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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나는 ‘제4인뱅’ 쟁탈전…시중은행 참여로 ‘치열’

[상반기 금융권 결산]③
우리‧신한은행 ‘제4인뱅’ 참전…기업‧농협은행도 '눈독'
소상공인·중소기업 특화 전략…“조달 능력이 인가 좌우”

우리·신한·기업·농협은행 등이 ‘제4인뱅’ 컨소시엄에 참여하거나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제4인터넷전문은행(제4인뱅)’ 자리를 놓고 금융권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제4인뱅’ 컨소시엄에 우리은행‧신한은행이 참여한 것에 이어, 기업은행‧NH농협은행 또한 컨소시엄 참여를 논의 중이다. 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 등 인뱅 3사가 안정적인 영업을 이어나가자, 시중은행 또한 투자성과와 기업대출 강화 등을 기대하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모습이다.  

“제4인뱅은 우리” 컨소시엄에 시중은행도 참여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제4인터넷전문은행 인가전에 출사표를 던진 컨소시엄은 KCD뱅크·더존뱅크·유뱅크·소소뱅크 등 4곳이다. 제4인뱅이 탄생하면 2021년 토스뱅크 출범 이후 약 3년 만에 새로운 인뱅이 등장한다.

우리은행은 KCD뱅크 컨소시엄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했다. 우리은행은 이미 케이뱅크에 투자해 지분 약 12%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번 제4인뱅 컨소시엄에 투자의향서를 전달하면서 인터넷은행과의 시너지 확대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KCD뱅크 설립을 추진 중인 한국신용데이터(KCD)는 200만명에 달하는 소상공인·자영업자가 이용하는 경영 관리 앱 ‘캐시노트’를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KCD뱅크 컨소시엄 참여를 통해 소상공인 금융지원을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우리은행은 KCD와 일찍이 협력해 왔다. 2016년 우리은행의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 ‘위비핀테크랩’을 통해 인연을 맺었다. 이어 2020년에는 우리은행과 소상공인 금융 지원을 위해 비대면 금융 서비스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하고 비대면 대출상품을 출시했다.

신한은행도 전사적자원관리(ERP) 전문기업인 더존비즈온이 추진 중인 ‘더존뱅크’ 컨소시엄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더존비즈온은 ERP 거래 기업만 13만곳에 달하는 만큼 중소기업 데이터 보유량이 상당하다. 더존뱅크 컨소시엄은 기존 은행이 확장하기 어려웠던 중소기업·소상공인 영역의 특화은행으로, 포용금융·혁신금융을 추진해 나가겠다는 포부다.

최근 신한은행과 더존비즈온은 협업 성과도 냈다. 양사가 함께 설립한 핀테크 전문 계열사 테크핀레이팅스가 ‘기업신용등급제공업’ 본허가를 획득한 것이다. 이에 테크핀레이팅스는 기업금융에 특화한 국내 1호 신용평가(CB) 플랫폼 사업자가 됐다.


기업·농협은행도…컨소시엄 참여 저울질
기업은행과 NH농협은행 또한 제4인뱅 컨소시엄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 우선 기업은행은 유뱅크 컨소시엄 참여를 검토 중이다. 유뱅크 컨소시엄은 상생 협업을 추구한다는 방향성 아래, 참여기업을 ICT·금융·스타트업·전통 기업 등으로 조화롭게 구성했다.

현재 유뱅크 컨소시엄에는 렌딧·루닛자비스앤빌런즈(삼쩜삼)·트래블월렛·현대해상 등이 참여하고 있다. 특히 해당 컨소시엄은 고객 타깃을 외국인·고령층까지 넓히고, 자체 개발한 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기업은행도 중소기업·소상공인 포용금융 실현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참여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기업은행은 관계자는 “중기 소상공인 금융 지원 확대 등 포용금융을 강화하고자 이번 컨소시업 참여를 검토하게 됐다”며 “기업은행의 중소기업·소상공인 금융 노하우를 인터넷 전문은행에 접목해 경영상 어려움이 있는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안정적인 성장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NH농협은행은 제4인뱅 컨소시엄들의 투자 참여 제안서를 받아 검토 중이다. 이미 시중은행이 참여중인 컨소시엄이라도, 추후 인가 가능성이 높은 컨소시엄이라면 참여를 적극 검토할 것으로 분석된다.

“제4인뱅 인가 필수요소는 자금조달 능력”
시중은행의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관심은 이례적이진 않다. 그간 기존 은행들은 지분 투자를 통해 인터넷전문은행에 관심을 보여왔다. KB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지분 4.88%,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지분 12.6%, 하나은행은 토스뱅크 지분 8.97%를 보유하고 있다.

최근 들어선 시중은행이 제4인뱅 컨소시엄에 직접 뛰어들며 인뱅과 협업의 농도가 짙어졌다. 제4인뱅 인가 경쟁의 판이 커졌지만, 추후 자본력을 기반으로 수익성을 내면서도 독창적인 상품을 내놓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이병윤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13일 ‘인터넷전문은행 도입 성과 평가 및 시사점’ 세미나에서 제4인뱅 인가를 위해 컨소시엄이 자금조달 능력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위원은 “기존의 인터넷전문은행은 편리한 서비스 제공을 통해 은행산업에 대한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는데 기여했지만 인터넷전문은행 도입에 따른 금리 부담 경감 효과는 아직까지 뚜렷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제4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 중인 컨소시엄들은 상대적으로 신용리스크가 크고, 비대면 영업방식의 한계 등으로 인해 기존 인터넷전문은행이 취급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 및 중소기업 금융에 특화하고자 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점에서 사업계획의 타당성 및 대주주 자금조달 능력이 인가의 필수적 요소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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