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도, 인하도 없다”…한은, 기준금리 11차례 동결 ‘관망세’
[안갯속 기준금리]①
美 연준, 연내 금리 인하 불투명…물가 불안 여전
이창용 총재 “금리 격차 고려해 하반기 통화정책”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1차례 연속으로 동결했다. 여전히 불안한 국내 물가 상황에 더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연내 금리 인하가 불투명해지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관망세’가 유지되는 모습이다.
작년 2월부터 묶인 금리…“물가 불확실성 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5월 23일 서울 중구 본관에서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3.50%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지난해 2월 회의부터 이번 5월 회의까지 11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했다. 이번 금리 동결은 금통위원 ‘전원 일치’로 결정됐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는 물가 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세, 환율 변동성 확대 등으로 상방 리스크가 커진 데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지속되고 있는 만큼 기준금리를 현재의 긴축적인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4월 전년 동기 대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2.9%로 세 달 만에 3%대에서 내려왔다. 하지만 여전히 국제유가와 과일 농산물 가격 탓에 목표 수준인 2%를 크게 웃돌고 있다. 한국은행은 물가가 목표수준에 수렴할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 총재는 “올해 4월 이후 물가 전망의 상방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에 물가목표 수렴에 대한 확신을 갖는 데 좀 더 시간이 필요하며 금리인하 시기와 관련한 불확실성도 커졌다”고 말했다.
또한 이 총재는 “너무 일찍 정책 기조를 전환할 경우에는 물가상승률의 둔화 속도가 느려지고 환율 변동성과 가계부채 증가세도 확대될 리스크가 있다”며 “반대로 너무 늦게 정책기조를 전환할 경우에는 내수 회복세가 약화되는 가운데 연체율 상승세 지속 등으로 시장불안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러한 양 측면의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점검하면서 하반기 이후의 통화정책을 결정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은 커졌지만, 금리 인하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뒀다. 이 총재는 “물가가 안정되는 수준으로 수렴한다면 제약적인 금리 수준을 정상화 시키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말했다.
환율 상승·자금 유출 우려…美 금리 살필 수밖에
현재 미국 연준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 이에 한국은행이 원·달러 환율 상승과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등의 위험을 감수하고 먼저 금리를 내리기는 부담이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5.25∼5.50%로, 금리 차이는 2.0%포인트(p)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지난 5월 22일(현지시간)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도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2%로 계속 향한다는 더 큰 확신을 얻기까지 시간이 앞서 예상한 것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다”며 금리 인하 지연을 시사했다.
세계 각 나라 중앙은행은 미국에 앞서 금리를 인하하며 통화정책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은 이르면 다음 달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스위스, 스웨덴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낮췄다. 이 가운데 한국은행은 변화보다는 관망세를 펼치고 있다.
이 총재는 “각 국가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통화)정책을 가져가는 것”이라며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주는 환율 움직임이나 자본이동 가능성과 같은 영향은 당연히 있고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하반기 통화정책을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장률 2.5%로 상향…물가는 2.6% 유지
한국은행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도 발표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5%로, 지난 2월 전망보다 0.4%p 상향 조정했다. 한국은행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한 2.3%보다 높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제시한 2.6%보다 낮다.
아울러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6%로 유지했다. 한국은행은 향후 물가경로에는 국제유가 및 환율 움직임과 농산물가격 추이, 성장세 개선의 파급영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6%로 유지했지만, 올해 하반기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3%에서 2.4%로 변경했다”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2.4%로 내려가는 트렌드가 잘 확인되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향후 기준금리 인하 폭에 대한 별도의 논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 시점을 확인하고 그 다음 인하 폭을 생각해야 할 텐데, 인하 시점의 불확실성이 커서 아직 거기까지 논의를 안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가가 안정된다면 내수와 수출 간의 조화를 어떻게 할지, 금리를 너무 낮췄을 때 미래 금융안정을 어떻게 할지 등을 다 고려해 폭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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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2월부터 묶인 금리…“물가 불확실성 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5월 23일 서울 중구 본관에서 회의를 열어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3.50%로 동결했다. 금통위는 지난해 2월 회의부터 이번 5월 회의까지 11차례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했다. 이번 금리 동결은 금통위원 ‘전원 일치’로 결정됐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금통위는 물가 상승률이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예상보다 양호한 성장세, 환율 변동성 확대 등으로 상방 리스크가 커진 데다 지정학적 리스크도 지속되고 있는 만큼 기준금리를 현재의 긴축적인 수준에서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해 나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해 4월 전년 동기 대비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은 2.9%로 세 달 만에 3%대에서 내려왔다. 하지만 여전히 국제유가와 과일 농산물 가격 탓에 목표 수준인 2%를 크게 웃돌고 있다. 한국은행은 물가가 목표수준에 수렴할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이 총재는 “올해 4월 이후 물가 전망의 상방 리스크가 커졌기 때문에 물가목표 수렴에 대한 확신을 갖는 데 좀 더 시간이 필요하며 금리인하 시기와 관련한 불확실성도 커졌다”고 말했다.
또한 이 총재는 “너무 일찍 정책 기조를 전환할 경우에는 물가상승률의 둔화 속도가 느려지고 환율 변동성과 가계부채 증가세도 확대될 리스크가 있다”며 “반대로 너무 늦게 정책기조를 전환할 경우에는 내수 회복세가 약화되는 가운데 연체율 상승세 지속 등으로 시장불안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이러한 양 측면의 리스크를 종합적으로 점검하면서 하반기 이후의 통화정책을 결정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물가 경로의 불확실성은 커졌지만, 금리 인하에 대한 가능성은 열어뒀다. 이 총재는 “물가가 안정되는 수준으로 수렴한다면 제약적인 금리 수준을 정상화 시키는 것이 바람직 하다”고 말했다.
환율 상승·자금 유출 우려…美 금리 살필 수밖에
현재 미국 연준은 금리 인하를 서두르지 않고 있다. 이에 한국은행이 원·달러 환율 상승과 외국인 투자자금 유출 등의 위험을 감수하고 먼저 금리를 내리기는 부담이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5.25∼5.50%로, 금리 차이는 2.0%포인트(p)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지난 5월 22일(현지시간) 공개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도 위원들은 “인플레이션이 2%로 계속 향한다는 더 큰 확신을 얻기까지 시간이 앞서 예상한 것보다 더 오래 걸릴 수 있다”며 금리 인하 지연을 시사했다.
세계 각 나라 중앙은행은 미국에 앞서 금리를 인하하며 통화정책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은 이르면 다음 달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스위스, 스웨덴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낮췄다. 이 가운데 한국은행은 변화보다는 관망세를 펼치고 있다.
이 총재는 “각 국가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통화)정책을 가져가는 것”이라며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주는 환율 움직임이나 자본이동 가능성과 같은 영향은 당연히 있고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하반기 통화정책을 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성장률 2.5%로 상향…물가는 2.6% 유지
한국은행은 이날 수정 경제전망도 발표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2.5%로, 지난 2월 전망보다 0.4%p 상향 조정했다. 한국은행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국제통화기금(IMF)이 제시한 2.3%보다 높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제시한 2.6%보다 낮다.
아울러 한국은행은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2.6%로 유지했다. 한국은행은 향후 물가경로에는 국제유가 및 환율 움직임과 농산물가격 추이, 성장세 개선의 파급영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 총재는 “올해 연간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6%로 유지했지만, 올해 하반기 물가상승률 전망치를 2.3%에서 2.4%로 변경했다”며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3∼2.4%로 내려가는 트렌드가 잘 확인되면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향후 기준금리 인하 폭에 대한 별도의 논의를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금리 인하 시점을 확인하고 그 다음 인하 폭을 생각해야 할 텐데, 인하 시점의 불확실성이 커서 아직 거기까지 논의를 안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물가가 안정된다면 내수와 수출 간의 조화를 어떻게 할지, 금리를 너무 낮췄을 때 미래 금융안정을 어떻게 할지 등을 다 고려해 폭을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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