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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김새네”…업비트·빗썸, 코인 하락장에 시큰둥해진 투자대회

비트코인, 7월 들어 15% 급락
거래소, 시장 점유 확대 효과 놓쳐

업비트 ‘투자 메이저리그’(위)와 빗썸 ‘실전 투자대회’. [사진 각 사]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국내 암호화폐(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와 빗썸이 최근 개최한 ‘투자대회’가 기대했던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년보다 상금을 큰 규모로 설정하면서 흥행몰이를 시도했지만, 대회 시기와 가상자산 하락장이 맞물려버려 시장 점유율 확대를 꾀하지 못하고 있다.

10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업비트와 빗썸은 지난 3일부터 실전 투자대회를 개최했다. 두 거래소 모두 오는 16일까지 대회를 진행한다. 업비트는 ‘투자 메이저리그’, 빗썸은 ‘실전 투자대회’라는 이름을 내걸었다. 빗썸은 올해로 7회차를 맞이했으며, 업비트는 처음으로 투자대회를 열었다.

업비트는 투자 메이저리그의 모든 수상자에게 현금 대신 비트코인을 주기로 했다. 기초자산 1000만원 이상을 투자한 사람이 참가하는 ‘고래리그’의 우승자에게는 비트코인 1개가 지급된다. 1000만원 이하를 투자한 사람은 ‘새우리그’에 해당되며 우승자는 비트코인 0.15개를 차지한다. 리그별 100명씩 총 200명의 수상자에게 지급되는 비트코인 총량은 10개다.

빗썸도 잔고 1000만원을 기준으로 고래리그와 새우리그로 나눠 업비트와 동일하게 대회를 진행한다. 고래리그 우승자에게는 1.5개의 비트코인과 빗썸코리아 주식 100주가, 새우리그 우승자에게는 0.6개의 비트코인과 빗썸코리아 주식 10주가 각각 지급된다. 업비트보다 더 큰 호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비트코인 수량을 늘리고 회사 주식까지 증정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대회를 두 거래소가 하반기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마운트곡스 상환 이슈 등으로 2분기 다소 주춤하던 시장 상황이 3분기 들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밑바탕이 됐기 때문이다.

7월 1일~10일 비트코인 원화 기준 시세. [사진 코인게코]
문제는 절묘하게도 대회가 시작된 이후, 가상자산 시장이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 1일 8500만원선이던 비트코인은 2일 8800만원까지 오르며 상승 흐름을 탔다.

하지만 3일 들어 본격적인 하락 흐름을 나타내며 5일 오후 6시께에는 7400만원대까지 가격이 크게 빠졌다. 불과 나흘 만에 15% 넘게 급락한 것이다. 이더리움·솔라나·리플 등 주요 알트코인도 비슷한 하락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단순히 투자 심리가 위축됐을 뿐만 아니라 우승 상금의 가치마저 떨어지게 돼버렸다.

결국 거래소들의 기대와 달리 투자대회의 점유율 확보 효과는 미미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지난 3일 오전 12시(0시) 24시간 거래량 기준 업비트는 69.64%, 빗썸은 26.91%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대회가 시작된 지 24시간 뒤인 4일 0시 두 거래소의 점유율은 각각 68.11%, 28.61%로, 두 거래소의 점유율 총합은 전일 대비 0.17%포인트(p)밖에 오르지 못했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례는 약세장 속에서 가상자산 마케팅이 직면한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로 거래소들이 향후 전략을 재고할 필요성을 시사한다”며 “시장 상황과 투자자들의 심리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 단기적인 이벤트를 뛰어넘는 고객 유치 전략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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