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틈새시장’ 있다…편의점 경쟁 참전하는 이랜드
[이랜드 편의점, 新 ‘메기’의 등장]①
킴스편의점...편의점·SSM 중간 형태 차별화
가맹점주 유치 및 상품경쟁력이 관건
[이코노미스트 이혜리 기자] 국내 편의점업계의 눈은 해외로 향해 있다. 지난해 기준 편의점 점포 수는 5만여개로 포화 상태다. 여기에 출점 제한으로 신규 점포를 낼 지역 찾기도 쉽지 않다. 국내 편의점 시장이 사실상 레드오션에 진입했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현재 국내 편의점은 GS25·CU ‘2강 체제’에 세븐일레븐(미니스톱 통합)·이마트24가 뒤를 쫓고 있다. 이 가운데 킴스클럽과 NC백화점, 뉴코아아울렛 등을 운영하는 이랜드리테일이 올해 하반기부터 편의점 가맹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업계의 무게중심이 GS25와 CU에 쏠려 있는 상황에서 이랜드리테일이 선보일 편의점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킴스편의점’ 경쟁력은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은 올 하반기 ‘킴스편의점’으로 편의점 가맹사업에 나선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 1년 동안 파일럿 테스트 성격의 킴스 편의점 4곳을 운영했다. 지난해 6월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킴스편의점 첫 테스트 매장을 선보이고 염창점·신촌점·신정점을 열었다. 이들 3곳은 이랜드리테일이 본격적인 편의점 시장 진출 전 상권 분석·취급 품목 등을 살피기 위해 마련했다.
킴스편의점은 편의점과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융합 형태다. 기존 편의점과 차별화 포인트는 로컬푸드를 입점시켜 지역 상생을 꾀하고 신선식품과 공산식품 비중을 늘리는 등의 방식이다. 자사 대형마트 브랜드 킴스클럽의 유통망과 식자재 산지 직소싱 역량 활용 역시 가능할 전망이다.
또 ‘편의점보다 더 싼 편의점’이라는 슬로건으로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다. 인테리어 최소화 등으로 창업 비용 또한 일반 편의점 대비 3분의1 수준으로 낮췄다. 또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영업해 다른 편의점과 차별화했다.
이랜드리테일은 대형마트나 백화점보다 편의점이 갖는 소비자 접근성이 월등하다는 판단에 해당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은 정부로부터 의무휴업 규제를 받지만 편의점은 이로부터 자유로운 유통 채널 중 하나이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이랜드 관계자는 “1인 가구의 증가 등 가구 수의 변화로 인해 소비 형태가 달라져 소량 구매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편의점의 경우 백화점이나 마트보다 주거지에서 가까워 접근성이 좋고, 편의점이 몰려 있는 빌딩이나 큰 상가 쪽이 아닌 주택가 쪽으로 출점계획을 세워 틈새시장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자사의 대형마트인 킴스클럽에서 판매했던 ‘쓸어 담는 실속 채소’와 같은 프로모션도 킴스 편의점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쓸어 담는 실속 채소는 개당 1000원이 되지 않는 가격의 채소를 낱개 단위로 판매해 1인 가구나 매일 장을 보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랜드리테일에 따르면 쓸어담는 실속채소 매출은 전년 대비 50% 가까이 성장했다.
편의점 5만여개로 포화상태…생존 가능성은
‘한 집 건너 한 집’이 편의점이라 불릴 만큼 현재 국내 편의점 수는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5개 편의점 브랜드(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씨스페이스24)의 전국 점포 수는 5만5580개다.
또한 국내 편의점 시장은 GS25와 CU의 양강 구도로 굳어지고 있어 신규 사업자 진입이 쉽지 않다. 업체별 가맹점은 ▲CU 1만7762개 ▲GS25 1만7390개 ▲세븐일레븐 1만3502개 ▲이마트24 6600개 등이다. 이 중 GS25와 CU의 점포 수를 합치면 3만5152개로 절반을 넘는다. 매출 기준 1위 GS25, 2위 CU의 작년 연 매출은 각각 8조원을 넘었다. 반면 3위 세븐일레븐의 연 매출이 5조6900억원대로 2위 CU와의 격차는 2조5000억원이 넘는다.
킴스편의점은 현 시장 경쟁구도에 참여하진 않을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랜드리테일이 기존 편의점 회사를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이랜드리테일 측은 점포 수를 공격적으로 늘리지 않고 자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랜드리테일이 지난 2022년 새벽 배송 업체 오아시스 마켓에 지분을 투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흑자를 내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무리하게 확장하지 않을 것이며 여러 테스트를 거친 후에 가맹점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선 이랜드리테일의 편의점 시장 도전이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또한 이랜드리테일의 편의점은 실제 매장 운영 시간이나 상품 구색 등이 SSM에 더 가깝다고 입을 모은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업계는 편의점 시장을 아직 포화라곤 판단하지 않는데, 이랜드 쪽에서도 편의점 시장의 전망이 있다고 보고 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킴스 편의점은 실질적으로 SSM의 운영 방식을 갖고 있지만, 사업 유형을 편의점으로 선택해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를 피하게 됐다”고 말했다.
킴스편의점의 성공 여부는 가맹점주를 얼마나 유치할 수 있는지, 또 상품 차별화가 가능한지에 달려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킴스편의점은 레퍼런스 자체가 없어 예비 가맹점주들에게 많은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자체 상품이 얼마나 히트하는지, 상품을 안정적으로 출시하는지 등 타사 대비 상품 차별화가 관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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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 편의점은 GS25·CU ‘2강 체제’에 세븐일레븐(미니스톱 통합)·이마트24가 뒤를 쫓고 있다. 이 가운데 킴스클럽과 NC백화점, 뉴코아아울렛 등을 운영하는 이랜드리테일이 올해 하반기부터 편의점 가맹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업계의 무게중심이 GS25와 CU에 쏠려 있는 상황에서 이랜드리테일이 선보일 편의점이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킴스편의점’ 경쟁력은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랜드리테일은 올 하반기 ‘킴스편의점’으로 편의점 가맹사업에 나선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 1년 동안 파일럿 테스트 성격의 킴스 편의점 4곳을 운영했다. 지난해 6월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 킴스편의점 첫 테스트 매장을 선보이고 염창점·신촌점·신정점을 열었다. 이들 3곳은 이랜드리테일이 본격적인 편의점 시장 진출 전 상권 분석·취급 품목 등을 살피기 위해 마련했다.
킴스편의점은 편의점과 기업형 슈퍼마켓(SSM)의 융합 형태다. 기존 편의점과 차별화 포인트는 로컬푸드를 입점시켜 지역 상생을 꾀하고 신선식품과 공산식품 비중을 늘리는 등의 방식이다. 자사 대형마트 브랜드 킴스클럽의 유통망과 식자재 산지 직소싱 역량 활용 역시 가능할 전망이다.
또 ‘편의점보다 더 싼 편의점’이라는 슬로건으로 저렴한 가격을 앞세운다. 인테리어 최소화 등으로 창업 비용 또한 일반 편의점 대비 3분의1 수준으로 낮췄다. 또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영업해 다른 편의점과 차별화했다.
이랜드리테일은 대형마트나 백화점보다 편의점이 갖는 소비자 접근성이 월등하다는 판단에 해당 사업에 뛰어들게 됐다.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마켓은 정부로부터 의무휴업 규제를 받지만 편의점은 이로부터 자유로운 유통 채널 중 하나이기 때문에 성장 가능성도 높다고 봤다.
이랜드 관계자는 “1인 가구의 증가 등 가구 수의 변화로 인해 소비 형태가 달라져 소량 구매하는 소비자가 증가하는 추세”라며 “편의점의 경우 백화점이나 마트보다 주거지에서 가까워 접근성이 좋고, 편의점이 몰려 있는 빌딩이나 큰 상가 쪽이 아닌 주택가 쪽으로 출점계획을 세워 틈새시장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자사의 대형마트인 킴스클럽에서 판매했던 ‘쓸어 담는 실속 채소’와 같은 프로모션도 킴스 편의점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쓸어 담는 실속 채소는 개당 1000원이 되지 않는 가격의 채소를 낱개 단위로 판매해 1인 가구나 매일 장을 보는 소비자를 타깃으로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랜드리테일에 따르면 쓸어담는 실속채소 매출은 전년 대비 50% 가까이 성장했다.
편의점 5만여개로 포화상태…생존 가능성은
‘한 집 건너 한 집’이 편의점이라 불릴 만큼 현재 국내 편의점 수는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한국편의점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5개 편의점 브랜드(GS25·CU·세븐일레븐·이마트24·씨스페이스24)의 전국 점포 수는 5만5580개다.
또한 국내 편의점 시장은 GS25와 CU의 양강 구도로 굳어지고 있어 신규 사업자 진입이 쉽지 않다. 업체별 가맹점은 ▲CU 1만7762개 ▲GS25 1만7390개 ▲세븐일레븐 1만3502개 ▲이마트24 6600개 등이다. 이 중 GS25와 CU의 점포 수를 합치면 3만5152개로 절반을 넘는다. 매출 기준 1위 GS25, 2위 CU의 작년 연 매출은 각각 8조원을 넘었다. 반면 3위 세븐일레븐의 연 매출이 5조6900억원대로 2위 CU와의 격차는 2조5000억원이 넘는다.
킴스편의점은 현 시장 경쟁구도에 참여하진 않을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랜드리테일이 기존 편의점 회사를 인수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지만 이랜드리테일 측은 점포 수를 공격적으로 늘리지 않고 자체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랜드리테일이 지난 2022년 새벽 배송 업체 오아시스 마켓에 지분을 투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랜드 관계자는 “흑자를 내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무리하게 확장하지 않을 것이며 여러 테스트를 거친 후에 가맹점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관련 업계에선 이랜드리테일의 편의점 시장 도전이 성공할 수 있을지 의문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또한 이랜드리테일의 편의점은 실제 매장 운영 시간이나 상품 구색 등이 SSM에 더 가깝다고 입을 모은다.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업계는 편의점 시장을 아직 포화라곤 판단하지 않는데, 이랜드 쪽에서도 편의점 시장의 전망이 있다고 보고 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킴스 편의점은 실질적으로 SSM의 운영 방식을 갖고 있지만, 사업 유형을 편의점으로 선택해 대형마트 의무휴업 규제를 피하게 됐다”고 말했다.
킴스편의점의 성공 여부는 가맹점주를 얼마나 유치할 수 있는지, 또 상품 차별화가 가능한지에 달려 있다는 시각도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킴스편의점은 레퍼런스 자체가 없어 예비 가맹점주들에게 많은 선택을 받을 수 있을지 미지수”라며 “자체 상품이 얼마나 히트하는지, 상품을 안정적으로 출시하는지 등 타사 대비 상품 차별화가 관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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