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엔비디아 HBM 테스트 ‘낙방’ 입장문에 ‘특정 시점’ 담긴 까닭 [이코노Y]
로이터 “삼성전자 HBM, 엔비디아 품질 테스트 통과 아직”
삼성전자 이례적으로 입장문 내고 “순조롭게 진행 중”
‘특정 시점’ 두고 업계선 “이슈 있으나, 공급 차질 없을 것”
[이코노미스트 정두용 기자] 삼성전자가 ‘주요 고객사’ 엔비디아에 D램 제품 일종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을 위한 품질 테스트에 통과하지 못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삼성전자 측은 24일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내고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들과 HBM 공급을 위한 테스트를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삼성전자의 해명에도 업계에선 다양한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입장문에 담긴 ‘특정 시점’이란 문구가 엔비디아 HBM 품질 테스트 중 몇 가지 이슈가 발생했다는 걸 나타낸단 분석이다. 그러나 이 이슈가 ‘삼성전자 내부에서 해결 가능’한 정도라 공급 계약 체결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으리란 견해도 함께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삼성전자의 HBM이 발열과 전력 소비 문제를 겪고 있다”며 “지난 4월 삼성의 8단·12단 HBM3E 테스트가 실패했다”고 보도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연결해 데이터 처리 속도를 대폭 개선한 메모리 반도체다. 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필수적이다. HBM 성능이 GPU 품질을 결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엔비디아는 AI 시장 성장에 따라 주목도가 높이진 세계 GPU 시장을 90% 넘게 차지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로선 ‘놓쳐서는 안 될’ 주요 고객사인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엔비디아에 4세대 제품인 HBM3와 5세대 제품인 HBM3E를 공급하기 위해 품질 테스트를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HBM3와 HBM3E은 AI용 GPU에 주력으로 쓰이는 제품이다. 지난달 HBM3E 8단 및 12단 제품 테스트 결과가 나으나, 몇 가지 지점에서 품질 불합격을 받았다는 게 로이터 보도의 핵심 내용이다.
삼성전자 측은 이에 대해 “HBM의 품질과 성능을 철저하게 검증하기 위해 다양한 테스트를 수행하고 있다”며 “모든 제품에 대해 지속적인 품질 개선과 신뢰성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최상의 솔루션을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일부에서 제기하는 특정 시점에서의 테스트 관련 보도는 당사의 이미지와 신뢰도를 훼손할 수 있다”고 전했다. 언론 보도에 신중 기해달라는 입장이다.
삼성전자 입장문에 ‘특정 시점’이 담겼다는 점에서 품질 이슈가 발생한 건 분명해 보인다는 게 반도체 업계에서 나오는 공통된 시각이다. 다만 삼성전자가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발표하며 ‘순조로운 진행’을 밝힌 만큼 공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정도의 문제는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이번 품질 테스트 대상 제품인 HBM3E는 시장에서 ‘품귀 현상’을 겪고 있기도 하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선 “엔비디아의 이번 문제 제기가 가격 협상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전략일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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