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독감…4주 만에 환자 수 14배 폭증
8년 만에 연일 최고치
“1∼2주 후 정점 지날 듯”
[이코노미스트 이병희 기자] 인플루엔자(독감)의 확산세 겉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9일 호흡기감염병 관계부처 합동대책반 회의를 열고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인플루엔자가 예년에 대비해 크게 유행하는 가운데 다양한 호흡기감염병 동시 유행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올해 첫째 주 표본감시 의료 기관을 찾은 외래환자 1000명당 인플루엔자 증상을 보인 의심환자 수는 99.8명을 기록했다. 1주일 전 73.9명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1.4배 많은 수준이다. 이는 2016년(86.2명) 이후 8년 만에 최고치다.
질병청은 2016년을 기점으로 질병청 호흡기감염병 표본감시체계에 참여한 기관이 100곳 미만에서 200곳 이상으로 늘었기 때문에 지금의 독감 유행은 현재와 같은 수준의 감시체계가 구축된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감염 속도다. 지난해 49주차에 인플루엔자 증상 환자가 7.3명을 기록한 이후 그 다음주인 12월 20일 인플루엔자 유행기준(1000명당 8.6명)에 도달했는데, 불과 4주만에 13.7배 폭증한 것이다.
환자는 모든 연령대에서 나타나고 있다. 특히 13∼18세에서 1000명당 177.4명, 7∼12세에서 161.6명으로 아동·청소년층에서 주로 나타났다. 독감으로 입원하는 환자도 늘었다. 지난해 초 795명(표본 의료기관 기준)을 기록했는데, 올해에는 1452명으로 1.8배 수준으로 집계됐다.
질병청은 이런 상황에 대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독감이 유행하지 않으면서 항체가 없는 사람이 지역사회에 많다는 점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기온이 예년보다 높은 수준에 머물다 최근 갑자기 떨어지고 인플루엔자 세부 유형 중 A(H1N1), A(H3N2) 바이러스가 동시에 유행하는 것도 환자 급증 요인으로 분석됐다.
지 청장은 “과거 동절기 인플루엔자 유행 추세가 겨울방학 직전 정점을 기록한 후 방학이 시작되는 1월 이후 서서히 감소하는 추세를 보인 점을 고려하면 향후 1∼2주 이후 유행의 정점을 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질병청은 고령자, 임신부, 어린이 등 고위험자는 지금이라도 독감 백신을 접종할 것을 당부하는 한편 손 씻기, 기침 예절, 환기 같은 예방수칙 준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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