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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패권 경쟁, 늦지 않았습니다 [EDITOR’S LETTER]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최근 내놓은 생성형 AI R1에 질문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이코노미스트 권오용 기자]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가 전 세계의 이목을 한 몸에 받고 있습니다. 딥시크가 최근 선보인 생성형 AI R1이 글로벌 1위인 오픈AI의 챗GPT와 비교해 손색없는 성능을 보여서입니다. 특히 천문학적인 개발비를 쏟아붓지 않고도 챗GPT 수준의 생성형 AI가 나왔다는 점에서 미국의 테크업계를 충격에 빠뜨렸습니다. 일부 논란이 있지만, 딥시크-R1 개발비는 챗GPT와 메타의 AI 모델 ‘라마3’에 투입된 것보다 각각 18분 1, 10분의 1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실제로 딥시크-R1을 써봤더니 무료 서비스임에도 챗GPT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좋은 답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무료 버전의 내용이 아쉬워 유료 챗GPT를 쓰는 이용자라면 돈이 아까울 지경입니다. 그래서일까요. 딥시크-R1 앱은 중국은 물론이고 미국 등 서방 앱마켓에서도 챗GPT를 제치고 다운로드 1위를 기록했으며, 국내에서는 최근 주간 이용자 수가 120만명을 넘어서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혜성처럼 등장한 딥시크에 각국이 당황해하는 기색이 역력한데요, 미국과 일본·대만 등은 정보 유출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공공부문에서 딥시크 사용을 제한했고, 이탈리아는 아예 접속을 차단했습니다. 이런 반응을 보면 ‘딥시크 쇼크’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구나 싶습니다.

미국은 허를 찔렸습니다. 기술 패권 경쟁을 벌이면서 반도체 등 첨단 장비와 기술이 중국으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아왔는데, 2023년 창업한 딥시크가 짧은 기간에 저비용으로 수준 높은 생성형 AI 모델을 내놓아서입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딥시크가) 미국 산업이 (중국과의) 경쟁에 극도로 집중해야 한다는 경종을 울렸다”며 “조 바이든의 파괴적인 AI 규제를 철회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AI 기업들이 다시 한번 최고가 되는 데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AI 패권 경쟁의 고삐를 다시 죄었습니다. 

딥시크 출현은 미국에 한참 뒤처졌을 것으로 예상된 중국의 AI 기술이 어디까지 와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과 함께 후발 주자에게도 아직 기회가 있다는 것을 보여줘 우리에게도 시사점이 큽니다. 

우리도 많은 기업들이 AI 기술과 서비스 개발에 나서고 있지만 글로벌 선도 기업을 쫓아가기 바쁜 수준입니다. 영국 언론기관인 토터스미디어의 ‘2024년 글로벌 AI 지수’에 따르면 한국의 글로벌 AI 역량은 83개국 중 6위를 기록했지만 인재·운영 환경·상용화 등에서는 평균 이하의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행인 것은 딥시크 쇼크로 기업도, 정부도, 정치권도 제대로 자극을 받았다는 점입니다. 카카오 등 ICT 기업들이 최근 방한한 샘 올트먼 오픈AI CEO와 적극적인 협력을 추진하고 있고, 정부는 AI 패권 경쟁에 대응하기 위한 ‘국가 AI 컴퓨팅센터’ 구축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습니다. 여야는 AI·연구개발(R&D) 추경을 논의하기로 했습니다. 모두가 힘을 합쳐 AI 기술 경쟁에서 뒤처지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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