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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탄핵 여파로 소비 심리 위축...빠른 추경 필요"

올해 성장률, 11월 전망치(2.2%)보다 1%p 낮춰
"여야정, 추가경정 예산안 합의" 주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은행에서 열린 야 3당 긴급 경제 상황 현장점검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올해 성장률이 11월 전망치(2.2%)를 밑도는 2.1%로 떨어질 것으로 우려했다. 최근 발생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 사태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 여파 때문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여야정이 빠르게 추가경정 예산안 합의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재는 18일 한은 별관 컨퍼런스홀에서 열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기자간담회에서 비상계엄 선포 이후 국내 금융·외환시장에 대해 "수출은 유지되지만 카드 사용액은 생각보다 조금 떨어지고 있고, 소비와 경제 심리가 급격히 떨어졌다"며 경제 침체를 우려했다.

그는 또 "소비 심리 안정화가 중요한데 탄핵이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올해 성장률이 2.1%로 낮아질 가능성이 굉장히 높아졌다"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달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와 내년 성장률로 각각 2.2%와 1.9%를 전망했다. 탄핵 사태가 성장률을 갉아먹을 것으로 본 것이다.

그럼에도 경기 부양을 위한 재정 노력은 부족하다고 봤다. 이 총재는 "예산안이 긴축적이라 내년 성장률에 -0.06%포인트 영향을 줄 것"이라고 했다. 국회는 10일 본회의에서 내년 예산안 673조3000억원을 의결했다. 677조4000억원 정부안에서 4조1000억원 감액한 수준이다.

그는 우선 경제 심리 회복을 위해 여야정이 합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이 총재는 "경제정책이 정치와 분리돼 집행되고, 경제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한다는 신뢰가 생기면 정치적 불확실성이 일정기간 지속되더라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 역할도 강조했다. 이 총재는 "추경은 정부와 여야가 합의하는 모양새를 줄 수 있다"면서 "늦게 발표할수록 낮은 성장률과 이에 따른 심리에 주는 영향이 있는 만큼 빠른 시간에 합의를 해서 새로운 예산을 발표하는 것이 경제 심리에 좋다"고 강조했다.

최근 외환 시장 불안에 대해서는 "계엄 발표 전과 비교해 30원 정도 올라온 상태"라면서 "정치 프로세스가 안정화되면 경제 펀더멘털과 관련없이 정상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치와 경제가 얼마나 독립적으로 집행될지 해외 투자자들이 유심히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환율 변동시 개입의지도 드러냈다. 이 총재는 계엄 발표 직구 1440원대까지 치솟았던 환율에 대해 언급하며 "스무딩 오퍼레이션을 통해 변동성을 완화시켰다"면서도 "외환보유고가 4100억 달러 아래로 내려갈 정도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한은의 11월 외환보유고는 4153억 달러다.

환율의 물가 영향에 대해서는 "1430원 수준을 유지된다고 보면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이 0.05%포인트 올라갈 것으로 본다"면서 "11월 전망에서 내년 물가 상승률로 1.9%를 예상한 만큼 환율이 그대로 이어지면 1.95% 정도로 물가 상승률이 주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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