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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갈등’ 한미약품, 박재현 대표 해임안 부결

19일 한미약품 임시 주총
신동국 회장 해임안도 부결
해임 추진한 형제 측 타격 예상도

한미약품그룹이 경영권을 사이에 두고 모녀 측과 형제 측으로 나뉘어 갈등하는 가운데, 형제 측이 핵심 기업인 한미약품의 이사회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시도가 무산됐다. [사진 선모은 기자]
[이코노미스트 선모은 기자] 한미약품의 임시 주주총회에서 한미약품그룹 지주회사 한미사이언스가 제안한 박재현 대표이사·신동국 이사의 해임안이 부결됐다. 

한미약품그룹은 경영권을 사이에 두고 모녀 측과 형제 측으로 나뉘어 갈등하고 있는데, 형제 측이 임시 주주총회(주총)를 열고 모녀 측 인사로 평가되는 박재현 한미약품 대표와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을 한미약품 이사에서 해임하려 했다. 하지만 임시 주총 결과 해당 안건이 모두 부결되면서 형제 측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한미약품그룹은 19일 오전 서울 송파구 서울교통회관에서 한미약품의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박 대표와 신 회장을 한미약품의 이사에서 해임하는 안건을 논의했다. 투표 결과 박 대표를 이사에서 해임하는 데 찬성한 주식 수는 출석 주식 수의 53.62%인 547만9070주였다. 해당 안건이 가결되려면 출석 주주 3분의 2 이상이 해암안에 찬성해야했는데, 이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신 회장을 이사에서 해임하는 안건도 함께 부결됐다. 박 대표와 신 회장을 이사에서 해임하는 안건이 모두 부결되며, 형제 측 인사를 새롭게 선임하는 안건은 자동 폐기됐다. 이로써 한미약품 이사회는 모녀 측 이사 6명, 형제 측 이사 4명으로 기존의 6대 4 구도를 유지한다. 이번 임시 주총에서 의결권이 있는 전체 주식 수는 1268만214주, 출석 주주 수는 1021만9107주로 출석율 80.59%를 기록했다.

박재현 대표는 “전문경영인 체제의 리더십을 확인해 준 주주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10년 내 매출 5조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준비하며 내년 3월 정기 주총에서 구체적인 주주친화 정책을 말씀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사이언스가 한미약품의 ‘독자경영’ 선언에 제동을 거는 데 대해서는 “인사팀과 법무팀은 한미약품이 최소한으로 가져가야 할 조직”이라며 “해당 조직들만으로 독립경영이 가능치 않고, 한미사이언스와의 업무위탁관계는 지속할 것”이라고 했다.

한미약품은 한미약품그룹의 핵심 기업으로, 현재 모녀 측이 이사회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형제 측은 모녀 측에 대항해 한미약품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해 이번 임시 주총을 소집 요청했다. 한미약품의 최대주주는 주주명부 폐쇄일 기준 지분 41.98%를 보유한 한미사이언스다. 모녀 측은 이를 고려해 형제 측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의결권을 단독 행사하지 못하도록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이는 기각됐다.

이번 임시 주총과 관련해 임 대표는 "주주분들의 결정을 존중하며, 한미약품을 포함해 그룹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고 걱정하는 의견과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겠다”고 했다. 이어 "누구도 더 이상 불필요한 갈등과 반목을 초래하거나 그룹의 근간을 흔드는 행위는 하지 말아야 한다”며 “그룹 모든 경영진과 임직원은 부디 모두가 각자 본분에 맡는 역할에 집중해 최근의 혼란 국면이 기업가치나 실적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게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덧붙였다.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갈등은 내년 3월 한미사이언스 정기 주총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한미사이언스는 현재 모녀 측과 형제 측 인사가 5 대 5로, 누구도 우위를 점하지 못한 상황이다. 임 대표도 지속해서 이사 구성을 재편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앞서 임 대표는 올해 11월 간담회를 열고 "(제가 중심인) 경영 체제는 2027년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한미약품 이사회는 2025년과 2026년에 걸쳐 인적 교체가 이뤄지기 때문에, 2026년 3월이면 완전한 경영권 확보가 가능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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