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책무구조도 제출 앞두고 ‘골치’…조기제출은 ‘글쎄’
[금융판 중대재해법 시행 그 후]①
당국, 조기제출 시 ‘당근책’…“진짜 인센티브 맞나”
제출 후 조직개편 땐 또 수정…인력‧자원 낭비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최근 금융사의 책무구조도 작성이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책무구조도란 금융회사 임원이 담당하는 직책에 따라 구체적 책무를 지정해 문서로 만든 것을 말한다. 금융당국은 제재조치 감경·면제 등 각종 인센티브까지 제공하며 책무구조도 조기제출 시 ‘당근책’을 꺼내들었다. 하지만 금융사들은 책무구조도 조기제출은 머뭇거리고 있다.
신한은행 ‘1호’ 될까…“조기에 도입하겠다”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책무구조도 제출·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 및 신한금융은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주도로 가장 서둘러 책무구조도 마련 작업에 착수했다. 진옥동 회장은 지난해 7월 주요 금융지주 수장 가운데 가장 먼저 책무구조도를 조기도입 하겠다고 선언했다.
진 회장은 지난해 7월 3일 신한라이프 임직원 대상 최고경영자(CEO) 특강에서 “내부통제 책무구조도를 법령 통과 이후 조기에 도입하겠다”며 “그룹의 지속가능성장을 위해서는 철저한 검증과 내부견제로 업무의 모든 과정이 정당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책무구조도 초안은 금융당국의 정책 실효성 테스트 작업에 활용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신한은행이 가장 먼저 책무구조도를 제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책무구조도 작성 자체를 신한은행이 제일 먼저 시작했고, 초안 작성 완료 또한 가장 이른 시점에 완료된 것으로 안다”며 “이후에도 추가적인 사안에 대해서 계속 수정해왔고, 올해 5월부터는 지주회사 또한 책무구조도 작성을 시작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기제출을 물론 생각하고 있지만, 특정 시점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국민‧우리‧하나, 컨설팅 받고 수정 보완 ‘분주’
대부분 금융사 또한 은행을 선두로 책무구조도 마련을 위한 막바지 작업 중이다. 국민은행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과 함께 ‘내부통제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올해 1월 킥 오프(Kick-off)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본격적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해당 TFT의 주요 추진과제는 책무구조도 작성 및 관리방안 마련과 이행 점검을 위한 시스템 설계, 임원 자격요건 강화 등이다. 국민은행은 금융위원회 주관 책무구조도 설명회 참석, 지배구조법 하위규정 개정안에 대한 의견 제출 등으로 책무체계도 및 임원별 책무기술서의 구체적인 안을 수립했다. 또한 실질적인 이행 및 관리를 위한 부서장 단위의 업무매뉴얼까지 초안을 마련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책무구조도 도입을 통해 내부통제 활동의 실효성을 강화하고 자율적 내부 통제 준수 문화를 구축할 예정”이라며 “컨설팅은 7월 중 종료할 예정이며, 책무기술서 초안 배포, 임원 인터뷰와 실무자 면담을 통한 피드백을 반영해 임원별 책무기술서를 수정 보완하는 작업 중”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책무구조도 작성 TFT를 운영 중이다. 현재는 임원별 책무기술서, 책무체계도, 임원별 관리조치 등을 담은 책무구조도 초안을 작성한 상대다. 또한 개정 지배구조법령, 감독당국 가이드라인 등을 반영해 관련 내용을 업데이트 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임원 관리의무 이행에 대한 체계적 관리를 위한 책무구조도 관리 전산 시스템도 구축 준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책무구조도 제출시기에 맞춰 올해 안에 이사회 의결 및 관련 내규 제‧개정 등에 나설 예정이다. 임원별 책무기술서 작업 및 부서별 세부관리조치 매뉴얼을 마련 중이며, 이후 당국의 가이드라인 등을 반영해 책무구조도 제출시한까지 지속적으로 개선‧보완할 예정이다.
조기제출 인센티브 의문…조직개편 부담
금융지주와 은행은 내년 1월 2일까지 책무구조도를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이 가운데 금융당국은 오는 10월 말까지 책무구조도를 조기제출하는 금융사는 제재조치를 감경‧면제하는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밝혔다. 시범 운영기간 중 내부통제 관리의무 등이 완벽하게 수행되지 않아도 지배구조법에 따른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것이다.
다만 각 은행들은 조기제출에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책무구조도는 금융당국에 제출하는 시점부터 도입 및 시행이 본격화된다. 책무구조도 제출 이후에는 금융사고가 불거질 시 즉각 책무구조도에 따라 임원진 징계가 가능하다. 은행들은 당국이 제시한 조기제출 인센티브에 대한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조기제출 인센티브가 사실 인센티브인지는 잘 모르겠다”면서 “인센티브라는 게 10월 말까지 내면 봐주겠다는 것인데, 봐주는 기간이 2달 정도밖에 안되니 큰 메리트가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사 관계자는 “차라리 조기제출을 하지 않아 책무구조도를 조기에 도입하지 않으면, 면제하고 감경할 것 자체가 없는 것”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책무구조도 도입 이후 금융사들이 조직개편에 소극적으로 임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책무구조도는 금융사 개별 임원의 내부통제 책무가 무엇인지 세밀하게 규정한다. 조직개편 등으로 담당 임직원이 바뀌면 책무구조도를 다시 작성해야 한다. 또한 10월 말까지 책무구조도를 조기에 제출하더라도, 연말에 임원인사가 이뤄지면 두 달 만에 이를 다시 작성하고 이사회 승인까지 얻어야 하는 부담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책무구조도 제출을 했더라도 조직개편 때마다 계속 수정을 해야 되는 것”이라며 “책무구조도 수정 등의 업무는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야 되는 복잡한 사안이라 골치 아픈 일이 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책무구조도 수정 때문에 조직개편을 하지 않을 수 없지만, 인력 투입 등 비용이 지출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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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1호’ 될까…“조기에 도입하겠다”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책무구조도 제출·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신한은행이다. 신한은행 및 신한금융은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주도로 가장 서둘러 책무구조도 마련 작업에 착수했다. 진옥동 회장은 지난해 7월 주요 금융지주 수장 가운데 가장 먼저 책무구조도를 조기도입 하겠다고 선언했다.
진 회장은 지난해 7월 3일 신한라이프 임직원 대상 최고경영자(CEO) 특강에서 “내부통제 책무구조도를 법령 통과 이후 조기에 도입하겠다”며 “그룹의 지속가능성장을 위해서는 철저한 검증과 내부견제로 업무의 모든 과정이 정당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의 책무구조도 초안은 금융당국의 정책 실효성 테스트 작업에 활용되기도 했다. 이에 따라 금융권에서는 신한은행이 가장 먼저 책무구조도를 제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책무구조도 작성 자체를 신한은행이 제일 먼저 시작했고, 초안 작성 완료 또한 가장 이른 시점에 완료된 것으로 안다”며 “이후에도 추가적인 사안에 대해서 계속 수정해왔고, 올해 5월부터는 지주회사 또한 책무구조도 작성을 시작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기제출을 물론 생각하고 있지만, 특정 시점이 정해진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국민‧우리‧하나, 컨설팅 받고 수정 보완 ‘분주’
대부분 금융사 또한 은행을 선두로 책무구조도 마련을 위한 막바지 작업 중이다. 국민은행은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과 함께 ‘내부통제 제도 개선 태스크포스팀(TFT)’을 구성해 올해 1월 킥 오프(Kick-off)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본격적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해당 TFT의 주요 추진과제는 책무구조도 작성 및 관리방안 마련과 이행 점검을 위한 시스템 설계, 임원 자격요건 강화 등이다. 국민은행은 금융위원회 주관 책무구조도 설명회 참석, 지배구조법 하위규정 개정안에 대한 의견 제출 등으로 책무체계도 및 임원별 책무기술서의 구체적인 안을 수립했다. 또한 실질적인 이행 및 관리를 위한 부서장 단위의 업무매뉴얼까지 초안을 마련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책무구조도 도입을 통해 내부통제 활동의 실효성을 강화하고 자율적 내부 통제 준수 문화를 구축할 예정”이라며 “컨설팅은 7월 중 종료할 예정이며, 책무기술서 초안 배포, 임원 인터뷰와 실무자 면담을 통한 피드백을 반영해 임원별 책무기술서를 수정 보완하는 작업 중”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도 책무구조도 작성 TFT를 운영 중이다. 현재는 임원별 책무기술서, 책무체계도, 임원별 관리조치 등을 담은 책무구조도 초안을 작성한 상대다. 또한 개정 지배구조법령, 감독당국 가이드라인 등을 반영해 관련 내용을 업데이트 중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임원 관리의무 이행에 대한 체계적 관리를 위한 책무구조도 관리 전산 시스템도 구축 준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은 책무구조도 제출시기에 맞춰 올해 안에 이사회 의결 및 관련 내규 제‧개정 등에 나설 예정이다. 임원별 책무기술서 작업 및 부서별 세부관리조치 매뉴얼을 마련 중이며, 이후 당국의 가이드라인 등을 반영해 책무구조도 제출시한까지 지속적으로 개선‧보완할 예정이다.
조기제출 인센티브 의문…조직개편 부담
금융지주와 은행은 내년 1월 2일까지 책무구조도를 당국에 제출해야 한다. 이 가운데 금융당국은 오는 10월 말까지 책무구조도를 조기제출하는 금융사는 제재조치를 감경‧면제하는 인센티브를 주겠다고 밝혔다. 시범 운영기간 중 내부통제 관리의무 등이 완벽하게 수행되지 않아도 지배구조법에 따른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것이다.
다만 각 은행들은 조기제출에 선뜻 나서지 않고 있다. 책무구조도는 금융당국에 제출하는 시점부터 도입 및 시행이 본격화된다. 책무구조도 제출 이후에는 금융사고가 불거질 시 즉각 책무구조도에 따라 임원진 징계가 가능하다. 은행들은 당국이 제시한 조기제출 인센티브에 대한 의문도 제기하고 있다.
한 은행 관계자는 “조기제출 인센티브가 사실 인센티브인지는 잘 모르겠다”면서 “인센티브라는 게 10월 말까지 내면 봐주겠다는 것인데, 봐주는 기간이 2달 정도밖에 안되니 큰 메리트가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융사 관계자는 “차라리 조기제출을 하지 않아 책무구조도를 조기에 도입하지 않으면, 면제하고 감경할 것 자체가 없는 것”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책무구조도 도입 이후 금융사들이 조직개편에 소극적으로 임할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책무구조도는 금융사 개별 임원의 내부통제 책무가 무엇인지 세밀하게 규정한다. 조직개편 등으로 담당 임직원이 바뀌면 책무구조도를 다시 작성해야 한다. 또한 10월 말까지 책무구조도를 조기에 제출하더라도, 연말에 임원인사가 이뤄지면 두 달 만에 이를 다시 작성하고 이사회 승인까지 얻어야 하는 부담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책무구조도 제출을 했더라도 조직개편 때마다 계속 수정을 해야 되는 것”이라며 “책무구조도 수정 등의 업무는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야 되는 복잡한 사안이라 골치 아픈 일이 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책무구조도 수정 때문에 조직개편을 하지 않을 수 없지만, 인력 투입 등 비용이 지출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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