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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은 왜 이중가격제 원인으로 배민 '가게배달'을 지목했나[이슈+]

서울 시내 한 음식점 거리에서 배달 라이더가 오토바이를 주차하고 있다.[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김정훈 기자] 최근 롯데리아 등 프랜차이즈들이 도입한 이중가격제를 두고 우아한형제들(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가 설전을 벌이고 있다. 쿠팡이츠는 “가게배달을 통해 무료배달비를 업주에게 전가한 배민이 이중가격제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쿠팡 "이중가격제 원인은 배민의 가게배달"

배달의 민족과 쿠팡이츠의 신경전은 지난 24일 롯데리아가 배달 메뉴 가격을 단품(700~800원)과 세트메뉴(1300원)으로 올리면서 생겨났다. 롯데리아는 “무료배달 서비스 도입으로 향후 발생하는 가맹점들의 비용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했다.

주요 햄버거 프랜차이즈인 KFC와 파파이스, 맥도날드는 이미 이중가격제를 도입한 상태다. 앞으로 맘스터치 등 다른 프랜차이즈 가맹점들도 비용 부담에 이중가격제를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지난 24일 쿠팡이츠는 뉴스룸을 통해 “가게배달을 시행하는 특정 배달업체(배민)가 무료배달 비용을 외식업주에게 전가하고 수수료를 인상한 것이 원인이다”라며 ‘가게배달’을 이중가격제의 원인으로 지목했다.

‘가게배달’은 배민의 배달 서비스 상품 중 하나다. 업주가 배민 라이더(배달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배달을 진행한다.

울트라콜(월 8만원 정액제)과 오픈리스트(앱 광고 노출·수수료 6.8%)를 기반으로 가게가 직접 대행 배달비를 정하는 모델이다. 점주 선택에 따라 상대적으로 배달비용 부담이 낮다. 업계에 따르면 배민을 이용하는 점주들 중 가게배달 이용 비중은 전체 80%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배민이 무료배달 구독서비스 ‘배민클럽’을 가게배달에 적용하면서 불거졌다. 배민은 지난 7월 말부터 가게배달을 이용하는 가게도 무료배달 서비스인 배민클럽에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 범위를 넓혔다.

기존 배민클럽 무료배달 주문은 '배민배달(배민1플러스)' 가입 식당만 받을 수 있었지만 지원 범위를 넓히면서 가게배달 이용 점주들도 배민클럽 무료배달 주문을 받게된 셈이다. 

쿠팡이츠는 배민이 배민클럽 무료배달 주문을 가게배달로 확대한 것은 사실상 배민클럽 무료 배달에 발생하는 비용을 가게배달 점주들에게도 부담시키기 위함이라고 주장한다.  배민클럽은 지난 9월 11일부터 무료혜택 기간이 끝나 유료서비스로 전환됐다.

이후 가게배달 점주들이 배민클럽 가입자들의 무료배달 주문을 소화하며 비용 부담이 커져 결국 이중가격제 도입 이슈가 점화됐다는 얘기다. 배민은 지난 7월 공지에서 “사장님이 설정한 배달팁은 배달팁 할인의 방식으로 사장님이 부담한다”고 밝혔다.

"이중가격제 도입, 쿠팡 무료배달이 시발점"

쿠팡이츠의 지적에 배민도 입장자료를 냈다. 배민은 25일 “배민배달도 고객 배달비를 당사에서 모두 부담하고, 중개이용료와 업주부담 배달비도 같다”며 “쿠팡이츠 측이 당사가 제공하는 배민배달과 가게배달을 섞어 사실을 왜곡한다”고 반박했다. 또 배민은 가게배달 이용 점주가 배민클럽 주문을 소화할 시 건당 2000원을 최대 4개월간 지원한다고 밝혔다. 

배민 측은 "가게배달 이용 점주들에게 무료배달 서비스인 배민클럽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을 뿐"이라며 "가게배달 점주들에게 강제한 사항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배민클럽 무료배달 서비스는 점주들이 참여했어도 언제든 해지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다만 배달업계에서는 배민 입점업체들이 결국 울며 겨자 먹기로 배민클럽을 이용할 수밖에 없어 결국 배달비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배민이 9월부터 유료 전환한 무료배달 구독서비스 배민클럽을 집중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배민클럽에 미가입할 경우 상품 노출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배민에 입점한 한 점주는 "배민이 가게배달을 통해 지금과 같은 성장을 했는데 이제는 구독상품을 밀어야 하니 가게배달 업주들에게 부담을 전가시키고 있다"고 토로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햄버거 프랜차이즈의 잇딴 이중가격제 도입은 쿠팡이츠나 배민, 요기요 등 배달앱 경쟁 과열에 따른 불가피한 현상으로 보는 분위기다. 

쿠팡이츠의 참전으로 시장이 과열되면서 업체들이 무료배달을 늘리기 시작했고 결국 이 부담을 점주들이 지기 시작했다는 얘기다. 이들이 이중가격제를 원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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