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쇄신’ 주문한 신동빈...“지금이 마지막 기회”
롯데 상반기 VCM 진행...핵심 사업 본원적 경쟁력 강조
도전적인 목표·글로벌 전략 수립·사업구조 혁신 등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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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은 9일 오후 롯데월드타워에서 ‘2025 상반기 롯데 ’가치창출회의‘(Value Creation Meeting·VCM)’을 개최했다.
‘VCM’은 매년 상반기(1월)와 하반기(7월) 진행되는 롯데그룹 경영 전략 회의다. 두 차례 진행되는 VCM에서는 각 계열사의 경영 성과와 향후 전략 수립 방안 등에 대한 내용이 공유된다.
이날 열린 상반기 ‘VCM’에는 신동빈 회장을 비롯해 롯데지주 대표이사 및 실장, 사업군 총괄대표와 계열사 대표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롯데그룹 오너가 3세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부사장) 또한 함께 했다. 신 부사장은 지난 2023년부터 VCM에 참여하고 있다.
시종일관 엄중한 분위기 속에 진행된 VCM에서 신 회장은 “지난해는 그룹 역사상 가장 힘들었던 한 해”라며 그룹 실적을 냉정하게 평가했다. 이어 “빠른 시간 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유형자산 매각, 자산 재평가 등 다양한 방안을 시행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로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신 회장은 “위기가 일상이 된 지금, 우리가 당면한 어려움의 근본 원인은 외부 환경이 아닌 우리 핵심 사업의 경쟁력 저하”라고 지적하며 “지금 쇄신하고 혁신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 역설했다.
그러면서 최고경영자(CEO)들을 향해 “과거 그룹의 성장을 이끈 헤리티지가 있는 사업일지라도 새로운 시각에서 사업 모델을 재정의하고 사업 조정을 시도해 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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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신 회장은 관성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사업구조와 업무 방식 혁신을 통해 위기를 극복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과거의 연장선에서 매너리즘에 빠져 목표를 수립하는 기존 방식을 바꿔야 한다”며 “도전적인 목표와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신규 글로벌 사업 모색의 중요성도 언급했다. 신 회장은 “국내 경제, 인구 전망을 고려했을 때 향후 그룹의 성장을 위해 해외 시장 개척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며 “이를 위해 해외 시장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차별화된 사업 전략을 수립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춰 달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또 “지금이 변화의 마지막 기회임을 명심하고 이번 위기를 대혁신의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며 “우리 롯데그룹은 역경을 극복하는 DNA가 있어 IMF, 코로나 펜데믹 등 수많은 위기를 모두 돌파해왔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임직원이 함께 노력한다면 어떤 위기도 반드시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신 회장이 고강도 쇄신을 주문한 것은 최근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12·3 비상계엄 선포 이후 내수 시장은 꽁꽁 얼어붙었다. 더욱이 롯데그룹은 지난해 말 유동설 위기설까지 겪였다. 그룹 핵심 계열사인 롯데케미칼이 발행한 회사채의 약 90%에서 기한이익상실(EOD) 사유가 발생한 탓이다.
롯데케미칼은 공모 회사채의 사채관리계약 조항 내의 실적 관련 특약(3개년 평균 이자비용 대비 상각전 영업이익 5배 이상 유지)을 지키지 못했다. 업황 악화로 인해 회사가 지난 2022년부터 대규모 적자를 이어온 영향이다. 이로 인해 롯데케미칼은 2조450억원 규모의 14개 공모 회사채에 대한 EOD 위기에 놓인 바 있다. 다만 지난달 열린 각 회사채 관련 사채권자 집회에서 실적 관련 재무특약 조정안이 가결되면서 위기를 벗어났다.
한편, 신 회장은 이날 상반기 VCM에 앞서 그룹 내 인공지능(AI) 혁신 사례를 소개하는 ‘AI 과제 쇼케이스’에도 참석했다. 현장에서는 롯데이노베이트, 대홍기획 등 9개 계열사의 AI 우수 활용 사례가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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