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청정함이 곧 생명, 무진복 3겹 껴입어”…GC셀이 오염 막는 방법
GMP 맞춰 세포·유전자 치료제 제조
셀 센터서 올해 CDMO 제품 5건 생산
이뮨셀엘씨 제조 이후 36시간 내 투여
국내 환자 대상 연간 1만8000팩 공급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세포·유전자 치료제 기업 GC셀은 쉬는 시간 없이 치료제를 생산한다. 환자에게 바로 투여해야 하는 세포·유전자 치료제의 특성상 이곳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은 의료기관의 요구에 맞춰 환자가 필요한 때 치료제를 출고해야하기 때문이다.
12일 오후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있는 GC셀의 세포·유전자 치료제 생산 시설 ‘셀 센터’에서는 파란색 무진복을 입은 5명의 제조 담당 직원들이 세포처리실에서 GC셀의 자가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를 생산하고 있었다. 이뮨셀엘씨는 간암 수술을 받은 환자가 보조요법으로 쓰는 치료제다. GC셀이 2007년 출시했다. 20여 년 전부터 사용된 치료제인 만큼, 환자가 이를 실제 투여한 사례(실사용증거·RWD)가 많다.
이 세포처리실에서 근무하는 제조 담당 직원들은 세 벌의 무진복을 겹쳐 입고 있었다. 무진복이란 멸균 또는 무균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입는 옷을 말한다. 주로 클린룸 기준이 높은 실험실이나 제약 산업에서 입는다. 반도체 공장 작업자들이 방진복을 입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품질 관리 기준(GMP)에 따라 C등급 장소에서는 무진복을 한 겹, B등급 공간에서는 두 겹을 입고, A등급 시설에서는 여기에 한 겹을 더 입어야 한다. 실험실 내부에 들어가지 못하고 복도에서 직원들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기자도 방진복을 따로 입어야 했다.
이렇게 청정함에 엄격한 것은 무균 제제인 이뮨셀엘씨를 제조할 때 미생물 오염이나 미립자와 발열성 물질로 인한 오염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무진복 위에 고글과 장갑을 끼고 3~4시간을 연속으로 근무한다고 했다.
이뮨셀엘씨 연간 1만8000팩 생산
GC셀은 제임스 박 대표 취임 이후 이뮨셀엘씨의 ‘재발굴’을 핵심으로 공격적인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이뮨셀엘씨를 활용해 해외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글로벌 사업개발(BD)과 마케팅을 총괄할 조직도 신설했다.
이와 관련해 GC셀은 올해 9월 인도네시아의 비파마에 이뮨셀엘씨를 16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했다. 비파마와의 기술이전 계약 이후 중국과 중동 등 신흥시장 내 기업들이 이뮨셀엘씨를 도입하기 위해 GC셀과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GC셀은 현재 33개 국가의 기업과 기술이전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2~3년 내 기술이전 성과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뮨셀엘씨가 생산되는 곳은 현재 이곳, 셀 센터다. 셀 센터는 세포·유전자 치료제를 연구개발(R&D), 제조할 수 있는 통합 체계로 구축됐다. GC셀이 추진하는 다양한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의 중심에 있다. 셀 센터는 지하 2층, 지상 4층 건물로, 2만806m² 규모다. ▲제대혈 시설 ▲방제실 ▲품질관리(QC) 시험실 ▲자체 생산 배지 시설이 1층에 들어서 있고, 이뮨셀엘씨와 다른 세포·유전자 치료제를 만드는 제조소는 2층에 마련돼 있다.
이날 제조 담당 직원들은 셀 센터 2층의 세포처리실에서 이뮨셀엘씨를 생산했다. 세포처리실에는 안전형무균작업대(BSC)와 원심분리기, 현미경, 무균 접합기 등 이뮨셀엘씨를 안전하게 생산하기 위한 많은 장비가 설치돼 있다.
제조 담당 직원들은 이 세포처리실에서 A등급의 무균 상태를 만들어주는 BSC에 손만 넣어 배양 세포에서 치료제 제조에 필요한 물질을 추출한다. 이를 ‘하베스트’(harvest) 공정이라고 한다. ▲혈액 입고 ▲세포 추출 ▲세포 배양 ▲세포 동결 등의 과정을 거친 물질을 이뮨셀엘씨로 만드는 마지막 공정이다.
GC셀 관계자는 “세포배양기를 통해 배양한 세포가 원심분리기를 거치면 세포만 가라앉는다”라며 “가라앉은 세포를 모아 사람 혈청 알부민(HSA)에 넣으면 이뮨셀엘씨를 완성할 수 있다”라고 이뮨셀엘씨 제조 공정에 관해 설명했다.
셀 센터에서는 연간 1만8000여팩의 이뮨셀엘씨를 생산한다. 이만큼의 이뮨셀엘씨를 생산하기 위해 생산시설은 풀가동된다. 셀 센터에서 생산한 이뮨셀엘씨는 국내 환자에게 투여한다. 제품 생산 이후 36시간 내 환자에 투여해야 하는 특성 때문에 제품 모두를 국내 공급한다고 GC셀 관계자는 설명했다. 매출 규모는 연간 400억원 정도다.
CDMO 시설서 올해 5개 제품 생산
GC셀은 셀 센터를 통해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셀 센터에는 4개의 CDMO 제조소가 마련돼 있다. 계약당 적게는 1곳, 많게는 2~3곳의 제조소를 한 번에 쓴다. GC셀은 올해 셀 센터 내 CDMO 시설에서 5개의 제품을 생산했다.
CDMO 제조소는 이뮨셀엘씨 제조소와 마찬가지로 의약품 제조·품질 관리 기준(GMP)에 따라 운영된다. 제조소를 잇는 통로는 공용 복도와 구분돼 있다. 직원의 이동 통로와 원자재의 운송 통로도 나뉘어 있다.
CDMO 제조소에서는 자연살해(NK)세포와 키메릭 항원 수용체(CAR)-NK세포, NK세포의 먹이인 배양보조세포(feeder cell·피더 셀)를 생산한다. 각 제조소에는 50ℓ 규모의 세포배양기(바이오리액터)가 여럿 설치돼 있다. 바이오리액터로 배양한 세포는 전용 장비를 통해 자동 회수한다.
제품 제조에 사용하는 세포 일부는 미리 동결해 보관한다. 자동세포동결기(CRF)를 통해 세포가 충격 없이 안전하게 동결될 수 있도록 처리하고 있으며 제조에 사용될 세포는 액체질소로 이를 동결하는 6대의 LN2 탱크로 보관한다.
세포·유전자 치료제를 제조할 때 필요한 원자재는 QR 코드로 모두 추적·관리하고 있다. 관리 담당 직원이 특정 제품을 생산할 때 디스플레이를 통해 QR 코드를 확인한 이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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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오후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있는 GC셀의 세포·유전자 치료제 생산 시설 ‘셀 센터’에서는 파란색 무진복을 입은 5명의 제조 담당 직원들이 세포처리실에서 GC셀의 자가면역세포치료제 ‘이뮨셀엘씨’를 생산하고 있었다. 이뮨셀엘씨는 간암 수술을 받은 환자가 보조요법으로 쓰는 치료제다. GC셀이 2007년 출시했다. 20여 년 전부터 사용된 치료제인 만큼, 환자가 이를 실제 투여한 사례(실사용증거·RWD)가 많다.
이 세포처리실에서 근무하는 제조 담당 직원들은 세 벌의 무진복을 겹쳐 입고 있었다. 무진복이란 멸균 또는 무균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입는 옷을 말한다. 주로 클린룸 기준이 높은 실험실이나 제약 산업에서 입는다. 반도체 공장 작업자들이 방진복을 입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품질 관리 기준(GMP)에 따라 C등급 장소에서는 무진복을 한 겹, B등급 공간에서는 두 겹을 입고, A등급 시설에서는 여기에 한 겹을 더 입어야 한다. 실험실 내부에 들어가지 못하고 복도에서 직원들의 움직임을 지켜보는 기자도 방진복을 따로 입어야 했다.
이렇게 청정함에 엄격한 것은 무균 제제인 이뮨셀엘씨를 제조할 때 미생물 오염이나 미립자와 발열성 물질로 인한 오염을 최소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직원들은 무진복 위에 고글과 장갑을 끼고 3~4시간을 연속으로 근무한다고 했다.
이뮨셀엘씨 연간 1만8000팩 생산
GC셀은 제임스 박 대표 취임 이후 이뮨셀엘씨의 ‘재발굴’을 핵심으로 공격적인 기술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8월 이뮨셀엘씨를 활용해 해외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 글로벌 사업개발(BD)과 마케팅을 총괄할 조직도 신설했다.
이와 관련해 GC셀은 올해 9월 인도네시아의 비파마에 이뮨셀엘씨를 160억원 규모로 기술이전했다. 비파마와의 기술이전 계약 이후 중국과 중동 등 신흥시장 내 기업들이 이뮨셀엘씨를 도입하기 위해 GC셀과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GC셀은 현재 33개 국가의 기업과 기술이전 논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바탕으로 향후 2~3년 내 기술이전 성과를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이뮨셀엘씨가 생산되는 곳은 현재 이곳, 셀 센터다. 셀 센터는 세포·유전자 치료제를 연구개발(R&D), 제조할 수 있는 통합 체계로 구축됐다. GC셀이 추진하는 다양한 세포·유전자 치료제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의 중심에 있다. 셀 센터는 지하 2층, 지상 4층 건물로, 2만806m² 규모다. ▲제대혈 시설 ▲방제실 ▲품질관리(QC) 시험실 ▲자체 생산 배지 시설이 1층에 들어서 있고, 이뮨셀엘씨와 다른 세포·유전자 치료제를 만드는 제조소는 2층에 마련돼 있다.
이날 제조 담당 직원들은 셀 센터 2층의 세포처리실에서 이뮨셀엘씨를 생산했다. 세포처리실에는 안전형무균작업대(BSC)와 원심분리기, 현미경, 무균 접합기 등 이뮨셀엘씨를 안전하게 생산하기 위한 많은 장비가 설치돼 있다.
제조 담당 직원들은 이 세포처리실에서 A등급의 무균 상태를 만들어주는 BSC에 손만 넣어 배양 세포에서 치료제 제조에 필요한 물질을 추출한다. 이를 ‘하베스트’(harvest) 공정이라고 한다. ▲혈액 입고 ▲세포 추출 ▲세포 배양 ▲세포 동결 등의 과정을 거친 물질을 이뮨셀엘씨로 만드는 마지막 공정이다.
GC셀 관계자는 “세포배양기를 통해 배양한 세포가 원심분리기를 거치면 세포만 가라앉는다”라며 “가라앉은 세포를 모아 사람 혈청 알부민(HSA)에 넣으면 이뮨셀엘씨를 완성할 수 있다”라고 이뮨셀엘씨 제조 공정에 관해 설명했다.
셀 센터에서는 연간 1만8000여팩의 이뮨셀엘씨를 생산한다. 이만큼의 이뮨셀엘씨를 생산하기 위해 생산시설은 풀가동된다. 셀 센터에서 생산한 이뮨셀엘씨는 국내 환자에게 투여한다. 제품 생산 이후 36시간 내 환자에 투여해야 하는 특성 때문에 제품 모두를 국내 공급한다고 GC셀 관계자는 설명했다. 매출 규모는 연간 400억원 정도다.
CDMO 시설서 올해 5개 제품 생산
GC셀은 셀 센터를 통해 세포·유전자 치료제 CDMO 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셀 센터에는 4개의 CDMO 제조소가 마련돼 있다. 계약당 적게는 1곳, 많게는 2~3곳의 제조소를 한 번에 쓴다. GC셀은 올해 셀 센터 내 CDMO 시설에서 5개의 제품을 생산했다.
CDMO 제조소는 이뮨셀엘씨 제조소와 마찬가지로 의약품 제조·품질 관리 기준(GMP)에 따라 운영된다. 제조소를 잇는 통로는 공용 복도와 구분돼 있다. 직원의 이동 통로와 원자재의 운송 통로도 나뉘어 있다.
CDMO 제조소에서는 자연살해(NK)세포와 키메릭 항원 수용체(CAR)-NK세포, NK세포의 먹이인 배양보조세포(feeder cell·피더 셀)를 생산한다. 각 제조소에는 50ℓ 규모의 세포배양기(바이오리액터)가 여럿 설치돼 있다. 바이오리액터로 배양한 세포는 전용 장비를 통해 자동 회수한다.
제품 제조에 사용하는 세포 일부는 미리 동결해 보관한다. 자동세포동결기(CRF)를 통해 세포가 충격 없이 안전하게 동결될 수 있도록 처리하고 있으며 제조에 사용될 세포는 액체질소로 이를 동결하는 6대의 LN2 탱크로 보관한다.
세포·유전자 치료제를 제조할 때 필요한 원자재는 QR 코드로 모두 추적·관리하고 있다. 관리 담당 직원이 특정 제품을 생산할 때 디스플레이를 통해 QR 코드를 확인한 이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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