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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삐그덕’…정신아 체제서 ‘카카오 쇄신’ 가능?

카카오, 주총·이사회 열고 정신아 신임 대표 선임…“AI 강화”
“쇄신 타이밍 놓치지 않을 것” 포부에도…인적 개선 ‘잡음’
정신아·이사진, 주총 미참석…진정성 잃은 ‘쇄신 의지’ 비판

정신아 카카오 신임 대표이사. [사진 카카오]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코너에 몰린’ 카카오가 공식적으로 리더십을 교체했다. 정신아 카카오 신임 대표이사 체제를 통해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조직 쇄신 작업이 성공적으로 매듭지어질 수 있을지 시장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카카오는 28일 제주도 카카오 본사에서 제29기 정기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개최했다. 정 신임 대표는 주총을 통해 사내이사에 오른 뒤,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홍은택 전 카카오 대표는 사내이사 임기 만료에 따라 수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정 대표는 2023년 12월 대표이사로 내정될 당시 “카카오에 시간이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주어진 시간 내 (쇄신) 타이밍을 놓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대표 선임 직후에도 ‘쇄신’을 강조했다. 정 대표는 “회사 내·외의 기대와 주주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을 이루기 위해 쇄신 작업에 속도를 더하겠다”며 “카카오만이 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 개발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 또한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 쇄신’은 정 대표 스스로 대외에 줄곧 강조하고 나선 사안이자, 카카오그룹에서 최근 지속해 추진하고 있는 정책이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도 지난 1월 CA협의체 공동의장을 맡으면서 공식 등판했다. CA협의체는 그룹의 독립기구로 카카오 내부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컨센서스를 형성하는 조직이다. 김 창업자는 “지금의 상황에 참담함을 느낀다”며 “카카오라는 회사 이름까지도 바꿀 수 있다는 각오로 (쇄신 작업에) 임하겠다”고 했다.

카카오그룹은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제기된 주가 조작 의혹 ▲문어발 확장 비판 ▲카카오 택시 수수료 논란 등 다양한 지점에서 비판받고 있다. 규제·수사 당국의 제재가 이어지자 ‘조직 쇄신’을 내걸고 현재 위기를 탈피하겠단 취지다.

정 대표는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의 수장 자리에 올랐다. 인적 개선부터 조직 정비는 물론 회사 성장까지 맡은 과제가 산적하다.

AI 강화…의사 결정 효율화

카카오의 이런 경영 변화는 이번 주총에서도 나타났다. 카카오는 이번 주총을 통해 “급격히 성장한 사업 규모에 걸맞은 시스템 구축하겠다”며 “테크 기업 다운 빠르고 명확한 의사 결정을 위해 조직 개편도 단행한다”고 밝혔다. 의사결정 단계를 간소화하고 조직 및 직책 구조를 단순화해 책임과 권한을 명확히 하겠단 취지다. 기존 사업·목적별로 파편화돼 있는 기술 역량을 결집, 기술 부채를 해결하고 테크 이니셔티브를 확보하겠단 방향성도 제시했다. 카카오는 또 사업 성격에 따른 유연한 조직 구축 및 운영으로 업무 중복과 사일로 현상을 해소할 계획도 내놨다.

카카오는 이와 함께 성장 동력 마련 전략으론 ‘AI 기술·서비스 집중 강화’를 꼽았다. 전사에 흩어져 있던 관련 팀들을 모아 AI 통합 조직을 꾸린다. 해당 조직 산하에는 다양한 생성형 AI 기반 서비스를 실험하는 다수의 조직을 만들어, 빠른 실행과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도모할 방침이다.

카카오는 이를 위해 이상호 전 SKT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최고AI책임자(CAIO)로 영입했다. 이 CAIO는 ▲SKT AI사업단장 ▲다음 검색부문장 ▲다이알로이드 창업자 겸 대표 ▲네이버 검색품질랩장 등을 역임했다. 회사는 AI·데이터 전문가로 통하는 이 CAIO의 역량을 통해 AI 기술·서비스 고도화를 이룰 수 있다고 기대했다.

카카오는 이번 주총에서 ▲이사 선임의 건 ▲재무제표 승인 건 ▲정관 일부 변경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자기주식 소각의 건 ▲이사 퇴직금 지급 규정 개정의 건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승인의 건 등 총 8개 의안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이에 따라 다수의 사내·외 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정 대표와 더불어 ▲권대열 CA협의체 ESG위원장 ▲조석영 CA협의체 그룹준법경영실장이 신임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신규 사외이사로는 ▲함춘승 피에이치앤컴퍼니 대표 ▲차경진 한양대 경영정보시스템 전공 교수가 합류했다.
28일 제29기 정기 주주총회가 열린 카카오 본사 제주 스페이스닷원 앞에서 카카오 공동체 노동조합 ‘크루유니언’이 경영쇄신 참여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정신아號, 시작부터 ‘쇄신’ 잡음

카카오가 리더십까지 교체하며 쇄신에 힘을 주고 있지만, 진정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요 경영진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도덕적 해이 비판을 받은 인물들이 다시 채택됐기 때문이다. 정규돈 전 카카오뱅크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카카오 CTO로 내정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정 CTO 내정자는 카카오뱅크 기업공개(IPO) 직후 스톡옵션 매도를 진행, 총 80억원에 가까운 차익을 가져가며 논란이 됐던 인물이다.

정 CTO 내정자 외에도 정명진 전 그라운드X 최고재무책임자(CFO)의 복귀도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현재 카카오 CA협의체 전략위원회 사무국장으로 일하고 있고, 최근 카카오게임즈 주총을 통해 이 회사 기타비상무이사로 신규 선임됐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이사로도 선임됐다. 정명진 사무국장은 카카오 계열사 그라운드X와 크러스트에서 CFO를 역임했다. 두 계열사 모두 이른바 ‘코인(가상화폐) 먹튀 논란’으로 검찰 수사 선상에 올라와 있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이사 연임도 구설에 올라와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7일 주총을 열고 류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원안대로 가결했다. 류 대표는 이로써 추가 임기 1년을 받았다. 금융감독원은 카카오모빌리티에 최고 수위의 제재를 사전 통지하고, 류 대표는 해임을 권고한 바 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2020년부터 매출을 위법하게 부풀린 분식회계 혐의(외부감사법 위반)에 고의가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권고다. 금감원의 해임 권고에도 연임을 밀어붙인 모습이라 논란이 일고 있다.

한편, 이날 카카오 주총에는 정 신임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다. 카카오 이사진 모두 얼굴을 내비치지 않았다. 이번 주총은 1년 7개월의 임기를 마친 홍 전 카카오 대표가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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