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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박 GC셀 대표가 ‘넥스트 플랫폼’ 찾는 이유 [이코노 인터뷰]

[‘기적의 치료제’ 돌파구는]③
CAR-NK세포치료제 파이프라인 임상 속속 진입
개발 전략 다르게 해 표적과 모달리티 연구 추진
모달리티 확장 숙제…AI 기술 도입 등 시도 다양

제임스 박 GC셀 대표 [사진 신인섭 기자]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관심을 받는 영역은 새로운 치료 접근 방법(모달리티)이다. 기존의 방법으로 치료가 어렵던 질환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서다. 세포치료제도 마찬가지다. 특히 면역세포치료제는 우리 몸의 면역체계를 강화해 질병을 치료하기 때문에 치료 효과는 높고 부작용은 적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람이 아직 정복하지 못한 질병 해결에 면역세포치료제를 비롯한 새로운 모달리티들은 ‘열쇠’가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키메릭 항원 수용체(CAR)-자연살해(NK)세포치료제도 여러 기업이 주목하는 모달리티다. 기업들이 개발에 뛰어든 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시장에 나온 CAR-NK세포치료제는 없다. 시장을 선점한 약물이 없기 때문에 해외 여러 제약사보다 규모는 작지만, 기술력을 갖춘 국내 기업이 노릴 ‘틈’이 있다. 제임스 박 GC셀 대표는 경기 용인에 있는 목암타운에서 이코노미스트와 만나 “GC셀은 10여 년 동안 세포치료제에 집중한 기업”이라며 “올해는 임상 중인 파이프라인의 연구개발(R&D) 속도를 올리고 이뮨셀엘씨의 사업 영역을 ‘글로벌’로 확장해 나가겠다”고 했다.

CAR-NK세포치료제 R&D 순항

GC셀이 가장 주목하는 파이프라인은 자가면역질환인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SLE) 치료제 후보물질 ‘GCC4001(AB101)’이다. 루푸스 신장염(LN) 환자를 대상으로 리툭시맙과 병용해 진행하는 임상 1상을 올해 상반기 미국에서 시작하기 때문이다. GCC4001은 동종유래 자가면역질환 CAR-NK세포치료제 중 미국에서 처음으로 임상시험계획(IND)을 승인받은 물질이기도 하다. GC셀의 미국 관계사인 아티바 바이오테라퓨틱스(아티바)가 임상을 맡고 있다. 아티바는 GCC4001을 재발성 또는 불응성 B세포 비호지킨 림프종(B-NHL) 치료제로도 개발 중이다.

박 대표는 “지난해 미국에서 GCC4001의 1상 IND가 승인돼 아티바의 영역도 항암 분야에서 자가면역질환으로 확장됐다”며 “GCC4001은 CAR-NK세포치료제라는 새로운 모달리티인 만큼 시장의 관심이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가면역질환 시장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시장의 변화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며 “미국 임상이 잘 진행된다면 GC셀이 아시아태평양(APAC) 지역에서 임상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GC셀과 아티바는 현재 각각 APAC과 북미·유럽 등 지역을 나눠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다른 파이프라인을 통해서는 개발 전략을 다르게 해 표적과 모달리티를 각각 살펴본다는 구상이다. GC셀은 고형암 치료제 후보물질인 ‘GCC2003(AB201)’과 T세포 림프종 치료제 후보물질인 ‘GCC2005(AB205)’을 개발하고 있다. GCC2003은 모달리티에, GCC2005는 표적에 초점을 맞춘 파이프라인이다. 예를 들어 GCC2003은 고형암에서 발현하는 인간 상피세포 증식인자 수용체 2형(HER2)을 찾아내는 항암제 후보물질이다. 박 대표는 “GCC2003은 개념검증(POC)이 잘 된 HER2를 표적하기 때문에 CAR-NK세포치료제라는 모달리티를 확인할 수 있는 파이프라인”이라고 설명했다.

GCC2005는 새로운 표적인 CD5 단백질을 찾아내는 CAR-NK세포치료제 후보물질이다. GC셀은 이 물질을 T세포 림프종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다. T세포 림프종은 T세포에서 암이 발생한 것이다. CAR-T세포치료제처럼 T세포를 치료제로 쓰는 약물로는 아직 치료하기 어렵다. 박 대표는 “CD5 단백질은 개발된 지 얼마 되지 않은 표적”이라며 “CD5 단백질을 표적하는 CAR-NK세포치료제 후보물질의 수도 세계적으로 10여 건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CAR-NK세포치료제는 안전성이 강점”이라며 “CD5를 표적하는 GCC2005는 새로운 ‘표적’에 집중하는 파이프라인”이라고 설명했다.

제임스 박 GC셀 대표 [사진 신인섭 기자]

GCC2005는 GCC4001과 GCC2003, GCC2003(AB202) 등 여러 건의 파이프라인을 기술 수출한 GC셀의 전략 물질이기도 하다. GC셀은 GCC2005의 연구 결과 일부를 가지고 오는 4월, 미국에서 열리는 미국암연구학회(AACR) 연례학술대회로도 향한다. GC셀의 R&D 담당 인력이 현장을 찾은 관계자들에게 GCC2005의 치료제 가능성을 소개할 계획이다. GC셀은 올해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에 GCC2005의 IND를 제출할 계획이기도 하다. 박 대표는 “GCC2005는 내부적으로도 연구 결과가 좋아 임상 단계에 진입해서도 좋은 결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면역세포치료제 확장하는 GC셀

GC셀의 고민은 면역세포치료제 이후다. 박 대표는 지난해 3월 GC셀 대표 취임 후 1년 동안 기업의 조직 문화를 바꾸고 프로세스를 혁신하는 데 집중했다. 특히 R&D 담당 부서를 조정하고 이들에게 R&D 영역을 어떻게 확장할 수 있을지 고민해달라고 주문했다. GC셀이 CAR-NK세포치료제 외 다른 모달리티를 탐색하는 것도 이런 고민의 일부다. 박 대표는 “GC셀은 10여 년 동안 CAR-NK세포치료제를 개발했지만 다른 영역에도 도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표가 낸 답은 ‘넥스트 플랫폼’이다. 세포치료제 R&D를 이어가면서도 새로운 플랫폼이나 첨단기술을 도입하겠다는 뜻이다. 그는 “올해 추진할 핵심 목표 중 하나는 새로운 모달리티를 탐색하자는 ‘하이브리드 R&D 모델’”이라고 말했다. 이어 “CAR-T세포치료제나, 인체에 주입하는 인비보 CAR-T세포치료제 등도 들여다볼만하다”며 “첨단기술 중에서는 인공지능(AI) 기술 등에 주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GC셀은 국내 의료 AI 기업인 루닛의 생체표지자(바이오마커)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GCC2003의 R&D 효율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박 대표는 “AI 기술은 아직 바이오의약품이나 세포치료제 분야에서 잘 쓰이지 않는다”며 “목암생명과학연구소가 AI 신약 개발 분야를 연구하고 있는 만큼, 다양한 기관, 기업과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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