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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tirement] 노후 생활비 얕보면 큰코다쳐

[Retirement] 노후 생활비 얕보면 큰코다쳐

최근 국내외 증시가 휘청대면서 노후 자금 일부를 날린 은퇴자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안정적 노후생활을 위해서는 좀 더 철저한 위험관리가 필요하다는 걸 다시 한번 일깨워준 사건이다. 일반적으로 노후에는 투자기간이 젊은 사람들보다 짧기 때문에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를 일정 비중 이하로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 또한 투자분에 대해서는 가격 상승뿐만 아니라 금융위기와 같은 예상치 못한 사태에 따른 가격 하락까지 충분히 감안해 자산관리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은퇴와 관련된 위험 중 큰 것은 무엇보다 살아 있는 동안 돈이 먼저 떨어지는 위험, 즉 ‘노년무전(老年無錢) 위험’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은퇴 준비 계획을 세울 때부터 발생할 수 있는 비용에 대해 꼼꼼한 검토가 필요하다. 본격적 은퇴를 앞둔 베이비부머 중 다수는 노후에 필요한 월평균 생활비를 200만원 내외로 꼽았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최근 베이비부머를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노후 필요한 월평균 생활비에 대해 100만원 미만이 9.9%, 100만~200만원 미만이 50.9%, 200만~300만원 미만이 30.4%로 나타났다.

사람마다 생활수준이나 라이프스타일, 자산규모 등이 다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자금이 필요하다고 일괄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렵다. 하지만 기본생활비 이외에도 질병 치료비 등 예상치 못한 비용이 들 수 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구체적 고민이 필요하다. 첫째, 고령에 따른 질환 등으로 의료비가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현재는 국민건강보험 보장률이 62~64%(건강보험정책연구원) 정도로 높은 편이어서 이에 대한 준비의 필요성을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향후 노인이 증가하고 젊은이가 감소하는 인구 변화 등을 고려할 때 건강보험에만 의지하기에는 불안할 수밖에 없다.

둘째, 치매와 같은 질환으로 인한 장기 간병비용이 들 수 있다. 가까운 일본에서는 가족 중 부모나 배우자가 간호 대상이 되면 바로 ‘중산층’에서 ‘빈곤층’으로 몰락하는 경우가 늘면서 ‘간병 지옥’이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심지어 치매를 앓는 부모를 모시다 한계에 달한 간병 가족이 가출하거나 자살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이를 피하기 위해서는 결국 요양시설을 이용해야 하는데 월 70만~150만원 정도 소요된다. 일반적으로 남편은 부인이 이를 감당해주지만 부인은 자식 이외에 별다른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셋째, 노후 생활의 무료함을 달래줄 취미나 여가활동에 따른 비용, 최소한의 관계 유지를 위한 경조사 비용 등도 필요하다. 은퇴 이후에는 일하는 시간이 줄어드는 대신 여가시간이 늘어나게 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시간을 때운다거나 텔레비전 앞에 묶여 있다면 자칫 노후 생활이 불행해질 수 있다. 적절한 취미나 여가활동은 행복한 노후를 위한 최소한의 복지라고 할 수 있다.

넷째, 금리 하락에 따른 연금수입 감소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으로 상당수 연금상품은 금리에 연동해 지급액이 결정되는데 금리가 하락하면 지급액 역시 줄어들 수 있다. 한 국가의 금리는 물가상승률과 경제성장률의 영향을 받는데 고령화에 따라 경제의 성장 활력이 떨어지면 금리 역시 하락할 수밖에 없다. 비록 현재 필요한 만큼 연금자산을 마련했다 하더라도 향후 금리 하락으로 막상 연금자산이 부족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연금자산을 자신이 목표하는 수준만큼 딱 맞게 설계하기보다 120~130% 정도 보수적으로 잡아 금리 하락 등에 대비한 버퍼(buffer)를 가질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노후가 되면 지출이 감소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예상치 못한 지출 등으로 생각만큼 생활비가 줄어들지 않는 특징이 있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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