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본부장 칼바람 속에…미래에셋증권은 ‘유임’
시장 한파에도 수익성 등 경쟁력 인정
토스 IPO 무산‧경쟁 심화 등은 과제
[이코노미스트 정동진 기자] 최근 ‘IPO 빅3’ 증권사들의 본부장들이 대거 교체된 가운데, 미래에셋증권의 성주완 전무는 자리를 지키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업공개(IPO) 시장의 한파 속에서도 견조한 실적을 유지한 것이 유임 배경으로 분석된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최근 인사를 통해 IPO 본부장들을 교체했다. 최신호 한국투자증권 IPO본부장은 지난 2020년부터 약 5년간, 김중곤 NH투자증권 IPO본부장은 지난 2019년부터 약 6년간 각 사의 IPO 비즈니스를 성공적으로 이끌어왔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 세대교체 흐름 속에 물러나게 됐다.
반면 2020년 12월부터 미래에셋증권 IPO 본부장으로 재직 중인 성주완 전무는 빅3 증권사 본부장 중 유일하게 자리를 지켰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그를 상무에서 전무로 진급시킨 데 이어 올해도 유임하며 리더십을 재차 인정했다.
성 전무는 본부장 취임 후 IPO 조직을 개편하며 젊은 리더십을 강화하고, 시장 변화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를 통해 미래에셋증권은 다양한 기업들의 딜을 주관하는 등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경쟁력을 높였다.
성 전무는 본부장 취임 후 SK바이오사이언스, 크래프톤 등 굵직한 딜을 성공적으로 주관하며 능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에도 두산로보틱스와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 업계에서 주목받는 딜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특히 2021년과 2023년에는 리그테이블 1위를 기록하며 ‘IPO 명가’의 입지를 다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래에셋증권은 올해 총 10건의 IPO를 주관하며 지난해(15건) 보다는 건수 면에서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다만 하반기 실적이 두드러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상반기 단 3건의 IPO 딜을 성사시키며 6위에 랭크됐으나, 이후 뒷심을 발휘하며 최종 순위를 3위까지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IPO 순위를 결정지었던 '대어' HD현대마린솔루션과 시프트업을 주관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산일전기와 전진로봇건설 등 이른바 중형급 ‘알짜 IPO’들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주관 경쟁력을 뽐냈다. 특히 산일전기 딜로는 약 50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확보해, 올해 단일 딜 기준으로는 가장 많은 수익을 챙겼다. 이를 바탕으로 수수료 수익 기준으로는 한국투자증권(208억원)에 이은 2위(171억원)를 마크했다.
다만 최근 대표주관사로 참여했던 토스(비바리퍼블리카)의 국내 IPO 상장이 무산된 점은 성 전무의 내년 과제로 남을 전망이다. 토스는 케이뱅크가 기관 수요예측에서 난조를 보이자 돌연 미국 상장을 선언했다. 이로 인해 내년 상위권 진입이 유력했던 미래에셋증권은 IPO 주관 순위에서 도전적인 상황에 놓일 가능성이 커졌다.
이와 함께 KB증권의 약진도 미래에셋증권에게는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KB증권은 지난해 선임된 유승창 ECM본부장의 리더십 아래 올해 IPO 리그테이블 순위에서 깜짝 1위를 기록했다. 이에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내년 IPO 시장 역시 ‘NH‧미래‧한투’로 형성됐던 기존 3강 구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양상을 띨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올해 IPO사업부에서 내부적으로 정했던 목표 이상으로 성과를 낸 만큼, 성 전무의 연임은 당연한 상황”이라며 “시장이 전반적으로 위축된 가운데서도 수익성 측면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성주완 전무는 서강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9년 대신증권에서 기업금융 업무를 시작했다. 이후 2007년 미래에셋증권의 전신인 대우증권에 입사해 약 20년동안 IPO 실무경험을 쌓았다. 2020년 미래에셋증권 IPO본부장으로 발탁된 후 2023년 전무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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