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스트 박세진 기자] 19명의 사상자를 낳은 경기 부천 호텔에 스프링클러가 없어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가운데, 공동주택에 설치된 스프링클러가 실제 화재 시 작동한 경우는 1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더불어민주당 양부남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아파트와 기숙사, 빌라 등 공공주택에서 발생한 화재는 2만3401건이다. 이 중 스프링클러가 정상 작동된 경우는 15.6%(3656건)에 그쳤다.

해당 기간 발생한 사망자와 부상자는 각각 325명, 2477명이다.

공동주택의 스프링클러 정상 작동률은 ▲2019년 13.2% ▲2020년 14.7% ▲2021년 14.8% ▲2022년 16.8% ▲2023년 18.6%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나, 여전히 10%대 수준에 그쳤다.

2017년 소방시설법이 개정됨에 따라 이듬해인 2018년부터 6층 이상의 모든 신축 건물에는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한다. 다만, 설비가 마련됐다고 하더라도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이 여기서 나온다.

양부남 의원은 “스프링클러를 설치한 이후에 소방 당국이나 지자체 등 관계기관이 제대로 된 점검을 벌이지 않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했다.

법 시행 이전에 준공된 노후 건물의 경우 스프링클러 의무 설치가 소급 적용되지 않는 점도 문제다. 

올해 1월 기준 전국 공동주택 단지 4만4208곳 가운데 스프링클러가 설치된 비율은 35%(1만5388곳)에 불과했다. 3곳 중 2곳은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은 셈이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부천 호텔은 2004년 준공됐다. 스프링클러 설치 의무가 없었던 탓에 객실에 관련 시설이 마련되지 않았다.

양 의원은 “최근 인명피해를 야기하는 대형 화재가 발생할 때마다 스프링클러의 설치나 작동 미흡 문제가 지적되고 있다”며 “노후 건축물에 대한 스프링클러 설치 지원과 스프링클러에 대한 관리강화 등 대안을 충실히 갖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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