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 전부터 흔들리는 ‘2024 부산모빌리티쇼’…수입차는 ‘BMW’만 참여
오는 28일 개막 앞둔 ‘2024 부산모빌리티쇼
수입차 대거 불참, 국내 완성차 업체 불참도
일각에선 부산 모빌리티쇼 존폐 우려도
[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부산시가 주최하고 벡스코가 총괄 주관하는 ‘2024 부산모빌리티쇼’ 흥행에 적신호가 켜졌다. 자동차 업계 대다수가 불참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기존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올해 ‘부산모빌리티쇼’로 행사명을 바꿀 만큼 변화를 도모하고 있지만, 일각에선 부산모빌리티쇼 자체의 존폐 위기마저 언급되고 있다.
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오는 28일 개막을 앞둔 부산모빌리티쇼 참여 기업은 현대차·기아와 르노코리아, BMW코리아(BMW·미니)다. 지난 2022년 개최된 부산국제모터쇼와 비교했을 때 르노코리아 한 곳만 추가된 셈이다.
이번 행사에 국내 완성차업체인 GM한국사업장과 KG모빌리티는 참여하지 않는다. 수입차 중에선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토요타 ▲포르쉐 등이 불참을 확정했다. 특히 올해 하반기 국내 승용차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아디(BYD) 마저도 참석 명단에 없다.
앞서 수입차 16개 브랜드가 참여해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됐던 ‘2016년 부산국제모터쇼’와 국내에서 처음 공개되는 차가 25대에 달할 만큼 큰 규모를 자랑하던 ‘2018년 부산국제모터쇼’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한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모터쇼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도가 줄어들면서 업계도 서울과 부산 중 하나를 선택해 집중하는 추세”라며 “행사 1회당 보통 수십억원이 드는 만큼, 경제적인 부분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열린 서울모빌리티쇼와도 비교된다. 당시 서울모빌리티쇼엔 ▲현대차·기아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메르세데스-벤츠 ▲BMW ▲테슬라 ▲포르쉐 등이 대거 참여해 20여 종의 신차를 공개한 바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세계 5대 모토쇼도 서서히 쇠락해 가는 상황에서 부산 모빌리티쇼의 존폐 위기는 예전부터 언급됐다. 수입차업계 차원에선 부산모빌리티쇼만의 매력을 크게 체감하지 못할 것”이라며 “부산모빌리티쇼가 살아남기 위해선 차별화된 요소가 필요하다. 단순히 차량만 나열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한국적인 요소가 담긴 새로운 콘텐츠들을 제작하고, 세계적인 전문가들을 섭외해 세미나를 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세계 5대 모터쇼도 휘청
모터쇼의 흥행 부진은 비단 국내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 5대 모터쇼’들도 흥행 부진을 피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예가 세계 5대 모터쇼 중 하나인 ‘제네바 국제모터쇼(스위스)’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제네바 국제모터쇼 재단은 지난달 31일 “제네바 모터쇼에 대한 제조업체들의 관심 부족, 파리·뮌헨 모터쇼와의 경쟁 등으로 영구적으로 행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119년 역사를 자랑하던 모터쇼였지만, 줄어든 관심과 어려운 시장 상황으로 폐막한 것이다.
제네바 국제모터쇼는 ▲프랑크푸르트(독일) ▲디트로이트(미국) ▲파리(프랑스) ▲도쿄(일본) 등과 함께 세계 5대 모터쇼로 통하는 업계 주요 행사로 통했다. 이번 제네바 국제모터쇼의 폐막은 전통적인 국제모터쇼의 위상이 저 물어가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 디트로이트 모터쇼도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CES(세계가전전시회)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모터쇼다.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매년 1월 개최된다. CES도 비슷한 시기에 열린다. 최근 완성차 업체들은 모터쇼 대신 첨단 기술이 모이는 CES에 눈길을 주는 추세다. 결국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2020년에는 6월로 개최 시기를 옮겼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취소된 바 있다.
이밖에 파리 모터쇼는 전시 기간을 2주에서 5일로 감축했다. 행사장 면적도 절반으로 축소했다. 유럽 최대 모터쇼로 꼽히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도 2021년 개최 도시를 뮌헨으로 변경했다. 이름도 뮌헨 국제 모빌리티쇼(IAA)로 바꿨다. 일본 도쿄 모터쇼도 ‘2023년 재팬 모빌리티쇼’로 이름을 변경했다. 두 국가 ‘모빌리티’란 단어를 넣어 모터쇼 콘셉트를 확장했다. 자동차와 더불어 항공, 우주 등 모든 이동 수단을 아우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5대 모터쇼도 부진을 피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내 모터쇼의 흥행 부담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며 “업계들도 자동차 신기술을 선보이는 첫 장소로 정통 모터쇼가 아닌 CES(세계가전전시회)에 집중하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기댈 곳은 ‘월드 프리미어’
모토쇼의 전망이 세계적으로 어두운 상황 속에서 당장 부산모빌리티쇼가 걸 수 있는 희망은 ‘세계 첫 공개 모델’(월드 프리미어)다. 월드 프리미어는 모터쇼의 흥행 요인 중 핵심인 관심도에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신차는 모두 5종류다.
우선 제네시스는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차량 3종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BMW와 MINI 등 수입차 브랜드도 한국에서 최초로 신차를 선보인다. 4년 만에 신차를 출시하는 르노코리아도 차세대 친환경차 개발 프로젝트 '오로라'의 첫 모델을 대중에 공개한다.
이밖에 현대차는 ▲아이오닉5 ▲아이오닉6 ▲코나 EV ▲ST1 등 전기차 라인업을 예고했다. 관람객이 직접 전기차를 경험할 수 있는 시승 프로그램도 마련해 부산모빌리티쇼의 흥행을 돕는다.
기아는 이달 계약을 시작한 EV3와 함께 EV6·EV9 등의 전시와 PBV만의 차별화된 전시존을 꾸려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기아관에서는 스탬프 투어, EV6의 현장 시승 이벤트 등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한다.
부산모빌리티쇼는 전기차 수소차 해양모빌리티 도심항공교통(UAM) 등 육해공을 넘나드는 교통수단과 전기차 배터리 등 부품까지 전시할 계획이다.
백스코 관계자는 “다양한 수입차를 유치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시대 흐름에 따라 정통 모토쇼에 대해 중요도가 떨어지고 있고, 이런 기조가 반영돼 섭외 결과가 저조한 것 같다. 이를 만회 하기 위해 집중 한 것이 월드 프리미어 유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산 국제모터쇼’에서 ‘부산 모빌리티쇼’로 이름을 변경하게 된 것도 이런 시대에 흐름에 발맞추기 위한 일환으로 행사의 주제를 확장하고 변화하는 과정 속에 있다”며 “앞으로는 행사 품목도 다양하게 구비해 부산시 대표축제로 거듭나게끔 참여형 행사를 많이 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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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오는 28일 개막을 앞둔 부산모빌리티쇼 참여 기업은 현대차·기아와 르노코리아, BMW코리아(BMW·미니)다. 지난 2022년 개최된 부산국제모터쇼와 비교했을 때 르노코리아 한 곳만 추가된 셈이다.
이번 행사에 국내 완성차업체인 GM한국사업장과 KG모빌리티는 참여하지 않는다. 수입차 중에선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 ▲토요타 ▲포르쉐 등이 불참을 확정했다. 특히 올해 하반기 국내 승용차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인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아디(BYD) 마저도 참석 명단에 없다.
앞서 수입차 16개 브랜드가 참여해 사상 최대 규모로 진행됐던 ‘2016년 부산국제모터쇼’와 국내에서 처음 공개되는 차가 25대에 달할 만큼 큰 규모를 자랑하던 ‘2018년 부산국제모터쇼’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이다.
한 수입차업계 관계자는 “모터쇼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도가 줄어들면서 업계도 서울과 부산 중 하나를 선택해 집중하는 추세”라며 “행사 1회당 보통 수십억원이 드는 만큼, 경제적인 부분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열린 서울모빌리티쇼와도 비교된다. 당시 서울모빌리티쇼엔 ▲현대차·기아 ▲르노코리아 ▲KG모빌리티 ▲메르세데스-벤츠 ▲BMW ▲테슬라 ▲포르쉐 등이 대거 참여해 20여 종의 신차를 공개한 바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세계 5대 모토쇼도 서서히 쇠락해 가는 상황에서 부산 모빌리티쇼의 존폐 위기는 예전부터 언급됐다. 수입차업계 차원에선 부산모빌리티쇼만의 매력을 크게 체감하지 못할 것”이라며 “부산모빌리티쇼가 살아남기 위해선 차별화된 요소가 필요하다. 단순히 차량만 나열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한국적인 요소가 담긴 새로운 콘텐츠들을 제작하고, 세계적인 전문가들을 섭외해 세미나를 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세계 5대 모터쇼도 휘청
모터쇼의 흥행 부진은 비단 국내의 문제가 아니다. ‘세계 5대 모터쇼’들도 흥행 부진을 피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대표적인 예가 세계 5대 모터쇼 중 하나인 ‘제네바 국제모터쇼(스위스)’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제네바 국제모터쇼 재단은 지난달 31일 “제네바 모터쇼에 대한 제조업체들의 관심 부족, 파리·뮌헨 모터쇼와의 경쟁 등으로 영구적으로 행사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119년 역사를 자랑하던 모터쇼였지만, 줄어든 관심과 어려운 시장 상황으로 폐막한 것이다.
제네바 국제모터쇼는 ▲프랑크푸르트(독일) ▲디트로이트(미국) ▲파리(프랑스) ▲도쿄(일본) 등과 함께 세계 5대 모터쇼로 통하는 업계 주요 행사로 통했다. 이번 제네바 국제모터쇼의 폐막은 전통적인 국제모터쇼의 위상이 저 물어가는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미국 자동차 산업의 중심 디트로이트 모터쇼도 상황이 좋지만은 않다.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CES(세계가전전시회)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모터쇼다.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매년 1월 개최된다. CES도 비슷한 시기에 열린다. 최근 완성차 업체들은 모터쇼 대신 첨단 기술이 모이는 CES에 눈길을 주는 추세다. 결국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2020년에는 6월로 개최 시기를 옮겼으나, 코로나19 확산으로 취소된 바 있다.
이밖에 파리 모터쇼는 전시 기간을 2주에서 5일로 감축했다. 행사장 면적도 절반으로 축소했다. 유럽 최대 모터쇼로 꼽히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도 2021년 개최 도시를 뮌헨으로 변경했다. 이름도 뮌헨 국제 모빌리티쇼(IAA)로 바꿨다. 일본 도쿄 모터쇼도 ‘2023년 재팬 모빌리티쇼’로 이름을 변경했다. 두 국가 ‘모빌리티’란 단어를 넣어 모터쇼 콘셉트를 확장했다. 자동차와 더불어 항공, 우주 등 모든 이동 수단을 아우르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5대 모터쇼도 부진을 피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내 모터쇼의 흥행 부담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며 “업계들도 자동차 신기술을 선보이는 첫 장소로 정통 모터쇼가 아닌 CES(세계가전전시회)에 집중하는 추세”라고 평가했다.
기댈 곳은 ‘월드 프리미어’
모토쇼의 전망이 세계적으로 어두운 상황 속에서 당장 부산모빌리티쇼가 걸 수 있는 희망은 ‘세계 첫 공개 모델’(월드 프리미어)다. 월드 프리미어는 모터쇼의 흥행 요인 중 핵심인 관심도에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번 행사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신차는 모두 5종류다.
우선 제네시스는 부산모빌리티쇼에서 차량 3종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BMW와 MINI 등 수입차 브랜드도 한국에서 최초로 신차를 선보인다. 4년 만에 신차를 출시하는 르노코리아도 차세대 친환경차 개발 프로젝트 '오로라'의 첫 모델을 대중에 공개한다.
이밖에 현대차는 ▲아이오닉5 ▲아이오닉6 ▲코나 EV ▲ST1 등 전기차 라인업을 예고했다. 관람객이 직접 전기차를 경험할 수 있는 시승 프로그램도 마련해 부산모빌리티쇼의 흥행을 돕는다.
기아는 이달 계약을 시작한 EV3와 함께 EV6·EV9 등의 전시와 PBV만의 차별화된 전시존을 꾸려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기아관에서는 스탬프 투어, EV6의 현장 시승 이벤트 등 다양한 이벤트를 제공한다.
부산모빌리티쇼는 전기차 수소차 해양모빌리티 도심항공교통(UAM) 등 육해공을 넘나드는 교통수단과 전기차 배터리 등 부품까지 전시할 계획이다.
백스코 관계자는 “다양한 수입차를 유치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지만, 시대 흐름에 따라 정통 모토쇼에 대해 중요도가 떨어지고 있고, 이런 기조가 반영돼 섭외 결과가 저조한 것 같다. 이를 만회 하기 위해 집중 한 것이 월드 프리미어 유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산 국제모터쇼’에서 ‘부산 모빌리티쇼’로 이름을 변경하게 된 것도 이런 시대에 흐름에 발맞추기 위한 일환으로 행사의 주제를 확장하고 변화하는 과정 속에 있다”며 “앞으로는 행사 품목도 다양하게 구비해 부산시 대표축제로 거듭나게끔 참여형 행사를 많이 제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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