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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자들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 [EDITOR’S LETTER]

문제 생기면 과거의 일까지 들춰지는 스타 창업가들

샘 올트만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3월 14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 오픈AI 본사에서 열린 'K-Statup & Open AI Matching Day in US' 행사에서 참여 스타트업 대표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 중소벤처기업부]

[이코노미스트 최영진 기자] 얼마 전 유명한 창업가의 해외 도피설이 쟁점이 됐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진실이라고 믿기 어려운 소문이지만 그 기업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소문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빠르게 진화에 나서야만 했다. 

투자업계 관계자와 식사하는 자리에서 “왜 이런 소문이 나왔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라는 기자의 말에 그 관계자는 “그 대표가 투자사의 전화를 받지 않아서 그런 것 같다”며 웃었다. 그 관계자의 농담은 이 기업의 상장을 두고 투자사와 창업가 사이에 미묘한 긴장감이 흐르고 있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투자사는 그 기업에 투자한 펀드 만기가 되면서 손해를 보고 매각을 하거나 만기 연장 등을 결정해야 한다. 

또 다른 유명 창업가는 파산한 미국 코인거래소 계열사에서 수백억원을 대출받았다는 기사로 도마 위에 올랐다. 내년에 상장할 것이라는 유니콘 창업가인데 대출 과정과 대출 이유가 불분명하다는 분석 때문이다. 

업계와 언론의 관심을 받는 두 창업가는 상장에 도전하고 있다는 점 외에도 스타트업 생태계를 대표하는 스타 창업가라는 공통점이 있다. 

투자사가 스타트업에 투자를 결정하는 몇 가지 요인이 있다. 흔히 그 사업이 돈이 될지 여부를 살펴보는 비즈니스 모델, 기술력, 창업 멤버와 창업가의 능력 등을 살펴본다. 창업 초기와 성장 단계 그리고 엑시트에 이르는 과정에서 비즈니스 모델이 같은 스타트업은 찾아보기 어렵다. 시기와 상황에 맞게 비즈니스 모델을 피벗을 하는 게 더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것을 투자사들은 잘 알고 있다. 비즈니스 모델이 투자의 중요 조건이라고 하기 어려운 이유다. 

남은 것은 기술력과 사람들이다. 투자사들은 창업가가 지루하고 고단한 시간을 이겨내고 꾸준하게 성장시킬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를 투자 여부를 결정하는 포인트로 삼기 마련이다. 

실리콘밸리를 움직이는 ‘페이팔 마피아’의 대부인 피터 틸(Peter Thiel)은 ‘제로 투 원’(Zero to One)이라는 책에서 “우리는 이상하고 극단적으로 보이는 창업자들을 더 인내해야 한다. 우리는 단순한 점진적 발전을 넘어 회사를 이끌어갈 수 있는 특이한 개인들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창업가는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이해하기 어렵고, 그런 캐릭터를 가지고 있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피터 틸은 바로 “창업자가 알아야 할 교훈은 개인에 대한 명성과 칭찬은 언제든지 오명과 축출로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니 창업자들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별다른 구설수가 없을 때는 창업가가 집을 바꾸거나 좋은 차를 사도 별문제가 되지 않지만, 기업에 문제가 생기면 과거의 일까지 소환되어 비판을 받는다. 수백억원의 대출로 이슈가 됐던 그 창업가는 평당 2억원이 넘는다는 서울 에테르노청담을 분양받았다는 몇 년 전 일까지 소환됐다. 

“창업자들은 항상 조심해야 한다”는 말이 가혹할 수 있지만, 스타 창업가들이 짊어져야 할 몫일 것이다. 창업에 도전하는 이들에게 스타 창업가들이 ‘롤 모델’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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