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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MBK, 고려아연 공개매수가 2차 인상…극에 치닫는 ‘쩐의 전쟁’

2400억 추가투입…매수 기간 오는 14일까지 연장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가운데)이 지난 9월 19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MBK파트너스 고려아연 공개매수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은 강성두 영풍 사장, 오른쪽은 이성훈 베이커매킨지코리아 변호사. [사진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이승훈 기자] 영풍·MBK파트너스가 4일 고려아연(010130) 공개매수가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동일한 83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양측이 공개매수가를 서로 올리는 맞대응이 계속되면서 수조원대 ‘쩐의 전쟁’이 본격화될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지난달 26일 공개매수가를 66만원에서 75만원으로 올린 이후 두 번째 가격 인상이다.

영풍·MBK는 이날 공개매수신고서 정정 공시를 내고 지난달 13일 시작한 고려아연 공개매수의 조건을 이 같이 변경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개매수 청약 수량이 발행주식총수의 약 7%를 넘어야 사들이겠다고 한 조건을 삭제했다. 가격과 조건을 모두 최 회장 측이 진행하는 공개매수와 동등하게 맞춘 것이다.

최대 매수 수량은 302만4881주(약 14.6%)로 이전과 동일하다. 청약 주식 수가 최대 매수 수량 미만일 경우에도 응모한 주식 전량을 매수하며, 최대 매수 수량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최대 매수 수량만큼만 안분비례해 매수한다. 

이에 따라 영풍·MBK 연합의 고려아연 공개매수대금은 기존 약 2조2720억원에서 2조5140억원으로 약 2419억원 늘어났다. 

MBK가 단독으로 진행하고 있는 영풍정밀 공개매수대금 2064억원까지 더하면 영풍·MBK 진영은 총 2조7204억원을 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한 자금으로 사용하는 셈이다.

영풍·MBK 연합이 공개매수 조건을 변경하면서 오는 6일 종료 예정이었던 공개매수 기간은 이달 14일로 연장됐다. 

김광일 MBK 부회장은 “이전 주당 75만원도 충분한 프리미엄으로 인식됐으나 주당 83만원과는 아무래도 가격 차이가 있어 가격을 맞춰 기존 투자자들의 부담을 덜어드리고자 했다”며 “무엇보다 1주가 들어오든, 300만주가 들어오든 모두 사들여서 반드시 고려아연의 기업 지배구조를 바로 세우고, 심각하게 훼손된 기업가치·주주가치를 회복시키겠다”고 강조했다.

고려아연 측도 MBK·영풍 측에 대항해 이날 자사주 공개매수에 돌입했다. 고려아연은 단 1주의 응모주식이라도 전량 다 매수하는 방식으로 자기주식 공개매수에 나설 계획이다. 공개매수 종료일은 이달 23일이다.

일각에선 고려아연이 MBK·영풍의 공개매수가격 인상에 대응해 추가로 가격을 올릴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아울러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영풍정밀의 공개매수가격 인상과 인수 수량 확대도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씨 일가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 제리코파트너스는 이날 오전 긴급회의를 열고 오는 7일 이사회를 소집하는 안건을 결의했다.

7일로 예정된 이사회에서는 영풍정밀 공개매수 가격 인상 등을 논의할 것이란 관측이다. 앞서 MBK 파트너스의 SPC 한국기업투자홀딩스가 영풍정밀 공개매수가격을 기존 2만5000원에서 3만원으로 상향하자 맞대응에 나서는 것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 측은 “영풍이 고려아연을 상대로 낸 가처분 신청이 지난 2일 법원에서 기각된 가운데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절차를 중단해달라는 가처분을 또 다시 제기한 건 해당 재판부를 무시한 것을 넘어 시세조종과 시장 교란 의도를 가진 악의적인 행위”라며 “영풍과 MBK 측은 주가를 낮추기 위해 시세를 조종하는 행위를 즉각 멈춰야 한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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