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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혈통 VS 외부 수혈…차기 NH투자증권 대표 '3파전' 압축

12일 열리는 임시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 1명 결정
지난해 증권업계 사건사고 많았던 만큼 “전문가 원해”

울 여의도 소재 NH투자증권 사옥 전경. [사진 NH투자증권 제공]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차기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자리를 둔 경쟁이 3파전으로 압축됐다. 회사 내부와 그룹, 외부 출신의 인사가 고루 후보에 오르며 업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최근 이사회 내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소집해 차기 대표이사 숏리스트(최종후보자명단)로 윤병운 NH투자증권 부사장, 유찬형 전 농협중앙회 부회장, 사재훈 전 삼성증권 부사장 등 3명을 확정했다. 

내부 출신 후보인 윤병운 부사장은 현재 NH투자증권의 기업금융(IB)1, 2사업부 총괄 대표를 맡고 있는 자본시장 전문가다. 지난 1993년 NH투자증권의 전신인 LG투자증권에서 증권맨 생활을 시작한 윤 부사장은 지난 20여 년 동안 정영채 대표와 함께 일하며 NH투자증권의 IB 황금기를 이끌었다. 특히 커버리지 분야에서 독보적 전문성을 갖춘 영업통이란 평가다. 지난해 IB2사업부 대표를 겸직하는 등 정 대표를 이을 후계자로 거론될 만큼 회사 내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다. 

NH농협금융그룹 인사로는 유찬형 전 부회장이 숏리스트에 포함됐다. 유 전 부회장은 1988년 그룹에 입사한 이래 농협중앙회 충남지역본부장, 기획조정본부 상무, 농협자산관리 대표이사, 농협중앙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농협중앙회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로 꼽힌다. 

외부 인물로는 사재훈 전 부사장이 이름을 올렸다. 사 전 부사장은 정통 삼성맨으로 25년 이상 자산관리 분야에 몸담은 전문가다. 지난 1998년 삼성증권에 입사한 이래 홀세일본부장, 자산관리(WM)본부장, 리테일 본부장 등을 거쳐 채널영업부문장을 역임했다. 

NH투자증권은 이달 11일 열리는 임시 이사회에서 최종 후보 1명을 발표하고, 26일에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차기 대표이사를 공식 선임할 방침이다.


농협중앙회장 의중 변수…다사다난 증권가 “전문가 필요”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정영채 대표는 스스로 용퇴를 결정했다. 정 대표는 지난 4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이번 주주총회 때까지 역할을 하고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며 “한동안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이제 스스로를 정리할 적기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2005년 NH투자증권으로 옮겨 13년 간 IB사업부 대표를 역임했다. 2018년 NH투자증권 대표를 맡았고, 2020년, 2022년 3연임에 성공했다. 이번에도 롱리스트(1차 후보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면서 4연임에 도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정 대표의 연임이 불발되자 지난해 11월 옵티머스 사태로 금융위원회로부터 문책 경고를 받은 것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문책 경고 징계처분 취소와 징계처분 효력을 멈춰달라는 신청을 제기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징계 효력이 정지됐다. 처분이 확정되면 3~5년 간 금융권 재취업이 제한된다.

업계에서는 정 대표가 밝힌 차기 CEO의 조건에 주목하고 있다. 앞서 정 대표는 “자본시장을 잘 이해해야 하고 미래를, 고객을 위해 끊임없이 고민해야 하며 다른 금융업과는 달리 시장에서 존재해 끊임없는 변화, 가격 탐색 요구에 대응하고 시시각각의 판단이 조직의 흥망성쇠와 연결돼 있어 여타의 업보다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이 요구된다”고 요구했다.

이를 두고 유 전 부회장이 유력한 후보로 부상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농협금융그룹 안팎에서는 최근 제 25대 농협중앙회장으로 당선된 강호동 당선인이 유 전 부회장을 차기 증권 대표로 강하게 밀어붙인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최근 강호동 농협중앙회장 취임과 NH투자증권 CEO 선임 시기가 맞물린 것이 차기 대표를 선정하는 변수로 거론된다. 이달 21일 정기총회 이후 강 회장의 임기가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이성희 회장이 이달 6일 퇴임하기로 하면서 강 회장의 임기도 7일로 앞당겨졌다. 

‘결과는 열어봐야 알 것 같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다만 지난해 증권업계가 차액결제거래(CFD), 주가연계증권(ELS) 사태를 비롯해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등 사건사고가 많았던 만큼 리스크 관리와 수익성 개선 등을 잘 이뤄낼 수 있는 금융 전문가를 바라는 눈치다. 

한편 NH투자증권 올해 IB, WM, 트레이딩 분야 등에서 성과를 높이는 게 중점 목표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7257억원을 달성하며 업계 순위 3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39.2% 성장한 수치로 업계 실적 순위도 2022년 5위에서 두 계단 상승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83.39% 증가한 5564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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