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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스뱅크 앱에서 ‘근로계약서’ 작성을…실무자 후일담 들어보니[김윤주의 금은동]

“금융 생활 시작은 ‘일’에서 비롯”
직원들 자발적으로 프로젝트 참여

토스뱅크 사무실 내부 모습. [사진 토스뱅크]
[이코노미스트 김윤주 기자] 고객의 돈을 맡아주고 빌려주는 은행이 근로계약서 작성 지원까지 나섰다. 토스뱅크는 근로계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쉬운 근로계약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은행이 근로계약서 작성을 지원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자발적으로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한 직원들에게 후일담을 들어봤다.

토스뱅크에 따르면 ‘쉬운 근로계약서’ 서비스를 통해 약 1000건의 고용계약이 이뤄졌다. 토스뱅크는 사회공헌 브랜드인 ‘with Toss Bank’를 출범하고 2023년 12월에 ‘쉬운 근로계약서’ 서비스를 선보였다. 일하는 청소년의 권리 보호를 위한 캠페인으로 시작해 일반적인 파트타임 근로자 뿐만 아니라 웹툰 보조작가 및 간병인 등으로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해당 서비스를 통해 근로자와 고용주는 토스뱅크 앱에서 클릭 몇 번으로 편리하게 근로계약을 맺을 수 있다. 이처럼 인터넷전문은행인 토스뱅크가 근로계약서 작성 지원에 나선 것은 금융 생활의 근간인 ‘돈’, 이를 얻기 위한 활동인 ‘노동’과 연관이 있다.

문유진 토스뱅크 CSR 매니저는 “본격적인 금융 생활의 시작은 ‘일’에서 비롯된다”며 “우리는 근로 환경에서 발생하는 많은 갈등이 근로계약 문화의 부재에서 비롯된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이어 “계약서만 제대로 작성해도 문제를 예방하거나 원만히 해결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쉬운 근로계약서’ 프로젝트를 위해 기획자·개발자 등 각 부문의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였다. 토스뱅크는 특정 개인이나 팀에 권한이 집중되지 않고, 안건마다 적임자가 책임을 맡아 추진하는 업무 문화가 있다.

정지우 토스뱅크 프론트엔드 개발자(Frontend Developer)는 “대학생 때 아르바이트를 할 당시 계약서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아 알바비가 늦게 들어와도 사장님께 할 말이 없었던 경험이 있다”면서 “제가 겪었던 부당한 일을 다른 사람들은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토스뱅크의 기존 인프라 덕에 ‘쉬운 근로계약서’ 프로젝트도 원활하게 진행됐다. 은행 앱에서 상품 가입 시 계약서 작성은 필수다. 이에 토스 인증서나 문서 전자서명 같은 다양한 인프라가 이미 구축돼 있는 측면이 근로계약서 디지털화에도 도움이 됐다는 후문이다. 

김경윤 토스뱅크 서버 개발자(Server Developer)는 “앱으로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은 많은 제품들이 있지만 토스뱅크의 쉬운근로계약서 처럼 계약서의 중요한 부분에 대해 자세히 알려주고, 검증하고, 계약하는 서비스는 못봤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검증하는 부분들에 대해 많은 고민들이 있었는데, 토스뱅크는 인터넷전문은행이다보니 입금계좌에 대한 검증, 사업자 정보에 대한 검증과 같이 계약서를 작성하고자 하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토스뱅크는 웹툰 보조작가의 권리 보호와 공정한 계약 문화 확산을 위해 다큐멘터리도 제작했다. 지난 1월 16일 유튜브에 공개된 영상 ‘웹툰노동: 현세계에서 보조작가로 살아가기’는 2월 11일 기준 조회수 226만회를 돌파하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정지우 개발자는 “유튜브 영상에 달린 웹툰 보조작가의 속상함이 섞인 댓글 중 ‘목소리를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짧지만 많은 의미가 담긴 댓글을 보며 복합적인 생각이 들었다”며 “서비스를 개발하며 피곤할 때도 있었지만 쉬운 근로계약서를 통해 사회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음에 뿌듯하고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윤주의 금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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