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은 총재 “기준금리 차선 변경 ‘깜빡이’ 켠 상황 아니다”
이 총재, 금리 3.5% 동결 후 기자간담회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 예단 어려워”
“미 연준 정책에 탈동조화 상황, 국내 물가 요인 봐야”

이 총재는 12일 금융통화위원회 기준금리 발표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 같이 밝히며 “상반기에는 기준금리 인하가 어렵지 않겠냐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다”면서 “지금 상황에서는 하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해서 예단하기 좀 어려운 상황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4월 금통위에서 10회 연속 3.5% 동결 조치를 내놨다. 다만 이번 금통위 결정에 대해 한은은 ‘통화정책방향’ 보고서를 내놓고 “물가가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확신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라며 “이러한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최근까지 ‘충분히 장기간’ 긴축을 유지할 것이라는 표현에서 ‘장기간’이라는 표현이 빠진 모습이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충분히 장기간’이라고 써놓으면 하반기에 금리 인하를 할 수 없다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것”이라며 “(둘 다 없애면) 하반기에 한다는 의미를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리 인하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 않고, 물가가 목표치로 수렴하는지를 확인해 인하 여부를 따지겠다는 의미다.
이 총재는 특히 금리 변화를 두고 자동차의 차선 변경을 위한 ‘깜빡이’를 켜는 것에 빗댔다. 그는 “깜빡이를 켰다는 것은 차선을 바꿀 준비를 하는 것”이라며 “한은의 상황은 깜빡이를 켠 것이 아니고 앞으로 깜빡이를 켤까 말까 자료를 보고 고민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뒤로 밀리고 있다는 시장의 분석에 대해 이 총재도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며 “연준의 피봇(정책 전환)을 하긴 할 텐데, 언제 할거냐는 시점의 문제”라고 했다.
그는 “연준의 영향이 다른 국가에 주는 영향이 예전과는 다른 상황”이라며 “전 세계적으로 미 연준 정책에 대해 탈동조화가 되고 있어 국내 요인으로 통화정책을 할 여력이 지난해에 비해 훨씬 더 커졌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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