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은 좋은데 불안하네”…본업에서 힘 못 쓰는 카드사
[카드사, 웃는 게 아니야] ①
5개 카드사, 1.8조원 순이익 시현…대출성 자산 주효
연체율 관리 필요 지적 나와…금융당국, 카드사에 계획 요구
[이코노미스트 윤형준 기자] 카드사들이 올 3분기 호실적을 달성했음에도 쓴웃음을 짓고 있다. 실적을 견인한 주요 요인이 본업인 카드 매출이 아닌 단기카드대출(현금서비스)이나 장기카드대출(카드론) 등 카드사의 재무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대출성 자산’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당국이 일부 카드사에 주의 조치에 나서는 등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삼성카드·KB국민카드·하나카드·우리카드 등 5개 전업카드사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779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6%나 증가한 수치다.
5개 카드사 개별로 봐도 모두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17.8% 증가한 순이익 5527억원을 시현했다. 삼성카드도 같은 기간 23.6% 증가한 531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0%, 44.7% 늘어난 3704억원, 184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우리카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9.7% 증가한 140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카드론, ‘서민 급전창구’라지만 너무 늘었다
이 같은 호실적을 거둔 배경에는 ▲판매관리비 절감 ▲알짜카드 단종 ▲대출채권 매각 등 비용 효율화와 카드론 등 대출 확대로 이익이 증대된 것이 요인으로 꼽힌다. 물론 그간 경기 악화로 카드사의 본업인 신용판매업 경쟁력이 악화한 상황 속에 주요 카드사들의 이익이 증가한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대출업 강화로 얻은 자산 비중이 커졌기 때문에 부실 리스크 늘어가고 있는 점은 우려된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국내 카드 대출 및 연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국내 8개 카드사의 대출금액은 44조665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감원이 관련 통계를 추산한 2003년 이후 최대치다. 이중 단기대출인 현금서비스액이 5조8760억원, 장기대출인 카드론이 38조7880억원을 차지했다.
특히 카드론 잔액은 올해 1월 전월 대비 4507억원 증가한 데 이어 ▲2월 2000억원 ▲3월 78억원 ▲4월 4823억원 ▲5월 5542억원 ▲6월 1000억원 ▲7월 6206억원 ▲8월 6044억원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카드론은 금리가 높지만, 일반 은행 신용대출과 달리 담보 및 보증이 없고 신용카드만 갖고 있으면 별도 서류 제출이나 심사 없이 대출받을 수 있다. 다만 중·저신용자의 이용액이 많아 서민들의 급전창구로 불린다. 당장의 급한 돈이 필요한 서민들에게는 요긴한 자금 융통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카드사들의 주요 과제 중 하나는 카드론 연체율 관리라고 할 수 있다.
매년 높아지는 연체율…당국 제동까지
하지만 문제는 카드론 잔액이 늘어나는 만큼 카드빚을 갚지 못한 연체 고객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8월 말 기준 카드 대출 연체액은 1조3720억원으로 연체율은 3.1%에 달했다. 이 또한 ‘카드사태’가 일어났던 2003년(6조600억원)과 2004년(1조9880억원)을 제외하면 가장 큰 규모다.
카드사별 연체 규모를 살펴보면 신한카드가 362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KB국민카드 2360억원 ▲롯데카드 2100억원 ▲삼성카드 1660억원 ▲우리카드 14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가 3790억원, 서울이 2580억원으로 연체액의 절반 이상인 53.6%가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강 의원은 “카드 대출과 연체 규모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오른 것은 결국 은행에서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취약 차주가 카드론 대출로 자금을 조달하게 된 것이 주요 원인”이라며 “금융당국은 카드 대출 연체율 추이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카드사들은 카드 대출 자산에 대해 리스크관리를 강화하는 동시에 서민 자금공급자 역할을 지속 수행토록 균형 있게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금감원은 카드론 증가세가 두드러지는 카드사 현대카드·롯데카드·우리카드 등 3곳을 대상으로 지난 9월 리스크 관리 계획을 제출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카드론 증가세가 우려되는 수준까지는 오르지 않도록 관리해달라고 카드사들에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갈수록 신용판매 매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만큼 대출을 통한 자산 확대가 필요한 것은 맞다”면서도 “꾸준한 연체율 관리와 건전성 확보 또한 중요하므로 앞으로 책임 있는 자금 공급을 통해 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면서도, 무리한 대출 확장은 지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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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삼성카드·KB국민카드·하나카드·우리카드 등 5개 전업카드사의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은 1조779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6%나 증가한 수치다.
5개 카드사 개별로 봐도 모두 두 자릿수 이상의 성장률을 나타냈다. 업계 1위 신한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17.8% 증가한 순이익 5527억원을 시현했다. 삼성카드도 같은 기간 23.6% 증가한 531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KB국민카드와 하나카드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0%, 44.7% 늘어난 3704억원, 1844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우리카드 역시 전년 동기 대비 19.7% 증가한 1400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카드론, ‘서민 급전창구’라지만 너무 늘었다
이 같은 호실적을 거둔 배경에는 ▲판매관리비 절감 ▲알짜카드 단종 ▲대출채권 매각 등 비용 효율화와 카드론 등 대출 확대로 이익이 증대된 것이 요인으로 꼽힌다. 물론 그간 경기 악화로 카드사의 본업인 신용판매업 경쟁력이 악화한 상황 속에 주요 카드사들의 이익이 증가한 것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대출업 강화로 얻은 자산 비중이 커졌기 때문에 부실 리스크 늘어가고 있는 점은 우려된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국내 카드 대출 및 연체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국내 8개 카드사의 대출금액은 44조665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감원이 관련 통계를 추산한 2003년 이후 최대치다. 이중 단기대출인 현금서비스액이 5조8760억원, 장기대출인 카드론이 38조7880억원을 차지했다.
특히 카드론 잔액은 올해 1월 전월 대비 4507억원 증가한 데 이어 ▲2월 2000억원 ▲3월 78억원 ▲4월 4823억원 ▲5월 5542억원 ▲6월 1000억원 ▲7월 6206억원 ▲8월 6044억원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카드론은 금리가 높지만, 일반 은행 신용대출과 달리 담보 및 보증이 없고 신용카드만 갖고 있으면 별도 서류 제출이나 심사 없이 대출받을 수 있다. 다만 중·저신용자의 이용액이 많아 서민들의 급전창구로 불린다. 당장의 급한 돈이 필요한 서민들에게는 요긴한 자금 융통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때문에 카드사들의 주요 과제 중 하나는 카드론 연체율 관리라고 할 수 있다.
매년 높아지는 연체율…당국 제동까지
하지만 문제는 카드론 잔액이 늘어나는 만큼 카드빚을 갚지 못한 연체 고객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8월 말 기준 카드 대출 연체액은 1조3720억원으로 연체율은 3.1%에 달했다. 이 또한 ‘카드사태’가 일어났던 2003년(6조600억원)과 2004년(1조9880억원)을 제외하면 가장 큰 규모다.
카드사별 연체 규모를 살펴보면 신한카드가 362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KB국민카드 2360억원 ▲롯데카드 2100억원 ▲삼성카드 1660억원 ▲우리카드 1400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지역별로 보면 경기도가 3790억원, 서울이 2580억원으로 연체액의 절반 이상인 53.6%가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강 의원은 “카드 대출과 연체 규모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오른 것은 결국 은행에서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취약 차주가 카드론 대출로 자금을 조달하게 된 것이 주요 원인”이라며 “금융당국은 카드 대출 연체율 추이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카드사들은 카드 대출 자산에 대해 리스크관리를 강화하는 동시에 서민 자금공급자 역할을 지속 수행토록 균형 있게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금감원은 카드론 증가세가 두드러지는 카드사 현대카드·롯데카드·우리카드 등 3곳을 대상으로 지난 9월 리스크 관리 계획을 제출하도록 했다. 금감원은 카드론 증가세가 우려되는 수준까지는 오르지 않도록 관리해달라고 카드사들에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들이 갈수록 신용판매 매출 확대에 어려움을 겪는 만큼 대출을 통한 자산 확대가 필요한 것은 맞다”면서도 “꾸준한 연체율 관리와 건전성 확보 또한 중요하므로 앞으로 책임 있는 자금 공급을 통해 서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면서도, 무리한 대출 확장은 지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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