및 가성비 상품으로 고객을 유입하려는 노력이 있어서 타 업계에 비해 성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