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대박 낸 넷플릭스…다음 먹거리는 게임?
최근 모바일게임 5종 선보여…폴란드 등 일부 지역에서 시범 서비스
최근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으로 대박을 기록한 넷플릭스가 게임 시장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장은 본격적인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 않지만, 시범 서비스를 통해 구독자들의 니즈를 파악한 뒤 게임 관련 투자를 점차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넷플릭스는 올해 3분기 기준 누적 가입자 2억136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높은 성장세를 보였으나 올해 상반기부터 성장세가 다소 주춤해졌다. 올해 상반기 순증 가입자 수는 약 550만명으로 지난해 상반기 가입자 약 2600만명 대비 78%나 줄었다.
게임 관련 전문가 영입 및 시범 게임 출시
넷플릭스는 지난 8월 대표 작품인 ‘기묘한 이야기’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모바일게임 ‘기묘한 이야기: 1984’와 ‘기묘한 이야기3’를 선보였다. 9월에는 ‘카드 블래스트’ 등 신규 모바일게임 3종을 추가로 공개했다. 해당 게임들은 현재 폴란드, 스페인 등 일부 국가에서만 시범적으로 서비스가 진행 중이다.
넷플릭스는 9월 비디오 게임 개발사 ‘나이트스쿨 스튜디오’도 인수했다. 나이트스쿨 스튜디오는 넷플릭스가 게임 시장 진출 이후 처음으로 인수하는 회사로 데뷔작인 옥슨프리(Oxenfree)로 많이 알려져 있다. 당시 넷플릭스 관계자는 “기존 동영상 콘텐트들처럼 게임들도 모두 넷플릭스 멤버십에 포함된다”며 “광고나 인앱 구매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렇다면 넷플릭스가 게임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최근 발표한 ‘글로벌 게임산업 트렌드’ 리포트를 통해 “사람들의 ‘시간’을 점유하기 위해 모든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경쟁하고 있고, 게임이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으로 급부상하는 최근 흐름 속에서 넷플릭스의 게임산업 진출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고 밝혔다.
한콘진 관계자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여가 활동은 달리 말해 ‘무엇을 볼 것인가’의 문제였고, 그 답은 ‘비디오’였다”며 “그러나 최근 들어 넷플릭스가 두려워할 만한 질문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수억명의 사람들이 여가시간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질문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젠 더 이상 ‘여가활동=비디오’라는 공식이 작동하지 않는 환경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의 시대에서 사람들이 이제 가장 먼저 손에 꼽는 것은 비디오가 아니라 ‘게임’이다. 현재 모든 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더 많은 게임을 하고 있다”며 “게임은 이제 모든 형태의 미디어를 집어삼키며 그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으며, SNS를 대신할 만큼 사회적 경험 창출에서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 “엔터테인먼트 중심으로 급부상한 게임 진출 당연한 수순”
반면 연간 4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이고, 사람들이 매월 30억 시간 이상 즐기는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는 비록 지금은 1000명이 운영하지만 과거 24명의 개발자로 시작된 게임이다.
이는 선형적이고 일방향 내러티브인 비디오와 달리, 게임은 멀티플레이어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팬데믹 영향으로 콘텐트 제작 투자가 적었던 2020년을 제외하곤 그 이전까지 늘 현금흐름이 적자였던 넷플릭스 입장에서 게임은 할 수만 있다면 해보고 싶은 매력적인 사업일 수밖에 없다.
다만 넷플릭스가 당장 글로벌 게임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여러 필수적인 게임 관련 기술들을 확보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게임사들도 넷플릭스의 게임 시장 진출에 대해 당장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 분위기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은 OTT 시장과 확연히 다른 구조의 시장”이라며 “천하의 넷플릭스라도 게임 시장 진출과 관련해서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2억명이 넘는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그 파급력이 게임업계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을 가능성 역시 존재한다”고 밝혔다.
원태영 기자 won.tae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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