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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al Estate - 초소형 오피스텔 묻지마 투자 금물

Real Estate - 초소형 오피스텔 묻지마 투자 금물

1인 가구 아니면 임차인 구하기 어려워…복층 설계 아니면 실사용 면적 좁아



요즘 부동산 시장에서 오피스텔은 ‘스테디셀러’다. 4년째 지지부진한 경기에도 꾸준히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상품이다. 하지만 급증하는 공급 때문에 ‘옥석 가리기’의 중요성은 어느 때보다 크다.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에 공급(건축허가 기준)된 오피스텔은 총 1219개동 293만7444㎡(연면적)이다. 이는 2010년(431개동, 125만5641㎡)의 3배 수준이다. 올해도 3분기까지 411개동, 105만8661㎡가 공급돼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증가했다.

오피스텔 투자에 앞서 고려해야 할 점이 많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분양가)이다. 수익형 부동산인 오피스텔은 가격이 곧 수익률로 연결된다. 얼마나 싸게 샀는지에 따라 수익률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 서울·수도권에는 차별화 전략으로 분양가를 낮춘 오피스텔이 속속 공급되고 있다. 유엔알컨설팅 박상언 사장은 “비슷한 지역이라면 완공 후 받을 수 있는 임대료는 큰 차이가 없기 때문에 투자금(분양가)을 줄이는 것이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일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가 낮아야 수익률 높일 수 있어부동산개발업체인 한토씨앤씨가 서울 마포구 성산동에 분양하는 상암 스튜디오 380 오피스텔은 분양가(계약면적 기준)가 3.3㎡당 평균 1040만원이다. 상반기 인근에서 C건설이 분양한 단지(3.3㎡당 평균 1130만원)보다 3.3㎡당 90만원 싸다. 최근 1~2년 새 마포구 일대에 오피스텔 등 소형주거시설 공급이 많았던 데다 미분양 물량이 남아 있어 차별화 전략으로 분양가를 낮췄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부동산개발업체 리엠블루도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서 11월 청약 접수를 받은 트리플 리엠 당산 오피스텔 분양가(3.3㎡당 평균 1000만원)를 앞서 인근에서 나온 단지보다 20% 정도 내렸다. 10월 신영이 서울 강남구 강남보금자리지구에서 분양한 지웰홈스 오피스텔 분양가는 3.3㎡당 평균 1110만원으로 강남지구에서 앞서 분양한 단지보다 싸다.

12월 쌍용건설과 대우건설도 서울 용산구 동자동과 강동구 천호동에서 각각 분양 예정인 오피스텔 분양가를 인근 지역에서 앞서 나온 단지보다 낮출 계획이다.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은 “비슷한 지역에 한꺼번에 공급이 몰려 경쟁이 치열한 데다 오피스텔뿐아니라 도시형생활주택 등 비슷한 크기의 소형주거시설 공급이 늘어 분양가 인하 바람이 부는 것”이라고 말했다.

오피스텔 크기에 대한 고민도 다시 해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김일수 팀장은 “요즘 초소형 바람이 불면서 작은 크기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크기가 작을수록 수익이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아둬야 한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인기의 가장 큰 버팀목은 늘어나는 1~2인 가구다. 최근 국토해양부나 국민은행, 우리은행 등이 잇따라 내놓은 오피스텔 수요 분석 자료에 따르면 오피스텔의 주 수요층은 혼자 사는 20~30대의 젊은 직장인이고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오피스텔 면적은 33~50㎡(이하 전용면적) 정도 크기다. 그런데 최근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사람이 몰리는 새 오피스텔은 대부분 33㎡ 이하 초소형이다. 오피스텔 주 수요층이 원하는 것과 다르게 움직이는 것이다.

2000년대 중반만 해도 한 단지 내에서 33㎡ 이하 초소형의 비율은 10%도 안됐다. 하지만 요즘에는 오피스텔 단지 전체가 16~22㎡ 초소형으로 정도로 구성된 경우도 많다. 침대와 책상만 넣어도 다른 가구는 들일 수 없을 정도의 크기다. 소형주택전문업체인 코쿤하우스 고종옥 사장은 “초소형이라도 복층 설계 등이 적용돼 실사용 면적이 넓은 경우가 아니라면 사실상 1인 가구 외에는 임차인을 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임대수익률도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수도권의 대표 오피스텔 밀집지역인 경기도 고양시 일산신도시 백석동의 경우 33~50㎡대 오피스텔과 33㎡ 이하 오피스텔 임대료 차이는 월 10만원 정도다. 보증금이 1000만원이라면 33~50㎡대는 50만~60만원, 33㎡는 40만~50만원선이다.

매매가격은 초소형이 1000만원 정도 싸다. 얼핏 수익률에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수요층이 1인 가구뿐이기 때문에 33~50㎡보다 임차인이 자주 바뀌고 공실률도 높다. 백석동 A공인 관계자는 “임차인이 자주 바뀌면 중개수수료 등 부대비용이 더 들고 새 임차인을 구할 때까지 공실도 발생해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분양업체가 제시하는 광고 내용을 별도의 검증 없이 믿는 것도 위험하다. 최근 서울·수도권 시내를 보면 ‘2500만원 투자하면 월 50만원 소득’이라는 내용의 현수막이 심심찮게 보인다. 얼핏 계산해도 연 수익률이 20%를 넘는다. 실제로 이 오피스텔(33㎡) 분양가는 실당 8000만원이다. 이 광고 문구는 중도금 대출 60%를 받고 임대 보증금 1000만원을 받았을 때 기준이다.

이 경우 대출이자를 감안하면 수익률은 절반 정도 떨어진다. 분양업체에서 제시한 월 50만원의 임대료로 직접 확인해야 한다. 대개 분양업체들은 새 오피스텔인 점을 고려해 예상 임대료를 주변 임대료보다 월 10만원 이상 높게 책정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새 건물이라도 기존 임대료보다 월 5만원 이상 받기 힘들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관광객 겨냥한 오피스텔 불법 많아외국인 관광객 1000만명 시대를 맞이하면서 관광객을 대상으로 숙박업으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고 분양하는 오피스텔도 적지않다. 하지만 불법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 건축법상 숙박시설이 아닌 영업용 오피스텔로 허가를 받았기 때문에 나중에 숙박업을 할 경우 업무정지를 당할 수 있어서다. 현행법상 오피스텔 등 업무시설도 숙박업을 할 수 있다. 올 1월 보건복지부가 공중위생관리법 시행령을 개정해 ‘생활형 숙박업’ 제도를 만든 덕이다.

문제는 용도 변경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오피스텔로 지어진 건축물을 숙박시설로 허가 받으려면 리모델링 후 신청해야 한다. 하지만 숙박시설은 오피스텔보다 도시계획상의 입지, 학교나 주거시설과의 거리, 내부설계, 소방시설 등 적용기준이 더 까다로워 조건을 맞추기가 쉽지 않다. 리모델링 비용을 들여 내부 구조 등을 바꿨는데 용도 변경이 안 된다면 낭패인 것이다.

용도 변경이 되더라도 수익률에 대해 철저히 따져봐야 한다. 숙박업은 임대수익 중 일부를 예치해 정기적으로 건물 리모델링이나 수리에 사용하기 때문에 예상보다 수익률이 낮아질 수 있다. 관광 수요 예측이 쉽지 않아 수익이 들쭉날쭉할 수 있다는 것도 유의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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