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저축은행 순이익도 고꾸라졌다…‘717억원’ 적자 전환
[기로에 선 저축은행]②
10대 저축銀 2022년 순이익 9368억원→지난해 순손실 717억원
이자이익 7% 증가할 때 이자비용 67.4% 폭증
[이코노미스트 이용우 기자] 고금리 위기 여파는 대형 저축은행들도 피해 갈 수 없었다. 업계를 주도하는 10대 저축은행의 1조원대 순이익은 단 1년 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이자 비용이 치솟으면서 수익성이 악화했다. 높은 금리로 인해 대출 성장도 예년 같지 않은 모습이다. 업계 불황이 쉽게 끝나지 않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자산 순위 10개 저축은행 순익 급감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자산 순위 10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페퍼·다올·신한·상상인·OSB)은 지난해 717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10대 저축은행의 순이익은 2022년엔 9368억원으로, 1조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들 저축은행의 순이익 추이를 보면 ▲2019년 6641억원 ▲2020년 7755억원 ▲2021년 1조1395억원 ▲2022년 9368억원으로 2021년까지 순이익이 빠른 속도로 커졌다. 2022년 들어와선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7.8% 감소하긴 했지만, 높은 물가와 고금리 시장 상황에서도 10대 저축은행이 모두 흑자 기조를 지켜냈다.
하지만 2023년 말까지 이어진 고금리와 경기 침체 영향에 따라 중·저신용자들이 더 이상 대출을 확대하기 어려워졌고, 역대로 높아진 예·적금 금리에 따라 이자 비용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 해 만에 적자를 기록한 이유다.
10대 저축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을 보면 ▲SBI저축은행 891억원 ▲OK저축은행 711억원 ▲웰컴저축은행 302억원 ▲신한저축은행 150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 40억원 ▲다올저축은행 82억원 적자 ▲OSB저축은행 274억원 적자 ▲애큐온저축은행 633억원 적자 ▲상상인저축은행 750억원 적자 ▲페퍼저축은행 1072억원 적자 등을 기록했다.
10대 저축은행의 순이익 감소율은 OK저축은행(48.7%)을 제외하고 모두 67%를 넘었다. 적자를 기록한 다올·OSB·애큐온·상상인·페퍼저축은행 등 5개 저축은행의 순이익 감소율은 평균 220.8%다.
금융그룹 계열 저축은행들도 실적 악화 여파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신한저축은행을 제외하고 각 저축은행 실적을 보면 KB저축은행 936억원 적자(전년 동기 대비 1065억원↓), 우리금융저축은행 417억원 적자(486억원↓), 하나저축은행 180억원 적자(277억원↓) 등으로 모두 적자로 전환했다.
정기예금 금리 높이며 악순환 빠져
이런 현상은 고금리 현상에 따른 이자 비용 폭증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10대 저축은행의 이자 비용은 지난해 총 2조760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조6494억원) 대비 67.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이자이익 증가율이 7.0%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이자비용 증가율이 큰 폭으로 커진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2021년 9월 고금리 상황에서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신청으로 발생한 급격한 채권 금리 상승이 현재의 이자 비용 폭증을 유발했다. 당시 은행의 조달금리가 높아지자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일제히 연 4~5%대 정기예금 금리를 내놨고, 예금 이탈을 우려한 저축은행들이 이보다 높은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 상품을 내놨다.
2022년 11월 1년 만기 기준으로 애큐온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6.20%를 기록했고, OK저축은행도 6.05%, SBI저축은행은 5.50%, 한국투자저축은행은 5.10% 등을 제공했다. 저축은행업계에선 당시 시중은행과의 고객 유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저축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렸다고 봤다.
저축은행들은 정기예금 금리를 급격히 올리면서 예대마진차(예금과 대출 금리차) 축소를 방지하고자 대출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기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커졌고, 신규 대출자들도 대출 신청을 꺼리는 악순환이 지난 1년 동안 이어졌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대출 증감액을 보면 은행권은 37조1000억원 증가한 반면, 저축은행은 1조3000억원 감소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저축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일반대출 금리는 연 12.59%로 새마을금고(연 6.14%), 신용협동조합(연 5.82%)과 비교해 2배가량 높았다.
업계는 저축은행 실적 악화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3월 22일 열린 저축은행중앙회 기자간담회에서 오화경 회장은 “(저축은행업계가) 금방 좋아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인하되고 업계의 대출 금리가 낮아지면 적자 폭은 줄 수 있겠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저축은행의 흑자 전환이 당장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시장에서 보고 있는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다. 현 대출 금리 수준이 상당한 기간 현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 높은 이자에 따른 연체율 상승, 고금리 유지에 따른 이자 비용으로 업계 상황이 나아지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자산 순위 10개 저축은행 순익 급감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자산 순위 10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페퍼·다올·신한·상상인·OSB)은 지난해 717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10대 저축은행의 순이익은 2022년엔 9368억원으로, 1조원에 가까운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들 저축은행의 순이익 추이를 보면 ▲2019년 6641억원 ▲2020년 7755억원 ▲2021년 1조1395억원 ▲2022년 9368억원으로 2021년까지 순이익이 빠른 속도로 커졌다. 2022년 들어와선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7.8% 감소하긴 했지만, 높은 물가와 고금리 시장 상황에서도 10대 저축은행이 모두 흑자 기조를 지켜냈다.
하지만 2023년 말까지 이어진 고금리와 경기 침체 영향에 따라 중·저신용자들이 더 이상 대출을 확대하기 어려워졌고, 역대로 높아진 예·적금 금리에 따라 이자 비용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 해 만에 적자를 기록한 이유다.
10대 저축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을 보면 ▲SBI저축은행 891억원 ▲OK저축은행 711억원 ▲웰컴저축은행 302억원 ▲신한저축은행 150억원 ▲한국투자저축은행 40억원 ▲다올저축은행 82억원 적자 ▲OSB저축은행 274억원 적자 ▲애큐온저축은행 633억원 적자 ▲상상인저축은행 750억원 적자 ▲페퍼저축은행 1072억원 적자 등을 기록했다.
10대 저축은행의 순이익 감소율은 OK저축은행(48.7%)을 제외하고 모두 67%를 넘었다. 적자를 기록한 다올·OSB·애큐온·상상인·페퍼저축은행 등 5개 저축은행의 순이익 감소율은 평균 220.8%다.
금융그룹 계열 저축은행들도 실적 악화 여파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신한저축은행을 제외하고 각 저축은행 실적을 보면 KB저축은행 936억원 적자(전년 동기 대비 1065억원↓), 우리금융저축은행 417억원 적자(486억원↓), 하나저축은행 180억원 적자(277억원↓) 등으로 모두 적자로 전환했다.
정기예금 금리 높이며 악순환 빠져
이런 현상은 고금리 현상에 따른 이자 비용 폭증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10대 저축은행의 이자 비용은 지난해 총 2조760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조6494억원) 대비 67.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이자이익 증가율이 7.0%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이자비용 증가율이 큰 폭으로 커진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2021년 9월 고금리 상황에서 강원중도개발공사 회생신청으로 발생한 급격한 채권 금리 상승이 현재의 이자 비용 폭증을 유발했다. 당시 은행의 조달금리가 높아지자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일제히 연 4~5%대 정기예금 금리를 내놨고, 예금 이탈을 우려한 저축은행들이 이보다 높은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 상품을 내놨다.
2022년 11월 1년 만기 기준으로 애큐온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6.20%를 기록했고, OK저축은행도 6.05%, SBI저축은행은 5.50%, 한국투자저축은행은 5.10% 등을 제공했다. 저축은행업계에선 당시 시중은행과의 고객 유치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저축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공격적으로 올렸다고 봤다.
저축은행들은 정기예금 금리를 급격히 올리면서 예대마진차(예금과 대출 금리차) 축소를 방지하고자 대출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기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커졌고, 신규 대출자들도 대출 신청을 꺼리는 악순환이 지난 1년 동안 이어졌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대출 증감액을 보면 은행권은 37조1000억원 증가한 반면, 저축은행은 1조3000억원 감소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저축은행의 신규 취급액 기준 일반대출 금리는 연 12.59%로 새마을금고(연 6.14%), 신용협동조합(연 5.82%)과 비교해 2배가량 높았다.
업계는 저축은행 실적 악화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3월 22일 열린 저축은행중앙회 기자간담회에서 오화경 회장은 “(저축은행업계가) 금방 좋아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인하되고 업계의 대출 금리가 낮아지면 적자 폭은 줄 수 있겠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저축은행의 흑자 전환이 당장은 쉽지 않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시장에서 보고 있는 기준금리 인하 시점은 올해 연말이나 내년 초다. 현 대출 금리 수준이 상당한 기간 현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커 높은 이자에 따른 연체율 상승, 고금리 유지에 따른 이자 비용으로 업계 상황이 나아지기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1충격의 중국 증시…‘5대 빅테크’ 시총 한 주 만에 57조원 증발
2이재용 ‘부당합병’ 2심도 징역 5년 구형…삼성 공식입장 ‘無’
3격화하는 한미사이언스 경영권 갈등…예화랑 계약 두고 형제·모녀 충돌
4“이번엔 진짜다”…24년 만에 예금자보호 1억원 상향 가닥
5로앤굿, 국내 최초 소송금융 세미나 ‘엘피나’ 성료
6카드사들, 후불 기후동행카드 사전 신청받는다…사용은 30일부터
7카카오페이증권, 간편하고 편리한 연금 관리 솔루션 출시
8한화투자증권, ‘증권업 최초’ 공공 마이데이터 활용 서비스 출시
9메리츠證 Super365, 국내·미국 주식 거래수수료 완전 무료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