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스 사망 후 삼성·LG는…] 애플 추월할 절호의 기회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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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 사망 후 삼성·LG는…] 애플 추월할 절호의 기회

[잡스 사망 후 삼성·LG는…] 애플 추월할 절호의 기회

▎세계 IT업계가 스티브 잡스의 죽음을 애도하는 가운데 ‘포스트 잡스’ 시대 IT패권의 향방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삼성은 잡스 사후 애플을 추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아이폰4S 발표 당일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내렸다.

▎세계 IT업계가 스티브 잡스의 죽음을 애도하는 가운데 ‘포스트 잡스’ 시대 IT패권의 향방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삼성은 잡스 사후 애플을 추월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아이폰4S 발표 당일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내렸다.

스티브 잡스가 결국 세상을 떠났다. 8년간의 암 투병으로 지칠 대로 지친 몸을 이끌면서도 애플을 글로벌 IT업계 최고 기업으로 올려놨지만 끝내 병마를 이겨내지는 못했다. ‘21세기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죽음’이란 표현이 나올 만큼 잡스의 사망 소식은 글로벌 IT업계에 큰 충격을 줬다.

세계에서 애도의 물결이 일고 있는 가운데 ‘포스트 잡스’ 시대 IT패권의 향방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IT정글’의 내로라하는 플레이어들은 저마다 냉정하게 주판알을 튕기기 시작했다. 과연 애플은 잡스의 공백에도 패자(覇者)의 자리를 지킬 수 있을까? IT업계의 헤게모니 싸움이 무주공산의 형국으로 흐르지 않을까?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IT기업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애플에 경쟁자 놀래킬 사람 있을까?”

잡스 사후에도 애플이 당분간 경쟁력을 잃지 않을 것이란 게 현재까지 IT업계의 공통된 관측이다. 잡스의 애플이 쌓아 올린 독보적인 기술과 탄탄한 매니어층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애플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애플에서 잡스가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한 관계자는 “애플이 만들어낸 아이폰, 아이패드는 모두 잡스의 손을 거친 것”이라며 “앞으로 애플에서 누가 새롭고, 경쟁사를 놀라게 할 제품을 만들어 낼 수 있겠는가”라고 말했다.

당장 올해만 해도 애플의 아성에 도전하는 라이벌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아이패드가 세계시장의 70%를 차지하고 있지만 아마존·삼성전자 등이 빠르게 뒤를 쫓고 있다. 아마존은 최근 199달러짜리 ‘킨들 파이어’라는 저가 태블릿을 내놓았다. 스마트폰 시장의 판도도 급격히 변하고 있다.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양자대결 구도가 형성된 가운데 삼성전자와 구글이 공동 개발한 차세대 스마트폰(넥서스 프라임)을 10월 11일 내놓는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노키아·삼성전자를 우군으로 끌어들여 모바일 시장에서 재기를 노리고 있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삼성전자에 미칠 영향이 가장 큰 관전 포인트다. 지난 4월부터 애플과 치열한 특허소송전을 벌이는 상대라는 점에서다. 삼성은 잡스 사후 애플을 추월할 수 있다는 자신감에 가득 차 있다. 이런 자신감의 배경은 10월 4일(미국 현지시간) 애플이 새 CEO인 팀 쿡 체제 아래에서 처음 내놓은 ‘아이폰4S’이다. 애플은 애초 외관과 기능을 대폭 향상시킨 아이폰5를 내놓을 것이란 시장의 기대와 달리 아이폰4 업그레이드 판이라 할 수 있는 아이폰4S를 공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이폰4S 정도라면 굳이 공개 이벤트를 열 필요가 없지 않을까라는 게 우리의 솔직한 생각”이라고 말했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도 아이폰4S 발표 당일 “실망스럽다”는 평가를 내렸다. 잡스 없는 애플은 이기지 못할 상대가 아니라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이런 자신감은 과장된 게 아니다. 실제로 3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사상 처음으로 애플을 제치고 세계 1위에 오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장분석기관인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애플의 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2분기 2034만 대에서 3분기 2100만 대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지금까지 애플은 매년 6월에 스마트폰 신제품을 출시하며 ‘세(勢)몰이’를 해왔는데, 올해는 10월이 되어서야 ‘아이폰4S’를 내놓은 것이 판매량을 크게 늘리지 못한 이유라는 게 SA측 설명이다. 반면 삼성전자는 애플과의 스마트폰 판매량 격차를 1분기 600만 대에서 2분기 34만 대로 좁힌 데 이어 3분기엔 최소 2700만 대를 팔았다. 지난 2분기 2000만 대보다 무려 31% 이상 판매량을 늘린 것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 4월에 출시한 갤럭시S2가 세계시장에서 5개월 만에 1000만 대 이상 팔렸고, 다양한 스마트폰 라인업을 갖춰 전방위로 대응한 결과”라며 “4분기엔 애플과의 격차를 더 벌릴 수 있다”고 자신했다.

삼성전자가 애플 추월을 자신하는 또 다른 이유도 있다. 삼성전자는 잡스가 사망하기 하루 전날인 10월 5일 프랑스와 이탈리아 법원에 아이폰4S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지금까지 ‘애플의 특허소송 제기→맞소송’이란 수세적 대응으로 일관했던 삼성전자가 본격적인 공세로 돌아선 것이다. 애플이 독일과 네덜란드 법원에 삼성전자 갤럭시탭10.1 출시에 앞서 가처분 소송을 낸 데 대한 대응 차원이다.



반도체·LCD는 애플 약세가 악재삼성전자는 잡스 사망과 관계없이 소송전을 계속 이어간다는 생각이다. 잡스에 대한 애도와 특허분쟁은 별개 문제라는 점에서다. 가처분 소송 결과에 따라서는 애플과 삼성전자의 경쟁구도는 전혀 다른 형태로 흐를 수 있다. 만약 프랑스와 이탈리아 법원이 삼성의 손을 들어주면 애플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애플을 멀찌감치 따돌릴 수 있게 된다.

잡스 사후 숨통이 트일 곳은 삼성전자뿐만이 아니다. LG전자와 팬택 등 국내 스마트폰 업체들에도 호재다. 지난 2년간 스마트폰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LG전자는 오는 11월 미국 통신업체 버라이존을 통해 4세대 LTE용 하이엔드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그동안 뒤처졌던 명성을 회복할 기회가 될 것이란 게 LG전자 측 설명이다. 팬택도 잡스 사망 소식이 전해진 10월 6일 새 스마트폰 ‘베가LTE’를 공개했다. 팬택 측은 “베가LTE는 아이폰4S를 포함한 기존 스마트폰 가운데 화면이 가장 선명한 제품”이라고 설명하면서 이 제품이 사실상 애플 아이폰4S를 겨냥한 제품이란 점을 내비쳤다.

잡스의 사망으로 애플에 대한 경쟁기업들의 공세가 치열해지는 상황을 걱정하는 곳들도 있다. 바로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부품회사들이다. 애플은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와 LCD사업부의 최대 고객이다. 애플은 올해에만 9조원어치의 반도체·LCD를 삼성전자에서 사갈 예정이다. 하이닉스의 최대 고객 역시 애플이다. 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는 애플 아이폰에 들어가는 모바일D램과 모바일AP칩을 대량 공급하고 있으며 하이닉스도 모바일D램과 낸드플래시를 많이 공급한다. LG디스플레이도 아이폰의 액정화면에 쓰이는 AH-IPS패널을 거의 독점적으로 공급한다.

애플의 아이폰·아이패드가 많이 팔릴수록 이들 기업의 수익성도 좋아진다. 그렇기 때문에 애플의 경쟁력 약화는 이들 기업엔 악재일 수밖에 없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애플 이외에 새로운 거래처를 찾으면 되겠지만, 애플이 워낙 큰손이란 점에서 새로운 거래처를 찾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삼성과 LG 입장에서는 잡스의 사망을 놓고 ‘한 집안’에서 두 가지 다른 생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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