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 종료 앞둔 5대은행 수장들…연임 가능성은?
[속내 복잡 금융사]③
신한 정상혁‧하나 이승열 연임 ‘초록불’
국민 이재근 ‘물음표’…우리 조병규‧농협 이석용 ‘빨간불’
홍콩ELS 사태·금융사고 발생여부 변수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주요 금융사들은 올해 말 핵심계열사인 은행 수장들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속내가 복잡해 졌다. 홍콩H지수(항셍중국기업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사태, 금융사고 발생 여부 등에 따라 각 행장들의 거취가 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차기 행장 선임 나서…보너스 1년 임기 받을까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연말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농협은행장 등 5대 은행장의 임기가 종료된다. 지난해 연임에 성공한 이재근 행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첫 임기다.
주요 시중은행의 행장은 기본 2년 임기에 추가로 1년을 더해 3년의 임기가 주어지는 것이 통상적이다. 다만 올해는 유난히 금융사고가 많았던 만큼 은행마다 연임 여부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들은 차기 은행장 승계 작업에 본격 나섰다. 5대 금융지주는 ‘행장의 임기 만료 3개월 이상 전부터 경영 승계 절차를 시작하라’고 명시한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서둘러 인사 작업에 착수했다.
우선 정상혁 행장은 연임 청신호가 켜졌다. 정 행장은 고(故) 한용구 전 신한은행장이 건강상 이유로 취임 한 달 만에 물러난 뒤 갑작스레 수장을 맡게 됐음에도,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통 신한맨’ 정 행장의 저력은 올해 실적에서도 드러났다. 신한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조1028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신한금융지주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는 지난 9월 10일 회의를 열고,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대표이사에 대한 승계절차를 개시했다. 당시 올해 말,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둔 계열사 경영진에 대한 내외부 후보군에 대한 승계후보군 ‘롱리스트’를 선정 완료했다.
이후 약 3개월간 내외부 후보들에 면밀한 심사를 통해 압축후보군을 선정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압축후보들에 대한 심층 심사를 통해 최종 후보를 발표하고, 각 자회사별 이사회 심의 및 결의 후 신임 수장들이 취임하게 된다. 통상 신한금융은 12월 중순 경 최종 결과를 발표해왔다.
이승열 행장의 연임 가능성도 높은 편으로 점쳐진다. 이 행장은 하나은행의 첫 외환은행 출신 행장이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화학적 결합으로 자산 관리와 글로벌, 연금사업 분야 경쟁력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행장은 대외 활동에 적극 나서진 않지만 ‘조용한 카리스마’를 지녔다는 후문이다. 리더의 솔선수범을 강조한 이 행장의 경영 철학은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3조2922억원을 기록하면서 전체 시중은행 가운데 ‘순이익 1위’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2조7808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전년 동기보다 0.5% 증가했다.
이재근 연임 물음표…아슬아슬 조병규‧이석용
2022년 취임한 이재근 행장의 연임은 ‘노란불’이다. 이 행장은 2년 임기를 마친 뒤, 1년 연임에 성공했다. 이번에 추가 임기를 부여받으면, 3번째 임기가 된다. 허인 전 국민은행장이 3연임하며 회사를 4년간 안정적으로 이끈 전례가 있어 이 행장의 3연임 가능성도 나온다.
다만 국민은행이 은행권에서 홍콩 ELS 판매 규모가 가장 컸던 것에 더해 3월 104억원, 4월 383억원 등의 배임 사고가 있었던 점은 연임에 변수다. 은행업권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조직 쇄신’과 ‘조직 안정’ 중 어느 것에 무게를 두는 지에 따라 이 행장의 거취가 달라질 수 있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연임 ‘빨간불’이 켜졌다. 조 행장은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취임 후 가동된 ‘우리은행장 선임 프로그램’을 통해 선임된 최초의 행장이다. 지난해 7월 임기를 시작한 조 행장은 ‘순이익 1위 은행’을 목표로 내걸고,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3분기 누적 기준우리은행의 순이익은 2조5240억원으로, 이미 신한은행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잡음도 지속됐다. 지난 6월 우리은행 대리급 직원이 대출 신청서를 위조해 100억원을 횡령했다. 최근에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들이 우리은행에서 수백억원 대의 부당 대출을 받아간 것으로 드러났다.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정 대출은 조 행장이 취임한 이후에도 이뤄졌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지난 9월 27일 올해 첫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자추위)를 개최하고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대표이사 선임 절차 논의를 시작했다.
이석용 농협은행장의 연임도 먹구름이 꼈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이 행장은 내부 출신의 세대교체라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금융사고가 연이어 터졌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농협에서 금감원에 보고한 금융사고는 10건이다. 천 의원의 자료에 9월 이후 공시나 보도를 통해 확인된 사건을 더하면 올해 농협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최소 13건이다.
올해 3월 취임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내부통제와 관리책임 강화를 줄곧 얘기하고 있는 만큼, 조직 변화를 꾀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지난 5월 강호동 회장은 중대 사고를 낸 계열사 대표는 연임을 제한하겠다는 안을 밝히기도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인사는 끝날 때 까지 끝난게 아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며 “올해는 각 은행마다 다양한 이슈가 발생한 상황으로, 올해 인사는 유독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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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행장 선임 나서…보너스 1년 임기 받을까
금융권에 따르면 올해 연말 이재근 KB국민은행장, 정상혁 신한은행장, 이승열 하나은행장, 조병규 우리은행장, 이석용 농협은행장 등 5대 은행장의 임기가 종료된다. 지난해 연임에 성공한 이재근 행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첫 임기다.
주요 시중은행의 행장은 기본 2년 임기에 추가로 1년을 더해 3년의 임기가 주어지는 것이 통상적이다. 다만 올해는 유난히 금융사고가 많았던 만큼 은행마다 연임 여부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지주들은 차기 은행장 승계 작업에 본격 나섰다. 5대 금융지주는 ‘행장의 임기 만료 3개월 이상 전부터 경영 승계 절차를 시작하라’고 명시한 ‘지배구조 모범관행’에 따라 서둘러 인사 작업에 착수했다.
우선 정상혁 행장은 연임 청신호가 켜졌다. 정 행장은 고(故) 한용구 전 신한은행장이 건강상 이유로 취임 한 달 만에 물러난 뒤 갑작스레 수장을 맡게 됐음에도, 조직을 안정적으로 이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통 신한맨’ 정 행장의 저력은 올해 실적에서도 드러났다. 신한은행의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3조1028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신한금융지주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자경위)는 지난 9월 10일 회의를 열고, 올해 말부터 내년 초까지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대표이사에 대한 승계절차를 개시했다. 당시 올해 말,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둔 계열사 경영진에 대한 내외부 후보군에 대한 승계후보군 ‘롱리스트’를 선정 완료했다.
이후 약 3개월간 내외부 후보들에 면밀한 심사를 통해 압축후보군을 선정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압축후보들에 대한 심층 심사를 통해 최종 후보를 발표하고, 각 자회사별 이사회 심의 및 결의 후 신임 수장들이 취임하게 된다. 통상 신한금융은 12월 중순 경 최종 결과를 발표해왔다.
이승열 행장의 연임 가능성도 높은 편으로 점쳐진다. 이 행장은 하나은행의 첫 외환은행 출신 행장이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화학적 결합으로 자산 관리와 글로벌, 연금사업 분야 경쟁력을 한층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행장은 대외 활동에 적극 나서진 않지만 ‘조용한 카리스마’를 지녔다는 후문이다. 리더의 솔선수범을 강조한 이 행장의 경영 철학은 지난해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3조2922억원을 기록하면서 전체 시중은행 가운데 ‘순이익 1위’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2조7808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전년 동기보다 0.5% 증가했다.
이재근 연임 물음표…아슬아슬 조병규‧이석용
2022년 취임한 이재근 행장의 연임은 ‘노란불’이다. 이 행장은 2년 임기를 마친 뒤, 1년 연임에 성공했다. 이번에 추가 임기를 부여받으면, 3번째 임기가 된다. 허인 전 국민은행장이 3연임하며 회사를 4년간 안정적으로 이끈 전례가 있어 이 행장의 3연임 가능성도 나온다.
다만 국민은행이 은행권에서 홍콩 ELS 판매 규모가 가장 컸던 것에 더해 3월 104억원, 4월 383억원 등의 배임 사고가 있었던 점은 연임에 변수다. 은행업권의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조직 쇄신’과 ‘조직 안정’ 중 어느 것에 무게를 두는 지에 따라 이 행장의 거취가 달라질 수 있다.
조병규 우리은행장은 연임 ‘빨간불’이 켜졌다. 조 행장은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 취임 후 가동된 ‘우리은행장 선임 프로그램’을 통해 선임된 최초의 행장이다. 지난해 7월 임기를 시작한 조 행장은 ‘순이익 1위 은행’을 목표로 내걸고,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3분기 누적 기준우리은행의 순이익은 2조5240억원으로, 이미 신한은행에 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잡음도 지속됐다. 지난 6월 우리은행 대리급 직원이 대출 신청서를 위조해 100억원을 횡령했다. 최근에는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들이 우리은행에서 수백억원 대의 부당 대출을 받아간 것으로 드러났다. 손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정 대출은 조 행장이 취임한 이후에도 이뤄졌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우리금융 이사회는 지난 9월 27일 올해 첫 자회사 대표이사 후보 추천위원회(자추위)를 개최하고 올해 임기가 만료되는 자회사 대표이사 선임 절차 논의를 시작했다.
이석용 농협은행장의 연임도 먹구름이 꼈다. 지난해 1월 취임한 이 행장은 내부 출신의 세대교체라는 점에서 높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금융사고가 연이어 터졌다.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농협에서 금감원에 보고한 금융사고는 10건이다. 천 의원의 자료에 9월 이후 공시나 보도를 통해 확인된 사건을 더하면 올해 농협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는 최소 13건이다.
올해 3월 취임한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내부통제와 관리책임 강화를 줄곧 얘기하고 있는 만큼, 조직 변화를 꾀할 가능성이 높다. 앞서 지난 5월 강호동 회장은 중대 사고를 낸 계열사 대표는 연임을 제한하겠다는 안을 밝히기도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인사는 끝날 때 까지 끝난게 아니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라며 “올해는 각 은행마다 다양한 이슈가 발생한 상황으로, 올해 인사는 유독 가늠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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