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은퇴 준비 출발점은 재무목표 설정 - 이코노미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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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은퇴 준비 출발점은 재무목표 설정

30대 은퇴 준비 출발점은 재무목표 설정



대한민국에서 사는 평범한 30대를 위한 이야기 하나. 철이와 순희가 결혼했다. 성실하고 부지런한 이 맞벌이 부부는 한 달에 300만원 정도를 저축하고 있다. 이대로만 가면 5년 후 작은 집 하나쯤은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 양육비며 두 사람의 노후까지 큰 걱정은 없어 보인다.

얼마 후 순희가 아이를 가졌다. 사랑하는 아내와 아이를 위해 철이는 차를 장만했다. 월 저축액이 200만원으로 줄었다. 아이가 태

어나자 순희는 육아휴직을 했다. 두 사람이 벌던 것을 이제 철이 한사람만 벌게 된 것이다. 기저귀값이며 분유값이며 아이에게 들어가는 돈이 생각보다 만만치 않다. 별 수 없이 두 사람은 지금까지 해오던 저축을 중단하기로 한다.

경제적으로 부담이 계속되자 순희는 다시 회사로 복귀했다. 그러자 이번엔 아이를 놀이방에 맡기는 비용 100만원이 매월 추가로 들어가고 있다. 이미 긴축에 들어간 상태지만 저축액은 월 150만원으로 줄었다. 집을 사야 하는데 원하는 곳의 집값은 나날이 오르고 있다. 이러다간 평생 가도 집을 살 수 없겠다 싶어 최대 한도까지 대출을 받아 아파트를 장만했다. 다달이 들어가는 대출 상환비 때문에 또 다시 저축을 중단했다.


은퇴 준비는 언제나 뒷전얼마 후 둘째가 태어났다. 두 아이 양육비에 교육비, 대출상환비까지 저축은 고사하고 마이너스가 되지 않으면 그나마 다행이다. 아이들 교육을 생각해서라도 순희는 일을 그만두고 가사와 육아에만 전념하고 싶다. 하지만 철이 한 사람의 월급만으로는 도저히 살림을 꾸려갈 자신이 없다. 아이들이 학교에 입학하면 돈 들어갈 곳은 지금보다 많아질 테고, 아직 한참 더 나가야 하는 주택대출 상환비까지 생각하니 은퇴준비는 꿈도 꿀 수 없다.

거기다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매달 불입하는 국민연금과 퇴직연금만으로 턱없이 부족할거라고 하니, 노후준비를 어떻게 해나가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대한민국 30대라면 대부분 두 사람의 이야기가 남의 일 같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30대들에게 30년 후 본인의 노후생활에 대해 물으면, 많은 사람이 근거 없는 낙관에 빠져있는 것을 알 수 있다.지금의 30대는 경제성장과 고금리 시대를 살아온 부모 세대와는 분명 사정이 다르다. 최근의 환경변화에 맞춰 재테크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전환해야 한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단순히 돈을 벌고 불리기 위한 ‘재테크’가 아닌, 인생 전체를 돈의 관점에서 설계하는 ‘재무설계’가 필요하다. 사실 저금리, 고물가, 저성장 시대를 살아가야하는 30대에게 재테크란 부자가 되기 위한 수단이라기보다 가난해지지 않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에 가깝다. 하지만 절망할 필요는 없다. 30대에게는 아직 은퇴준비를 하기 위한 충분한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은퇴준비를 하려면 우선 돈을 모아야 한다. 그리고 돈을 모으기위해서는 돈을 잘 모으는 습관부터 가져야 한다. 하지만 돈이 우리

의 습관까지 바꿔주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확고한 재무목표다. 재무목표란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규모의 돈을 손에 지니는 것’이다. 이러한 재무목표가 없으면 인생이 돈에 흔들리지만, 뚜렷한 재무목표가 있는 사람들은 삶이 돈을 통제할 수 있게 된다.

사람들에게 “재테크 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릅니까?”라고 물으면 많은 사람이 부동산이나 주식, 펀드 등을 꼽는다. 부동산과 주식모두 수익률의 환상이 주는 잔기술일 뿐인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본을 잊고 잔기술에만 매달린다. 그러다 보니 이곳 저곳 쫓아다니며 ‘묻지마’ 식으로 투자했다가 손해만 보고 포기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재무목표 없이 ‘돈’만을 노리고 뛰어들었기 때문이다.단순히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마인드로는 재테크에 성공할 수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재테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 되는 부동산이나 주식에 관한 정보가 아니라 먼저 재무목표를 설정하는 것이다. 재무목표로는 결혼, 주택 구입, 자녀 교육, 은퇴 등이있는데 대부분의 30대들은 은퇴준비를 가장 뒤로 미루는 경향이 있다.

은퇴까지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은퇴 준비의 중요성에도 항상 후순위로 밀리곤 한다.30대에게 은퇴는 30여년 후에나 있을 먼 이야기이다. 그러다 보니 젊은 사람들은 하나같이 은퇴 후에 대한 막연한 걱정만 있을뿐, 준비를 서두르지 않는다. 그러나 사고나 질병으로 사망하지 않는 이상, 은퇴는 누구에게나 반드시 찾아오게 마련이다. 주택 구입이나 자녀교육 및 결혼 등의 재무목표는 예산을 줄이는 등 어느 정도 선택의 폭이 있지만 은퇴생활은 그렇지 못하다. 은퇴를 모든 재무목표 중에서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평균 기대수명이 90~100세인 시대다. 60세에 은퇴를 한다고 해도 30~40년의 긴 은퇴생활을 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월 생활

비로 200만원이 필요하다면 1년에 2400만원, 30년의 은퇴생활 동안에는 약 7억2000만원이 필요하다. 이 엄청난 숫자를 듣고 지레

겁부터 먹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은퇴준비를 목돈 7억원이 아닌 월생활비 200만원으로 바라보면 준비가 한결 쉬워진다. 일을 시작한 시점부터 우리는 이미 국민, 퇴직, 개인연금의 3층 보장체계로 준비를 해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남은 30년 십분 활용해야부부가 함께 준비하는 사람들은 각자 국민연금을 월 27만원 정도씩 20년간 납부했을 때 65세부터(1969년 이후 출생자 기준) 각자 약60만원씩, 합쳐서 매월 120만원 정도 수령할 수 있다(국민연금관리공단 ‘2011년 노령연금 예상연금월액표’). 200만원 중에 120만원은 이미 준비가 된 셈이니 나머지 80만 원만 퇴직연금과 개인연금으로 준비하면 되는 것이다. 여기에 조금 더 준비를 보태자면, 갑작스런 사고나 질병 등에 대비하기 위한 비상자금으로 5000만원에서 1억원 정도를 목돈이나 보험으로 마련해 두는 것이 좋다.30대에게 은퇴준비는 결코 어려운 일이 아니다. 부모 세대에게는 없는 30~40년의 준비기간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풍요로운 은퇴생활을 기대하는가. 그렇다면 평생의 부(富)에 대한 명확한 목표와 탄탄한 재무설계 아래 지금부터라도 자신의 인생 전반을 미리 설계해 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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