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인 창업 시장이 질적 변화를 맞고 있다. 그동안 생계형 자영업에 가까웠던 1인 기업들이 이제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할 수 있는 강소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있다. 온라인 플랫폼, 제조 인프라, AI 기술의 발전으로 제조업과 전자상거래 분야의 진입 장벽이 낮아지면서 소수 인력으로도 경쟁력 있는 브랜드를 운영하고 세계 시장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는 것이다.
1인 창조기업, 100만 개 돌파...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 주목받아 중소벤처기업부에서 3월에 발표한 '2024년 1인 창조기업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2년 국내 1인 창조기업 수는 1,007,769개로 처음으로 100만 개를 돌파했다. 이는 전년 대비 2% 증가한 수치로 창업 생태계가 질적으로 변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업종별로는 전자상거래업과 제조업이 각각 24.2%로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제조업 역시 대부분 온라인 판매를 위한 생산 기반으로 작용하여 실질적으로는 전자상거래 중심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교육서비스업(17.3%)과 전문·과학기술 서비스업(10.8%)이 그 뒤를 이었다.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특히 주목할 점은 이들 기업이 단기 생존이 아닌 지속가능한 성장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조사 대상 기업의 평균 업력은 12.6년으로, 41.2%가 2011년 이전에 설립됐다. 창업 동기 역시 '더 높은 소득'(37.8%)과 '적성과 능력 발휘'(28.1%)가 '생계유지'(14.6%)를 앞질렀다. 이는 전문성과 창의성을 기반으로 한 자발적 창업이 늘고 있음을 반영한다.
'K-뷰티'에서 패션까지, 소규모 인디 브랜드의 성공 확장세 이 같은 변화가 가장 직접적으로 적용되는 분야는 뷰티 영역이다. 온라인 플랫폼의 확대, OEM·ODM 인프라 구축, 그리고 디지털 환경으로 전환이 이루어지며 1인 브랜드 창업은 확대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관계자는 "제품 생산 장벽이 낮아지고 온라인을 통해 판로가 개척되면서 소규모 브랜드도 브랜딩과 마케팅에 집중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주목할만한 점은 이러한 소규모 인디 브랜드들이 파격적인 매출 성장을 매년 갱신한다는 것이다. CJ올리브영의 발표에 따르면 연매출 100억을 넘는 입점 브랜드 수는 2020년 36개에서 2022년 61개로 2배가량 성장했으며 2024년에는 100개를 넘어섰다. 소규모 브랜드이지만 차별화된 콘셉트와 명확한 아이덴티티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다.
올리브영이 ‘K-슈퍼루키 위드 영’을 통해 중소·신생 브랜드의 글로벌 지원에 나선다. (사진제공=올리브영)
이 같은 흐름에 정부와 민간기업들은 소규모 브랜드의 성장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는 'K-뷰티 중소·벤처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 방안'을 발표하며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 올리브영은 'K-슈퍼루키 위드 영' 프로그램을 통해 수출 잠재력이 큰 100개 화장품 브랜드를 선정해 글로벌 유통망에 진입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뷰티 영역의 성공을 바탕으로 최근에는 패션 영역으로도 1인 브랜드 지원이 확대되고 있다. 무신사는 '넥스트 패션 스콜라십(MNFS) 장학 프로그램'을 통해 신진 디자이너의 패션 브랜드 론칭을 지원하며,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도 2025 패션디자인 시제품 제작지원을 통해 1인 창업 생태계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
'사람과 시간' 아껴주는 AI 기술, 글로벌 진출까지 돕는다 민관 협력 기반의 소규모 브랜드 생태계가 확대되는 가운데, AI 기술은 브랜드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는 핵심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온라인 스토어 운영, 고객 관리, 마케팅, 콘텐츠 제작 등 기존에 많은 인력과 시간이 필요했던 영역들이 AI를 통해 자동화되면서, 소규모 브랜드도 대기업 수준의 고객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인덴트코퍼레이션의 AI 솔루션 (사진제공=인덴트코퍼레이션)
이러한 흐름 속에서 AI 기반 커머스 솔루션의 등장은 소규모 브랜드들의 비용 효율화와 글로벌 시장 진출 기회를 더욱 확대하고 있다. 인덴트코퍼레이션(대표 윤태석)은 커머스에 특화된 구독형 AI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고객 리뷰 관리부터 브랜드 운영 리소스를 절감해주는 '브이리뷰'와 SNS 마케팅 자동화를 돕는 '스프레이'는 소수 인력만으로 효과적인 글로벌 시장 공략을 가능케한다.
지난 2월 강원중기청과 인덴트코퍼레이션이 공동으로 진행한 'AI 활용 마케팅 전략' 온라인 교육에는 전국 각 지역 중소기업청 관계자와 브랜드 운영자 1,000여 명이 참가했다. 주목할 점은 300명 이상의 참가자가 1인 브랜드 운영자로 소규모 브랜드들이 AI 기술을 자사 운영에 도입하고자 하는 관심을 보여준다.
그 외에도 AI를 활용해 국내 뷰티 브랜드의 인도 시장 진출 절차를 간소화한 블리몽키즈(대표 유승완), 제품 상세 페이지 내 텍스트를 외국어로 자연스럽게 번역하는 플리토(대표 이정수) 등 여러 기업이 소규모 브랜드의 시간과 인력을 아끼도록 돕고 있다.
한 인디 뷰티 브랜드 담당자는 "AI 기술 도입으로 예전에는 최소 수 일이 소요되던 업무 시간이 수 시간으로 줄어 생산성이 훨씬 높아졌다"라며 "단순히 신기술을 통한 비용 절감보다는 창의성과 효율성을 결합한 브랜드 운영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과 생태계의 뒷받침 속에 소규모 브랜드의 세계 시장 진출은 더 이상 이상적인 꿈이 아니다. 창업의 문턱은 낮아지고 글로벌 시장의 문은 넓어졌다. 이제 필요한 것은 아이디어와 실행력 그리고 이를 뒷받침할 전략적 도구로서의 기술이다. AI와 함께 성장하는 소규모 브랜드들의 글로벌 성공 사례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이며 이는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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