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일반
시작된 ‘조용한 점령’...머스크 구상안 ‘핵심 퍼즐’ 韓
- [스타링크 韓 상륙작전] ④
韓, 세 가지 전략적 위험에 놓여
새 정부 역할 중요성 더욱 커져

이들 기술은 GPS 기반 항법 시스템, 인공지능(AI) 제어 플랫폼, 초정밀 데이터 수집 인프라와 결합하며 한국 사회와 국방 체계 전반에 심대한 전략적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단순한 기술 수입을 넘어, 국가 안보와 기술 주권이 시험대에 오르게 된 것이다.
스타링크는 이미 전장에서 그 위력을 입증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지상망이 마비된 상황에서도, 우크라이나는 스타링크를 통해 드론을 활용한 감시정찰, 실시간 작전 지휘 및 전장상황 공유, 통신체계 등을 유지할 수 있었다.
이는 단순한 인터넷 서비스가 아닌, 재난 및 전시 상황에서 작동 가능한 글로벌 군사 인프라로서의 기능을 증명한 사례다. 더 나아가 스페이스X는 스타링크에 GPS 기능을 접목한 보조 항법체계 실험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전 세계 군사·공공 네트워크 통제권을 확보하려는 전략을 드러내고 있다.
일론 머스크는 왜 한국을 주목하는가
한국은 세계 최고 수준의 통신 인프라, 글로벌 제조 경쟁력, 정보기술 수용성이 높은 사회 구조, 복잡한 안보 지형을 모두 갖춘 전략적 테스트 베드가 가능한 국가다. 단순한 시장이 아니라, 기술 실증과 데이터 수집, 동북아 확산의 거점으로 삼기에 최적지인 셈이다.
스페이스X와 테슬라는 스타링크를 통해 통신·항법 플랫폼을 선점하고, 옵티머스를 통해 자율로봇 생태계를 주도하려 한다. 두 기술이 한국에서 동시에 실증될 경우, 머스크는 이를 글로벌 표준으로 수출할 수 있는 막강한 무기를 얻게 되며, 한국은 그 실증 대상이자 의존국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
머스크가 구상하는 미래는 단순한 ‘빠른 통신’이나 ‘편리한 로봇’이 아니다. 스타링크·GPS·AI·휴머노이드 로봇의 조합은 통신과 항법, 물류, 감시, 정찰, 병력 대체, 데이터 분석을 포함한 지구적 전장 네트워크(Global Tactical Grid) 의 기반이 된다. 그리고 한국은 머스크의 구상을 완성하게 하는 핵심 퍼즐이 될 수 있다.
머스크의 구상 앞에 한국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전략적 위험 앞에 서 있다. 첫째는 통신·항법 주권 상실이다. 이미 한국은 미국 GPS 시스템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전시에 GPS가 차단되거나 왜곡되면 정밀유도무기, 드론, 차량 네비게이션, 스마트시티 등 모든 위치 기반 기술이 무력화된다. 스타링크 기반 보조 항법이 추가될 경우, 우리는 통신과 위치정보 두 축을 모두 외국 민간 기업에 의존하게 되는 셈이다.
둘째는 지능형 로봇 산업 종속이다. 옵티머스는 테슬라가 전기차에서 확보한 자율주행 알고리즘, 강화학습 AI, 비전 기반 센서기술 등이 집약된 범용 휴머노이드 플랫폼이다. 이는 향후 중소·중견 로봇 기업들의 종속되는 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
셋째는 데이터 주권 침해 가능성이다. 스타링크 위성과 옵티머스 로봇은 고정밀 영상, 공간정보, 음성·행동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는데 위성과 로봇이 수집한 고정밀 데이터가 해외 서버로 이전된다면, 정보주권과 안보에 중대한 타격을 입게 된다.

무엇보다, 새롭게 출범한 우리 정부는 이러한 기술 변화의 본질을 명확히 인식해야 한다. 스타링크와 옵티머스는 단순한 산업기술이 아니라, 전략기술이다. 국방, 경제, 외교, 사회 전 영역에 파급효과를 미치며, 통제되지 않으면 국가운영의 자율성 자체를 훼손할 수 있다. 따라서 아래와 같은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
첫째, 전략기술 지정 및 기술 도입을 위한 가이드 라인 수립이다. 정부는 스타링크, GPS, 자율로봇 기술을 전략기술로 분류하고, 외국 시스템의 국내 사용에 대한 명확한 도입 기준과 규제 틀을 마련해야 한다. 통신보안, 주파수 할당, 군-민 분리 운영, 정보처리 기준 등을 포함한 가이드 라인이 필요하다.
둘째, 국산 저궤도 위성망 및 KPS 개발을 가속화해야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방부는 협력하여, 국산 저궤도 통신위성망(K-스타링크)과 한국형 보조 항법체계(KPS) 개발을 서둘러야 한다. 이를 통해 긴급시에도 자립적 통신·항법 체계가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셋째, 민·군 협력형 휴머노이드 실증 사업을 확대해야 한다. 옵티머스와 같은 외산 로봇 도입에 앞서, 국방과학연구소(ADD)를 중심으로 민간 로봇 기업과의 공동 R&D 생태계를 조성해야 한다. 핵심 센서, 구동기, AI 알고리즘 등 주요 부품의 국산화율을 높이고, 실증사업과 표준화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
넷째, 데이터 주권 확보를 위한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위성 및 로봇이 수집하는 데이터가 해외로 유출되지 않도록, 데이터 저장·처리·이전 관련 법제도를 재정비해야 한다. 기술 실증 단계에서부터 클라우드 위치 지정, 암호화 기준, AI 학습 데이터 처리 규칙 등을 통해 데이터 주권을 확보해야 한다.
새 정부는 기술을 단지 경제성장의 도구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기술은 이제 주권과 안보의 경계선이다. 한국이 세계 최초로 새로운 기술을 실증하는 ‘테스트베드 국가’가 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기술의 기준을 설계하고 통제하는 주체가 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기술은 도구이며, 수용은 선택이다. 스타링크와 옵티머스는 우리에게 편리함과 효율성을 약속하지만, 통제력을 잃은 기술은 위협이 될 수 있다. 한국은 지금, 단순한 기술 수용국에서 전략기술 주권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결정적 시점에 서 있다. 이제는 빠르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올바르게 다루고 지혜롭게 활용하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
ⓒ이코노미스트(https://economist.co.kr) '내일을 위한 경제뉴스 이코노미스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당신이 좋아할 만한 기사
브랜드 미디어
브랜드 미디어
"연내 연체율 6% 이내로 낮춰라"…저축銀 고삐 죄는 당국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일간스포츠
오은영, 반전 인맥 자랑 "고소영, 나의 인생 벗"
대한민국 스포츠·연예의 살아있는 역사 일간스포츠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일간스포츠
이스라엘-이란 충돌로 본 미국 vs 러시아 군사력 격차
세상을 올바르게,세상을 따뜻하게이데일리
이데일리
이데일리
4년 만에 공모채 시장 등장한 HDC현대산업개발
성공 투자의 동반자마켓인
마켓인
마켓인
미국허가 임박, 코오롱 무릎관절염 치료제 '인보사',국내 '역차별' 논란 예고
바이오 성공 투자, 1%를 위한 길라잡이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
팜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